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하루 전 5월 8일부터 5일간 국회의원 회관 로비에 의미심장한 사진전이 열린다.

사진은 모두 신림동에 위치한 어느 고시텔 풍경이다.

사진마다 우리가 손쉽게 외면했던 어떤 삶의 모습이 닮겨 있다.


 

고시텔 사진을 찍은 청년, 심규동

“가끔 집에 오면 우울해질 때가 있어.” 친구가 살던 고시텔에 간 적이 있다. ‘여기서 어떻게 살지?’ 20대 남성이 들어누우면 꽉 들어찰 침대. 자면서 뒤척일 여유 공간도 없어 아무리 자도 피곤하다. 천장 끝에 반만 튀어나온 에어컨. 나머지 반쪽은 옆방에 붙어 있다. 두 방이 에어컨 하나를 공유하는 건 처음 봤다. 살짝 벽을 두드렸더니 통통 소리가 가벼웠다. 벽이 무척 얇은 것이다. 핸드폰 소리, 뒤척이는 소리 다 들린단다. 이건 벽이라기보다 일종의 ‘파티션’이 아닐까. “쉿!” 친구는 벽을 두드리는 나에게 조심스레 주의를 줬다. 친구는 자신의 소리가 옆방에 들릴까 숨을 죽인 채 살아간다고 했다. 없는 사람처럼.
이제와서 이런 얘기를 꺼낸건 고시텔 사진 몇장 때문이다. 사진을 찍은 장본인인 심규동 씨는 내 친구와 같은 경험이 있다고 했다. 그는 자신이 10개월 정도 머무른 고시텔을 사진에 그대로 담았다. 그리고 이 사진들은 국회의원회관 로비에 걸리게 된다.

 

 

내가 지금 살고 있는 곳도 위에서 찍으면 이런 느낌 일까? 전시 사진들 중에서도 방을 위에서 아래로 내려다보며 찍은 사진은 충격적이다. 생각보다 너무 좁다. 침대, 침대와 짐을 놓을 수 있는 공간, 바로 옆에 있는 문. 이것이 방의 전부다. 방 전체가 달랑 사진 한 장에 다 들어온다. 위에서 바라본 고시텔 내부는 적나라하게 방안의 모든 것을 보여준다. 그 안에 억지로 구겨 넣은 듯한 사람에게서는 갑갑함이 느껴진다.

 

 

“고시텔하면 정말 고시생들이 사는 곳이라고 생각하시더라고요. 하지만 그렇지 않거든요. 20대부터 60대까지 다양한 사연의 사람들이 모여 살아요.” 월세가 20만원에 못 미치는 사진 속 고시텔에는 기초생활 수급자부터, 연평해전 때 크게 다친 아저씨, 스포츠 댄스 강사, 광대 알바하는 친구까지 다양한 사연의 사람들이 살고 있다. 고시텔은 빈민층의 삶의 터전이자, 보증금을 마련하지 못하고 관리비가 부담스러운 20대 청춘들의 임시적인 주거 공간이다. 심규동씨는 누군가에겐 익숙하지만 누군가에겐 생소한 이 이야기를 사진에 담았다.

 

 

 

사진을 봤을 때, 첫 느낌은 ‘생각보다 밝다.’였다. 몇몇개의 사진에는 생각보다 밝은 표정의 사람들이 등장한다. 누워서 오이팩을 하거나 멋들어진 선글라스를 쓰기도하고, 기타를 치고 춤을 춘다. “사진을 찍을 때면 대부분의 분들이 즐거워 보이는 모습을 보여주시더라고요. ‘나 여기서 이렇게 살만하다!’ 이렇게. 하지만 그곳이 즐거움만 넘치는 곳이었다고 하면 거짓말이겠죠.” 심규동 씨는 고시텔에서의 일상은 사람마다 다양하다고 했다. 다만 세대별로 나타나는 특징은 있단다. “고시텔에 계시는 분들 중에 연세가 좀 있으신 분들은 방문을 그냥 열어놔요. 외로워서. 젊었을 때는 젋다는 이유로 항상 관심 받아 왔는데, 나이가 드니까 사회의 변두리로 밀려나는 느낌?” 사진에도 그 외로움이 그대로 묻어난다. 특히 허리가 구부정한 아저씨들이 공용 주방에서 옹기종기 모여 있는 사진을 보면 그 안에서의 외로움이 짐작된다.

 

 

심규동 씨는 알리고 싶다고 했다. 신림동에 가면 쫙 깔려 있는, 우리가 사는 도시 곳곳에 위치한 고시텔의 내부를 사람들에게 보여주고 싶다고 했다. 심규동 씨는 가까이에 있지만 많은 사람들이 알지 못하는 이야기를 사진으로 전한다. “고시텔은 외부인 출입이 제한되기 때문에, 자신이 사는 곳을 주변사람들에게 보여 줄 수 가 없잖아요. 고시텔이라는 장소를 사람들에게 알리면 ‘어떤 개선이 이루어 질 수 있지 않을까?’라는 막연한 기대도 있어요.” 심규동 씨는 자발적 내부고발자로서 고시텔의 이야기를 그대로 국회의원 홀에 옮겼다. “전시를 보고 어떤 생각 하실지는 모르겠지만, 그건 자유니까요. 다만 저는 고시텔이라는 공간이 많은 분들에게 알려 졌으면 좋겠어요.” 그의 바람이 이루어질지는 모른다. 다만 우리가 해봄직한 일은 그의 사진을 찬찬히 살펴보는 것이다.

 

 


심규동

심규동은 1988년생으로 강릉에서 태어났다. 강릉영동대학에서 간호학을 전공했으나, 졸업 후 간호사의 길을 가지 않았다. 동국대 여행작가아카데미를 수료하고, 월간 <여행스케치>에서 기자로 활동하였으며, 여행작가그룹 <꼰띠고> 소속으로 여행서 [반나절 주말여행]의 저자로 참여했다. 그 후 스튜디오에서 웨딩 촬영을 하다가 고시텔 작업을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어 일을 그만두었다. 대학 시절 적성과 진로 고민으로 잦은 휴학을 하였고, 그때마다 고시텔 생활을 하였기에 자연스럽게 든 생각이었다. 보조출연 (엑스트라) 아르바이트로 생계를 이어가며 함께 사는 고시텔 사람들을 찍었다. 이 사진집은 그의 첫 사진집이다.

 

전시명 고시텔

장소 국회의원회관 로비

일시 5월 8일부터 5월 12일까지


[815호 – INTERVIEW]

Intern 신희승 hisong@univ.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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