방학이 시작되면 학생들이 한 번에 빠져나간 캠퍼스는 고요해진다. 아무도 없고,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을 공간처럼. 그러나 방학에도 여전히 캠퍼스를 찾는 이들이 있다. 구멍 난 학점을 메울 계절학기를 들으러, 토익 공부하러, 고양이 밥을 주러, 매일 따뜻한 학식을 먹으러….

저마다 다른 이유 속에는 겨울을 보내는 각자의 사연이 담겨 있지 않을까. 방학 중인 캠퍼스를 찾아가 마주치는 사람들을 붙잡고 물어보았다. 방학인데 왜 여기 있어요?


 

“신입생 때 공부 안 하면 이렇게 됩니다”

장한서 중앙대 청소년학 13 김영철 중앙대 사회복지학 13

 

둘 다 재수강 때문에 계절학기를 듣고 있어요. 신입생 때 놀았던 걸 이번방학 때 메운다 생각해요. 계절학기 때문에 친구들이랑 같이 가기로 했던 미국 여행에서도 저만 빠졌어요. 페이스북에 사진이 계속 올라오는데, 그걸 보니 마음이…. 대신 대외 활동 준비를 좀 하려고요. 그동안 너무 학교 안에만 있었던 것 같아서 다음 학기엔 교외 활동도 좀 해보고 싶거든요.

 

Photographer 김수현

 

한국어 수업 A 받는 게 목표인 교수님

Jeff Moses 성균관대 교수

 

대학에서 운영하는 중학생 영어 캠프에 외국인 교수들이 자원해서 선생님으로 참가해요. 그것 때문에 학교에 나왔죠. 만약 캠프에 자원하지 않았다면 휴가를 즐기고 있었겠죠? 어디 가진 않고 집에서 종일 한국어 공부를 하지 않았을까 싶네요. 제가 서강대에서 한국어 수업을 듣고 있거든요. 이번 방학의 가장 큰 목표는 한국어 수업에서 A를 받는 거예요.

 

Photographer 김준용

 

 

하얗게 불태우는 조정부의 방학

홍푸름 서울대 치의학전문대학원

 

조정부 겨울 합숙 훈련 중이에요. 이번 주는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다음 주는 오전 9시부터 밤 9시까지 12시간 훈련해요. 여름에 있는 전국 대학 조정대회 우승을 목표로 하고 있죠. 우선 이번 방학에는 겨울에 있을 실내 조정대회에서 메달 따는 게 목표입니다!

 

Photographer 김준용

 

 

미식축구 춘계 리그를 준비 중입니다

코디악 베어즈 단국대 미식축구부

 

저희 팀은 2015년 5월에 만들어진 단국대 미식축구부예요. 봄이 되면 미식축구 춘계 리그가 시작되는데, 저희 팀이 대망의 첫 출전을 앞두고 있어요! 미식축구는 기본적으로 연습 없이 나갔다가는 반칙 카드만 잔뜩 받거나 큰 부상을 입게 돼요. 11명 중 단 한 명이라도 작전을 숙지하지 않으면 경기를 풀어나갈 수 없고요. 요즘엔 그 빈틈을 채우기 위한 훈련을 하고 있어요. 방학 동안의 계획이라라면 ‘춘계 리그 완벽 대비!’예요. 열심히 연습해서 꼭 춘계 리그에 출전할 수 있는 실력이 됐으면 좋겠어요. (신원택, 단국대 국어국문 11)

 

Photographer 차종관

 

 

후배님들, 격하게 환영해요!

명지대 인문대학 응원단 연합
허현준, 하성종, 전민영, 김민주, 이근희, 신재휘, 류찬영

 

명지대는 과별로 응원단을 운영하고 있어요. 2학년이 되면 각 과의 응원단장과 부단장, 지원자들이 모여 단과대 OT를 준비하는 게 전통이죠. 지금 인문대 새내기들을 환영하기 위해 응원 연습을 하고 있는 중이에요. ‘헌내기’가 되는 소감이요? 좀 부담스럽기도 하고, 부족했던 점을 보완해야겠다는 생각도 들어요. 후배들이 들어오면 잘 챙겨주고 싶고요. 응원단과 학업을 병행할 때의 시간 활용법 등 도움이 되는 이야기를 많이 해주고 싶어요. 인생의 선배는 못 되더라도 학교 안에서의 선배는 돼줄 수 있다는 마음가짐으로요.

