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파고 쇼크 이후, 인공지능은 4차 산업혁명을 이끌 슈퍼 루키로 떠올랐다.

그 이면에는 일자리 위협의 문제와 영화 <터미네이터>의 스카이넷처럼 인공지능이 인류를 공격할 우려 등이 어지럽게 뒤섞여 있다.

매스컴에서 인공지능에 대해 떠들어대지만 정작 우리는 인공지능을 얼마나 알고 있을까?


지금이야 인공지능이 미래 산업의 대명사가 됐지만, 1956년 처음 등장한 인공지능은 바보 같았다. 사람들이 어려워하는 계산 분야에서는 독보적이었지만, 개와 고양이를 구분하는 등 사람에게 쉬운 문제엔 취약했다. 인공지능 프로그램에 아무리 ‘개’의 특성(색, 형태, 털 의 모양 등)을 수천 개의 명령어로 설명해 줘도, 새로운 개 사진을 보면 ‘모르겠다’란 속 터지는 대답을 했다.

 

과학자 대다수는 사람처럼 학습하는 인공지능 개발에 대해 비관적이었다. 이렇게 찬밥 신세 였던 인공지능이 불과 50년 만에 천재 바둑 기사를 이기는 알파고를 낳았으니, 과학계의 충격이 오죽했을까? 도대체 인공지능의 성장 비결은 뭘까?

 

 

똥멍청이였던 인공지능이 똑똑해진 비밀

성장 비결은 크게 2가지로, 첫 번째 비결은 ‘빅데이터’로 학습 방식을 전환했다는 점이다. 앞서 말한 ‘개’ 학습을 다시 살펴보자. 기존에는 개의 특징을 명령어로 설명해줬다면, 빅데이터 학습은 개의 다양한 사진을 수십만 장 보여줘서 ‘개’라는 특정 사물을 학습시킨다.

 

마치 엄마가 아기에게 자동차를 알려 줄 때 자동차의 특성을 설명하는 대신, 자동차가 보일 때마다 자동차를 가리키며 “이건 자동차야~.” 라고 계속 알려주면 어느 순간, 아기는 처음 보는 자동차를 가리키며 ‘자동차다!’라고 말하는 학습 방식과 비슷하다.

 

얼마 전 인공지능 관련 취재 때문에 만난 KIST 전자재료연구단의 정두석 박사는 “이제는 인공지능 알고리즘 개발보다 빅데이터 확보가 더 큰 문제”라고 말했다.

저작권이나 초상권 등이 해결된 데이터를 구하는 게 쉬운 일이 아니라서, 최근에는 연구에 적합한 데이터를 판매하는 업체도 늘어나고 있는 실정이란다. 우리나라도 인공지능 산업을 살린답시고, 프로그래머 양산에만 공을 들일 게 아니라 어떤 데이터를 어떻게 쌓아둘지 고민해야 한다.

 

두 번째는 ‘딥러닝’이다. 딥러닝은 알파고 때문에 많이 알려진 개념으로, 사람의 뇌처럼 수많은 신경망(node)을 계층적으로 만들어 학습의 오류를 최대한 줄이면서 정답을 찾는 방식이다.

 

말이 어려운데 게임 <슈퍼 마리오>를 떠올리면 조금 이해가 쉽다. 게임을 해 본 사람이라면 알겠지만 끝판왕 쿠파가 있는 스테이지까지 가는 게 여간 힘든 일이 아니다. 그러나 계속하다 보면, 버섯이 나오는 벽돌의 위치, 가면 안 되는 길, 피하는 게 상책인 괴물 등 다양한 묘책을 찾게 되고, 결국 끝판왕을 깰 수 있는 경지에 이른다.

 

딥러닝도 비슷하다. 어떤 내용을 학습할 때 숱한 오류를 겪으면서, 정답에 가까워지는 방법들(이를 가중치라고 함)을 배워 가장 효율적인 결과 값을 내는 것이다.


인공지능의 대활약, 그럼 우린 뭐하지?

이제 빅데이터와 딥러닝이란 날개를 단 인공지능이 인류 사회에 혁신을 불러올 일만 남았다.

 

이미 번역 분야가 급성장하고 있고, 믿기지 않겠지만 영국 맨체스터 대학교에는 ‘아담’이란 이름의 ‘인공지능 과학자’도 있다. 아담은 로봇 팔 3개, 액체 운영 로봇 3대, 원심분리기, 냉각기 등으로 구성된 로봇인데, 인공지능 기술이 탑재된 CPU에 유전체학과 물질대사에 대한 전문 지식들을 학습시켰다. 효모를 연구하는 아담은 과학자처럼 가설을 세우고 결과를 낸다. 지난 2010년에는 과학자들이 50년 동안 연구해도 찾아내지 못한 특정 효소를 암호화하는 효모의 유전자 3개를 찾는 데 성공했다. 또 20개의 가설을 세워서 실험을 했고, 놀랍게도 이 중 12개는 새로운 발견이었다.

