혹시 사람 만나는 걸 꺼리시는지.

그걸 모두 자신의 내향적 성격 탓으로 여기셨는지.

집돌이 집순이를 자처하는 당신.

심리학은 사실 당신이 내향적이지 않을지도 모른다고 이야기한다.


 

대학 사회도 작은 버전의 사회인지라 ‘인싸(인사이더)’와 ‘아싸(웃사이더)’가 있다. 서로 웃고 떠들고 열심히 즐기는 인싸 곁엔, 쓸쓸히 스마트폰을 바라보며 혼자 밥 먹는 아싸가 있기 마련. 이 글 을 읽는 당신이 ‘나는 왜 내향적일까’ 고민하는 아싸라면 이 글이 도움될 것이다.

 

우선 심리학에선 ‘외향성’과 ‘사회성’을 똑같다고 보지 않는다. 외향성이 높으면 좀 더 사교적인 모습을 보이기는 한다. 하지만 중요한 건, 외향성의 핵심은 사회성과 결이 다르다. 심리학자들이 분류해낸 성격 특성에 따르면 외향성이 높은 사람들은 그렇지 않은 사람에 비해 1) 기본적으로 들떠 있고, 2) 가만히 있기보다 뭐라도 하면서 움직이는 걸 좋아하며 3) 쉽게 지치지 않는 편이라고 할 수 있다. 사람들과 어울리는 것을 좋아하고 말이 많은 것, 즉 높은 사회성은 이러한 특성이 가져오는 ‘부산물’에 가깝다는 것이 학자들의 의견이다.

 

 

배터리가 빨리 닳을 뿐

외향성이 낮은 사람, 즉 집순이라고 사람 만나는 것 자체를 싫어하는 건 아니다. 사람들과 친밀감을 나누는 건 인간의 근본적인 즐거움이다. 어떤 성격이든 남들과 즐겁게 대화를 나눌 때 행복감을 느낀다. 다만 차이가 있다면 내향적인 사람들은 에너지가 빨리 떨어진다는 것. 사람 간 소통할 때 특유의 떠들썩함에 빨리 지치는 탓이다. 어느 순간 ‘엇, 이제 집에 가고 싶은데.’ 이런 마음이 든다.

 

하지만 다른 사람들은 아직 쌩쌩해 소통에 한창이다. 내향적인 20대가 친 구들과 MT 갔을 때 힘든 게 이런 이유다. 이런 일이 잦다 보니, ‘혼자 있어도 나쁘지 않은데 왜 굳이’라는 마음이 생기고, 결국 사람들을 찾아다니는 적극성에서도 차이를 보이기도 한다.

 

사람 만나는 것 자체가 많이 불편한 사람도 사실 내향성 때문이 아니라 신경증 때문일 수 있다. 신경증은 늘 걱정이 많고 쉽게 불안해지는 성격 특성이다. 심리학자들은 크게 다섯 가지로 나눈다. 외향성, 원만성, 성실성, 신경증, 경험에 대한 개방성 등. 각각은 독립적이라 같이 높거나 낮거나 서로 다르거나 아주 다양한 조합을 보인다.

 

예컨대 외향성이 높으면서 신경증도 높은 사람들은 자극을 찾아 사람들과 어울리기를 좋아하나(높은 외향성) 동시에 관계에서 걱정이 많고, 예민해서 쉽게 상처 받아 결국 사람들을 잘 못 믿는 모습(높은 신경증)을 보인다. 사람 만나는 게 힘들ㅡ때의 이유가 외향성이 부족해서 아닌 신경증이 높아서라면 그 부분을 고쳐야 한다.

 

외향적인 게 반드시 좋을까?