 

Photographer 배승빈

 

 

그냥 학교를 통과하는 길입니다

서지혜 이화여대 컴퓨터공학 15

 

요 앞에 살아요. 학교 다니는 친구들은 거의 주변에서 자취하니까, 약속 잡으면 “학교 앞에서 보자!”라고 말해요. 방학 땐 학기 중에 못했던 일들
실컷 할 거예요. 배드민턴 동아리랑 여행 동아리들어가려고요.

 

Photographer 배승빈

 

 

전역 후 첫 학기, 학점이 모자라요

김정민 성균관대 경영학 13

 

요즘엔 학교 매일 나와요. 1학년 때는 거의 안 왔거든요. 학사경고 받았어요. 하하. 학점이 많이 모자라서 계절학기 듣느라 여행 계획도 접었어요. 오늘은교수님께 상담 받으러 왔습니다. 복수전공으로 데이터 사이언스를 배워보려고요.

 

Photographer 김준용

 

 

낮에는 회사원, 밤에는 언시생

정윤조 이화여대 국제학 13

 

낮에는 리서치 회사에서 인턴으로 일하고, 주말엔학교 언론 고시반에 출석하러 와요. 라디오 PD 준비하고 있거든요. 다들 언제 쉬냐고 묻는데요. 좋아하는 책이나 신문을 읽으니까, 공부란 느낌이 딱히 안 들어요.

 

Photographer 배승빈

 

 

대학원에서 만나 우리 결혼했어요

유환, 하아나 서울대 철학과 대학원

 

같은 연구실에서 공부하는 대학원생이고, 부부예요. 방학이다 보니 연구실에 저희밖에 없을 때도 있는데 그럴 땐 둘이 편하게 얘기할 수 있어서 좋아요. 개강하면 서로 바빠질 텐데 그 전에 데이트를 좀 하고 싶어요. 놀이공원이나, 하다못해 노래방이라도.

 

Photographer 김준용

 

 

엄마 아빠, 보고 계세요?

이설백 숭실대 정보통신전자공학 12

 

학교 도서관에서 국가근로로 일하고 있어요. 스튜어드 쪽을 준비해볼까 싶어서, 이번 방학 때 제대로 공부해보려고요. 그리고 부모님, 저 안 놀고 공부하고 있습니다! 집에 자주는 못 가지만 효도하고 싶은 마음 다 알고 계시죠?

 

Photographer 김수현

 

 

방학에도 로봇과 함께

서울시립대 로봇 동아리 ZETIN
이동규, 박성원, 손진아, 채승연

 

서울시립대 학술동아리 ‘ZETIN’은 마이크로 로봇 연구회예요. 말 그대로 로봇을 연구하고 개발하는 동아리! 방학 중 다양한 로봇을 제작해서, 여러 국내외 대회에 출전할 계획입니다.

 

Photographer 이서영

 

 

판화 꿈나무들의 겨울방학

이송, 신호철, 김혜리 홍익대 판화 15

 

과실에 작업하러 왔어요. 학기 중엔 개인 작업할시간이 많지 않아서요. 판화는 같은 이미지를 반복적으로 찍어내는 예술이잖아요. 내가 만들어내고
싶은 이미지가 뭘까, 고민하고 구상하는 중이에요. 계획이요? 매일 쉬지 않는 게 목표예요.

