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성인이 되면 전에 없던 새로운 경험을 하게 되는데, 특히 혼자 가는 경조사가 그렇다.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엄마 아빠 손 붙잡고 가던 결혼식에 처음 혼자 갈 때의 그 낯선 기분이란…
분명 여러분도 처음은 낯설 것이고 마치 미로에 던져진 것처럼 우왕좌왕할지도 모른다. 청첩장을 하나 둘 받기 시작한 당신이 결혼식에 완벽하게 대처할 수 있는 공략집을 만들어 봤다.
결혼식에 참석해야 할지 말지는 청첩장을 받고 나서 고민해야 한다. 즉, 청첩장을 받지 못했다면 안 가도 되는 게 아니라 가면 안 된다. 만약 절친은 받았지만 당신은 못 받았다 치자. 에이 까먹었나 보네. 그럼 이 놈 갈 때 같이 가면 되겠다? 노노. 결혼식은 동기 생일 파티 같은 게 아니다. 초대장 없이 따라가는 게 아니라는 얘기다. 물론 깜빡했을 수도 있지만 일부러 초대하지 않았을 수도 있다. 이유가 어쨌든.
하지만 직접 만나 밥까지 얻어먹고 청첩장을 받았다면 참석하도록 하자. 만약 불가피하게 참석이 어렵다면 참석하는 친구 편에 축의금이라도 보내는 것이 예의다.
가끔 전체 채팅방으로 수십 명 모아 놓고 모바일 청첩장만 달랑 던지는 경우도 있다. 이런 경우 그만큼 당신이 개인적인 친분이 덜 한 부류에 속한다는 뜻이므로, 굳이 참석해야 한다는 부담감을 느낄 필요는 없다.
결혼식 복장은 다음 세 가지 원칙만 기억하자. 1. 정장 혹은 세미정장 / 2. 단정함 / 3. 주인공은 신부. 기본적으로 남자들은 정장을 입는 게 원칙이며 제일 격식 있어(멋있어) 보이고 사실 이 때 아니면 비싼 돈 주고 산 정장 입을 일이 잘 없다.
친구 등 동년배가 결혼할 경우 세미 정장 혹은 캐주얼을 입기도 한다. 물론 아무리 캐주얼이라 해도 블레이져나 코트 등 단정한 겉옷을 걸치는 게 좋다. 당연히 여름이라고 반팔티셔츠만 입고 가는 건 예의가 아니다. 신발은 구두 혹은 깔끔한 운동화를 신는다.
여성의 경우 조금 더 복잡하다. 혼주 측으로 오해 받을 수 있으니 올림머리 스타일은 피하는 것이 좋다. 여름이라 해도 샌들을 신거나 지나치게 노출이 있는 옷을 입는 것은 자제해야 한다. 또 하나, 백색 드레스를 입은 신부를 배려해 올 화이트룩은 피하는 것이 정석이다.
보통 축의금은 홀수 단위로 낸다. 이유는 홀수가 양, 짝수가 음을 의미하기 때문에 양의 기운을 맞춰야 길하다는 이유. 다른 한 가지는 짝수가 쉽게 나뉘기 때문에 의미상 좋지 않다는 이유다. 하지만 홀수라 해도 7만원을 내는 경우는 거의 없다.
그런데 흔히 내는 ‘친한 친구 축의금액’ 10만원은 짝수고 그 이상인 20, 30만원도 다 짝수다. 금액이 많으면 그다지 신경을 안 쓴다. “너 왜 5만 원 안 내고 짝수로 10만원을 내!”라며 화 내는 사람 못 봤다. 다만 ‘4’자가 들어간 액수는 불길한 것으로 받아들여 40만원이나 44만원(누가?)을 내는 건 실례라고 한다.
보통 최소 5만 원이 기본이나, 단체 톡방에서 모바일 청첩장을 받았거나 과/동아리 선배 결혼식에 단체로 가는 등, 개인적인 친분보다 소속감 때문에 참가하는 대학생, 취준생은 3만 원으로도 충분한 성의 표시가 된다.
결혼식에 가면 가방 하나 들고 신부 뒤를 따라다니는 사람을 볼 수 있다. 이들을 ‘가방순이’라 부르는데, 신부의 짐을 들거나 신부에게 직접 들어오는 축의금을 받아서 챙겨 주는 역할을 한다.