만약 이런저런 이유를 다 따져도 당신이 내향적이라면? 그래도 걱정할 필요는 없다. 외향적인 사람들이 불리한 점도 많다. 야외 활동을 좋아하는 성격 탓에 전염병이 유행할 경우 외향적인 사람들이 더 높은 사망률을 보일 수 있다는 보고가 있다. 자극 추구성 때문에 도박이나 안전하지 않은 성관계 등 각종 위험한 행동을 더 많이 즐기기도 한다. 다쳐서 병원에 입원할 확률 또한 높다. 목소리가 크고 사람들의 주목을 즐기기 때문에 자기주장만 하는 ‘독불장군’ 같은 모습을 보이기도 한다.

 

지나친 외향성이 오히려 나쁜 결과를 내는 경우도 있다. 사람을 만나 무언가를 팔아야 하는 영업 사원의 경우 외향성이 높을수록 잘 할거라 여기지만 그렇지 않다. 실제 연구 결과에 따르면 너무 외향적인 사람들의 경우 되레 영업 실적이 떨어진다. 지나치게 적극적이고 목소리가 커서 고객에게 부담을 주는 탓이라고 한다. 따라서 때론 적극적이지만 때로는 차분히 사람들 반응을 살피고 이야기를 들어줄 줄 아는 사람들, 즉 외향성이 중간인 사람들이 가장 좋은 성적을 낸다[5].

 

외향 VS 내향? 사실은 대부분 중간

우린 흔히 사람들이 내향적인지, 외향적인지 따지며, 둘 중 하나로 갈린다고 생각한다. MBTI의 지나치게 도식적인 외향-내향 기준 때문에 그런 면도 있다. 하지만 재미없게도 우리 대부분은 ‘중간’이다. 성격을 나누는 그래프는 가운데가 제일 두껍고 양 끝으로 갈수록 얇아지는 정규분포를 그린다. 어찌 보면 당연한 이야기다.

 

앞서 영업 사원 사례처럼 어느 한 극단에 치우치기보다 그때그때 상황에 맞게 행동하는 사람들이 사회에 제일 잘 적응할 수 있기 때문이다. “나는 어떨 때는 외향적인데 어떨 때는 내향적이야. 내 성격이 어떤지 잘 모르겠어.”라고 고민이 된다면 걱정할 필요 없다. 지극히 정상이며 실제로 그런 사람들이 제일 많다.

 

자신의 내향적 성격이 싫다는 이들도 실제로 살펴보면, 자존감이나 사회적 기술 부족이 문제인 경우가 많다. 맘에 맞는 좋은 친구들을 발견함으로 자존감을 높여가고, 또 경험을 통해 사회적 기술을 쌓으 면서 어느 정도 해결할 수 있는 문제다. 다른 문제를 혹시 성격 탓으로 돌리고 있었던 것은 아닌지 생각해보자. 또한 완벽한 성격이란 없다는 것도 기억하자.


─각주

[1] Lucas, R. E., Diener, E., Grob, A., Suh, E. M., & Shao, L. (2000). Cross-cultural evidence for the fundamental features of extraversion. Journal of Personality and Social Psychology, 79, 452-468. [2] Fleeson, W., Malanos, A. B., & Achille, N. M. (2002). An intraindividual process approach to the relationship between extraversion and positive affect: Is acting extraverted as “good” as being extraverted? Journal of Personality and Social Psychology, 83, 1409-1422. [3] Zelenski, J. M., Whelan, D. C., Nealis, L. J., Besner, C. M., Santoro, M. S., & Wynn, J. E. (2013). Personality and affective forecasting: Trait introverts underpredict the hedonic benefits of acting extraverted. Journal of Personality and Social Psychology, 104, 1092-1108. [4] Nettle, D. (2005). An evolutionary approach to the extraversion continuum. Evolution and Human Behavior, 26, 363-373. [5] Grant, A. M. (2013). Rethinking the extraverted sales ideal: The ambivert advantage. Psychological Science, 24, 1024-1030.


[810호 – 문돌이를 위한 과학]

Writer 박진영 imaum0217@naver.com

연세대 심리학 석사. ‘지뇽뇽의 사회심리학 블로그(jinpark.egloos.com)’을 운영하며, 책 『나를 사랑하지 않는 나에게』를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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