 

게다가 레이더 장치에만 의존하던 자율주행 자동차에는 사람, 동물, 자전거, 자동차 등을 각각 인식할 수 있는 인공지능 시각 장치가 탑재돼 훨씬 효율적인 운행이 가능해질 전망이다. 또 아마존에서는 인공지능 시스템을 활용해 ‘아마존고’라는 점원 없는 마켓을 계획하고 있다.


감정을 이해하는 건 인간뿐

이쯤 되면 무서워진다. 인공지능 때문에 현재 직업의 47%가 사라진다는 UN미래 보고서의 얘기가 허황된 것만은 아닌 듯하다. 지적 노동의 자리를 인공지능이 대체하고, 사람은 인공지능의 보조 역할을 하게 될 거라는 전망도 많다.

 

구글에선 벌써 비정규직을 고용해 자율 주행 자동차의 인공지능 시스템이 학습할 사진 데이터를 찾는 일을 시키는데, 단순 노동이라 급여가 적다. 그렇다면 훗날에는 인공지능이 인간의 모든 역할을 대체하고, 영화 <터미네이터>의 스카이넷처럼 자아를 갖고 우리에게 덤벼드는 상황도 가능해지는 건 아닐까?

 

“그럴 일은 없습니다.”

 

KAIST 전산학부 오혜연 교수의 이야기다. 오 교수는 인공지능의 한계점이자 인간만의 특별한 점 3가지를 지목했는데, 첫 번째는 빅데이터 학습의 한계이다. 인공지능에게 어떤 사물 하나를 가르치려면 그 사물이 나온 수천~수만 장의 사진에 일일이 태그를 달아 학습시켜야 한다.

 

반면 인간은 ‘스몰데이터’만으로 도 학습이 가능하다. 컵이란 사물을 2~3개만 봐도 새로운 컵을 보고 컵이라고 말할 수 있는 것처럼 말이다. 아직 인공지능에겐 하나를 배우면 열을 아는 능력이 없고, 한 번도 학습하지 않은 건 죽었다 깨어나도 모른다.

 

두 번째는 사회성이다. 우리는 ‘관계 맺기’의 천재이다. 싸운 친구와 화해하고, 삐진 애인을 달래주며, 타인의 슬픔에 진심으로 공감하는 것 등, 우리에게는 너무나 당연한 이 감정들을 데이터화시키고 수치화시켜 인공지능 프로그램에 넣기란 현재로는 불가능하다.

 

오 교수는 여기에 덧붙여 문화, 성(性), 나이에 따라서 달라지는 사회성도 데이터로 만들기에는 경우의 수가 너무 많고, ‘이 사람은 뭔가 나랑 안 맞아’ 같은 인간이 직관적으로 느끼는 감정들 역시 수학적 데이터로 만들기에는 매우 까다롭다고 했다. 감정 학습도 어려운데 자아를 갖고 인류를 파멸로 몰아넣는 스카이넷은 역시 영화에서나 가능한 얘기다.

 

끝으로 큰 숲을 보는 것도 인간 고유의 영역이다. 바둑을 잘 두는 알파고는 있어도 바둑을 만드는 인공지능은 없다. 과학자처럼 가설을 세워 실험을 할 수는 있어도, ‘우주는 얼마나 클까?’처럼 큰 틀의 질문을 던지는 인공지능도 없다. 인공지능이 사회문제를 해결하는 효율적인 기술일지는 몰라도, 사회에 어떤 문제가 만연해 있는지 파악하는 건 인간의 몫이다.

 

많은 미래학자들은 인공지능이 10년 내에 인류 사회를 급격하게 바꿀 거라고 말한다. 하지만 여전히 인간은 대체 불가이다. 그러니 인공지능이 잘나간다고 기죽지 말 것! 대신 이제 ‘인간이란 존재와 고유한 가치’에 대한 질문이 필요한 때이다. 인공지능 시대에 진짜 필요한 질문은 ‘인공지능은 무엇인가?’가 아니라, ‘인간이란 무엇인가?’가 아닐까?


[811호 – 문돌이를 위한 과학]

Writer 김정훈

청소년 과학잡지 <과학소년> 기자.

글을 통해 과학이 삶에 주는 경이로움을 말하고자 과학 기자가 됐다. 서점에서 과학책 들춰 보는 게 취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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