그런데 왜 축의금을 이들이 따로 받느냐? 여기서 축의금의 법적 정의를 따져 봐야 할 필요가 있다. 문화 충격이 올 수도 있는데, 사실 축의금은 신랑신부의 것이 아니라 혼주인 부모에게 귀속되는 돈이다.
`결혼축의금`이란 `우리 사회의 전통적인 미풍양속으로 확립되어 온 사회적 관행으로 혼사가 있을 때 일시에 많은 비용이 소요되는 혼주인 부모의 경제적 부담을 덜어주려는 목적에서 대부분 그들과 친분 관계에 있는 손님들이 혼주인 부모에게 성의의 표시로 조건 없이 무상으로 건네는 금품`이라고 전제한다. 이어 `결혼축의금 교부의 주체나 교부의 취지에 비추어 이 중 신랑, 신부인 결혼 당사자와의 친분 관계에 기초하여 결혼 당사자에게 직접 건네진 것이라고 볼 부분을 제외한 나머지는 전액 혼주인 부모에게 귀속된다`
– 서울행정법원 1999.10.1. 선고 99구928 판결
따라서 이 사실을 아는 신랑 혹은 신부의 절친은 단체로 돈을 모아 혼수를 해 주거나 이 가방순이에게 따로 축의금을 전달한다. 여기서 받은 축의금으로 신혼여행 경비를 충당하는 경우가 많으니 정말 친한 사이라면 이런 식으로 전달해도 좋다.
“회사 동료, 지인, 친구분들 나오세요”라는 말이 떨어질 때다. 사실 대부분의 미혼 청, 장년들의 경우 결혼식 기념사진을 ‘박고 간다’고 표현한다. 사진으로 증거를 남겨 나중에 있을 내 결혼식에 오게 하기 위한 명분을 만들기 위해서다. 너무 삭막한 세상 같지만 사실 많은 경우 그렇다.
그래서 남의 결혼식 사진에 나오기가 영 싫거나, 눈도장을 확실히 찍었다거나, 나는 어차피 독신으로 살 계획이라서 상관 없다(…)면 굳이 찍지 않아도 괜찮다. 다만 당신처럼 빼는 사람이 많아 단체사진에 친구가 너무 없어 보이면 민망하다. 이런 경우 배려해 주는 차원에서 사진을 찍어 주자. 괜히 요즘 하객 알바 같은 거 쓰는 게 아니다. 그들에겐 평생 한 번 뿐인(정말?) 결혼식이니까.
사진까지 찍은, 혹은 사진을 생략한 하객들은 식사를 하러 내려간다. 보통 30분 쯤 지나면 슬슬 배가 불러와서 집에 가고 싶어지는데, 피로연이 아직 시작되거나 끝나지 않았다면 기다리자. 예식이 끝나고 야회복 혹은 한복으로 갈아입은 신랑 신부가 테이블을 돌며 감사 인사를 전한다.
보통 절친 결혼식이면 예식 시작 20~30분 전에 미리 가서 축하 인사도 나누고 기념사진도 따로 찍기 마련이다. 만약 그렇지 않은 경우 이 피로연이 면대면으로 인사를 나눌 수 있는 유일한 시간이다. 달리 말해 눈도장을 찍고 개인적인 축하 메시지도 전달할 수 있는 시간이니 밥 먹었다고 집에 가지 말고 이 때를 기다려 “결혼을 축하드린다”, “오늘 신부가 너무 예쁘다”, “신랑 안경 벗으니 잘생겼다” 등등 마음에 없는 칭찬이라도 건네도록 하자. 참고로 이 때 앞에서 말한 신랑/신부 전용 축의금을 전달하기도 한다.
물론 농담이랍시고 “니 전여친은 안 왔냐?”, “뭐야, 제수씨가 다른 사람이었네! 하하!”등 미친놈 같은 소리는 하지 말자. 명백한 패드립이다.
이렇게 피로연에서 인사를 마쳤다면 공식/비공식적인 행사가 모두 종료된 셈이니 집에 가도 괜찮다. 물론 모처럼 오랜만에 모인 친구들끼리 뒤풀이를 하게 되겠지만.
Illustrator 김은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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