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거 알아? 아르바이트를하고 나면 세상이 달라 보이는 거. 나는 의류 매장에서 일 했었는데, 그 뒤로 유X클로 갈 때마다 알바생들이 안쓰러워. 감사제 같은 거 하면 예전엔 그냥 세일해서 좋았는데, 이제는 알바생들 표정이 보인다? “아 X나 힘들겠다” 동대문에서 일했던 친구도 옷 사러 가면 은근히 마음이 쓰인다고 하더라고. 얼마나 힘든지 아니까.

 

그래서 준비한 이번 주 [알바 후기]는 의류 매장 아르바이트야. 이거 읽고 나면 봄옷 사러 가서 알바생들한테 고운 말 한마디 더 해주고 싶어질 거야. 하나 더. 혹시나 의류 매장 아르바이트를 생각하는 친구가 있다면… 개인적으로 이 기사를 꼭 읽어보라고 말하고 싶어. ^^(어금니를 꽉 문다…)

 


1. 공포의 질문, 어때요 잘 어울려요?


의류 매장에서는 직원의 말 한마디가 구매에 큰 영향을 미치는 편이야. 우리는 알바생일 뿐이지만, 손님 입장에선 옷을 잘 아는 전문가(!)라고 생각하니까. 제일 곤란할 때는 손님이 어울리지 않는 옷을 들고 “이거 어때요?”라고 물을 때. 그래도 내가 판매잔데, 안 어울리니 사지 말라고 할 수도 없고. 그렇다고 거짓말을 할 수도 없잖아. 불행 중 다행인 건 경력이 좀 쌓이면 묵비권을 행사하는 스킬이 생겨. 말 대신 표정으로 이야기하는 거지. 안.어.울.려.요.ㅠㅠ

 

당연히 좋은 점도 있어. 옷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나름의 보람을 느낄 수 있을 거야. 내가 추천한 옷을 손님이 입었을 때 잘 어울리거나, 직접 마네킹에 입혀둔 착장이 잘 팔릴 때 기분이 정말 좋거든.

 

팁을 하나 주자면 아르바이트를 구할 때, 본인이 평소에 좋아하는 옷 스타일을 고려할 것! 어쨌든 일하는 동안만큼은 우리 가게 옷을 추천하고 팔아야 하잖아. 근데 내가 보기에 옷이 너무 별로라면 일하는 것 자체가 스트레스가 될 수 있거든. 참고로 내 스타일과 잘 맞는 가게에서 일하면, 직원 할인가로 예쁜 옷을 사는 재미도 쏠쏠하다고 해.

 


2. 입어 보게 해 주세요, 깎아 주세요, 환불해 주세요


어떤 아르바이트를 하든지 아무래도 가장 힘든 건 사람을 대하는 일 같아. 의류매장도 예외는 아니지. 일 시작하기 전에 제일 걱정했던 건 환불해 달라고 억지 부리는 손님 대하는 거였는데, 사실 환불 손님은 생각보다 많지 않아. 대부분의 매장에서 판매할 때부터 정확하게 안내하거든. 가격 태그를 제거하거나 착용하면 환불이 안 된다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무조건 환불해 달라고 우기는 사람은 물론 있어. 또 매장을 의상 대여소로 생각하는지, 일주일에 한 번씩 와서 옷 왕창 사 갔다가, 몇 일 뒤에 모두 반품하길 반복하는 괘씸한 손님도 가끔 있고.

 

그리고 옷 가격을 깎아달라고 조르는(?) 손님은 정말 많아. 정찰제 매장인데 깎아주기 전까지 매장에서 안 나가겠다고 버티는 사람이 실제로 있더라. 그 외에도 상의는 입어볼 수 없는데 굳이 입어 보겠다고 억지 부리는 손님이나, 옷에 화장품을 묻히거나 망가뜨리는 손님도 있지. 무엇을 상상하든 그 이상을 보게 될 테니 기대해도 좋아. 하하…

 


3. 손님. 너무 많아도 문제, 너무 없어도 문제

 

이건 정말 중요한 건데… 개인이 운영하는 소규모 의류 매장에서 일할 예정이라면, 시작 전에 그 가게의 매출이 얼마나 되는지 꼭 확인해봐. 특히 손님이 너무 없는 매장은 위험해. 손님이 많건 적건 알바생 월급과는 직접적인 관련이 없지만, 매장 분위기는 크게 달라지거든.

 

한 친구는 하루에 손님이 5명 이내로 오는 매장에서 일했었는데, 할일 없이 매장을 서성이는 게 고문이었대. 괜히 눈치만 보이고. 차라리 바쁜 게 낫다나? 최악의 경우에는 사장이나 매니저가 대놓고 매출이 안 나온다고 구박하기도 했다고 해.

 

반대로 손님이 너무 많으면 그건 또 나름대로 신경 쓸 부분이 있긴 하지. 손님 응대하기도 어렵고, 체력적으로 힘들고. 백화점이나 아울렛 의류 행사 매장에는 많은 손님이 한꺼번에 몰리기 때문에 도난 사고가 자주 일어나서, 바쁜 와중에도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어야 한대. 이론적으로 가장 좋은 건 너무 많지도, 적지도 않은 손님이 꾸준하게 있는 건데… 그런 곳을 찾기가 쉽진 않을 거야.

 


4. 육체 노동의 강도는 매우 높은 편

 

마지막으로 꼭 알아두어야 할 것이, 의류 매장 아르바이트는 매우 높은 강도의 육체노동이야. 일단 근무시간 내내(10시간 이상) 서 있어야 하기 때문에 별일 없는 것 같아도 기본적으로 다리가 엄청 아파. SPA 브랜드처럼 큰 규모의 매장에서 일한다면 여기에 엄청난 양의 옷 정리와, 창고정리, 청소 등의 노동이 더해지겠지.

 

SPA 브랜드의 세일기간은 그야말로 전쟁이야. 아무리 열심히 옷을 개도, 5분에 한 번씩 마구 파헤쳐진 옷 무덤이 생기거든. 또 정리하면서 동시에 손님 응대도 해야 해. 손님이 찾는 사이즈가 없으면 창고에 가서 먼지 왕창 마시며 옷을 찾아야 하고. 그래서 세일이 잦은 브랜드에서는 알바생들이 두 달을 못 버티고 그만두는 경우가 많아.

 


5. 정리


정리하자면 체력적으로 매우 힘든 아르바이트. 덧붙여 서비스직이기 때문에 감정적으로도 매우 힘든 아르바이트. 하지만 시급은 높지 않은 아르바이트. (…) 그럼에도 불구하고 패션에 관심이 많아 의류 매장에서 꼭 일해보고 싶다면, 일할 장소를 신중하게 고르자. 첫째 나와 잘 맞는 스타일의 옷을 파는 매장일 것. 둘째 손님이 많지도 적지도 않을 것.

 


illustrator 백나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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