 

Photographer 배승빈

 

 

밥 먹으러 왔습니다

김석영 서울시립대 환경공학 13

 

고향은 대전인데, 방학이라고 집에 내려갔다가는 아무것도 안 하고 놀 것만 같더라고요. 그래서 이번 방학엔 전공 공부도 하고, 하고 싶었던 것도 해보려고 서울에 남았어요. 오늘은 보시는 것처럼 학식 먹으러 왔어요.ㅎㅎ

 

Photographer 이서영

 

 

제 얼굴을 기억해두세요

서인혁 동국대 광고홍보학 11

 

배우가 되고 싶어서 지난해 학교 극회에 들어갔어요. 혼자 연습하고 오디션을 여러번 봐도 무대에 설 기회는 딱히 없으니까요. 1년에 정기공연을 4번 정도 하는데 좋은 경험이 되고 있어요. 다음 학기 회장도 맡았고요. 3월 초에 신입생 환영 공연이 있어서 1월 셋째 주부터 다 같이 모여 연습해야 돼요. 이 무대도 곧 바글바글해지겠죠. 방학이지만 일찍 일어나서 운동도 하고, 학교 와서 연습도 하면서 최대한 착실하게 살려고 해요. 시간이 아까우니까요.

 

Photographer 김준용

 

 

제 밥은 안 먹어도 고양이 밥은 챙겨야죠!

신희담 국민대 생명나노학 15

 

국민대 고양이 동아리인 ‘추어오’에서 부원들끼리 돌아가며 고양이 밥을 챙겨주러 학교에 나오고 있어요. 날씨가 추워 나오기 귀찮을 때도 있지만, 막상 애들 밥먹는 모습을 보면 그런 생각이 싹 사라져요. 빈말이 아니라 제 밥은 못 챙겨 먹어도 고양이들 밥은 챙겨줘야겠다는 생각이 든다니까요!

 

Photographer 이서영

 

 

수시 붙자마자 염색부터 했어요

김은서 동국대 국어국문 문예창작학 17

 

수시 합격자 대상으로 하는 소프트웨어 교육을 들으러 왔어요. 첫날 수업 가기 전에 캠퍼스 둘러보다가 길을 잃었어요. 고등학교는 좁은데 여기는 엄청 넓네요! 염색은 한 달 전에 합격자 발표가 나자마자 했어요. 고등학생 땐 이런 거 못 했으니까. 이제 한 달만 있으면 ‘개학’이라 많이 설레고 기대돼요.

 

Photographer 김준용

 

 

학교는 오는데 불면증인 게 함정

이다원 성균관대 경제학 14

 

불면증이 있어서 어제 잠을 한숨도 못 잤어요. 아시다시피 자전축이 기울면 일조량이 줄어들고 세로토닌이 부족해서 계절성 우울증을…(중략) 제가 자꾸 헛소리를 합니다. 이거 보세요. 잠을 못 자면 이렇습니다.

 

Photographer 김준용

 

 

학교 헬스장에서 열심히 운동 중

김은혜 덕성여대 사회학 12

 

이번 방학 계획은 취업 준비와 운동이에요! 취업 준비로는 영어 공부를 하고 있고요. 운동은 학교에 나와 꾸준하게 하고 있어요. 학교에 있는 헬스장은 방학에도 무료거든요.

 

Photographer 이서영

 

 

졸업하고 인턴 교육 받으러 왔어요

이은혜 상명대 금융경제학 10

 

2개월간 교육 받고, 각자 지원한 회사에서 3개월간 인턴으로 일하는 취업 프로그램에 참가 중이에요. 학교도 다르고 생판 모르는 사람들이었는데 종일 같이 있다 보니까 친해졌어요. 교육생 중엔 지방에서 오신 분도 있어요. 다들 일단은 취업이 목표니까요.

 

Photographer 김준용

 

 

지금 바짝 벌어야죠

한솔비 홍익대 회화 13

 

곧 졸업이라서 실기실에 있는 짐 정리하러 왔어요. 요즘은 미술학원에서 입시생들 가르치는 중이에요. 엄마가 졸업하면 용돈 끊겠다고 하셔서
바짝 벌어놓으려고요. 얼마전에 작업실도 구했어요. 월세 내려면… 역시 열심히 벌어야겠네요.

 

Photographer 배승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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