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바X, 알바X국을 뒤지다 보면 심심찮게 집 앞 빵집에서 알바를 구한다는 글이 올라와. ‘집에서도 가깝고 오전에 알바 하면 부지런해질 것 같으니 괜찮은데?’ 싶어서 다들 쉽게 시작하지. 내일부터 출근하기로 했다고? 지옥에 온걸 환영해 친구야^^.

 

이번에 준비한 알바 후기는 고된 알바 top of top으로 꼽히는 극한의 빵집 알바야. 본론으로 들어가기 전에 전에 경험자의 말을 하나 전하면서 시작할게.
‘자신의 정신상태를 시험해보거나 단련하고 싶다면 꼭 해보시길.’

 


1. 첫 출근=혼돈의 카오스,
“빵 이름 이따위로 지은 사람 나와…”

 

“매장 돌아다니면서 빵 이름이랑 자리 외우세요.” 빵집에 첫 출근을 하면 주어지는 첫 미션이야. 분명 나 빵순이라고 생각했는데… 한 바퀴 슬쩍 둘러봤더니 만만치가 않네? 일단 빵 종류가 엄청 많아. 게다가 개발자님들 네이밍 센스는 또 얼마나 넘치는지. ‘뽀드득 그릴 소시지’, ‘엄마랑 장 볼 때 먹던 그때 그 도나쓰’ 등등.. 물론 풀네임을 외울 필요는 없지만, 안 그래도 헷갈리는데 이름까지 길어지니 더 정신이 없는 거지.

 

빵 이름을 얼추 외웠다 한 번씩 봤다 싶으면 다음 미션은 ‘포스기 정복하기’야. 여긴 다른 계산대랑은 좀 달라. 예를 들어 편의점에서는 손님이 물건 가져오면, 바코드만 찍어서 계산하면 되거든. 근데 빵에는 바코드가 없잖아… (눈물). 그러니 알바생이 직접 포스기에서 빵 이름을 찾아서 매치시켜야 해. 도넛류, 페스츄리류 등 종류별로 분류가 되어 있긴 한데, 처음 보면 그야말로 혼돈의 카오스. 손님이 빵 가져오는 족족 바로 찾아서 누르는 선임 알바생의 손놀림을 보고 있자면 후광이 비칠 정도야.

 


2. 아, 우리의 귀하신 빵님(feat. 케익느님)

 

그동안 빵은 간편함의 대명사라고 생각했어. 근데 빵집 알바를 해보니 얘가 사람 손 타는 게 거의 전 대통령(…)급이야. 갓 구운 빵이 나오면 냉판에 식히고, 식으면 포장하고, 포장하면 진열해줘야 해.

 

연약하기는 또 얼마나 연약한지, 빵을 옮기다가 망가뜨리거나 떨어뜨리는 경우도 많아. 그럼 어떻게 하냐고? 망한 거야. 빵은 식품이기 때문에, 조금이라도 망가지는 순간 상품 가치가 0이 되거든. 물론 “그건 그냥 니가 먹어~”하고 쿨 하게 넘어가는 사장님도 계시지만, 어떤 매장에서는 직접 변상까지 하라고 했다더라고.

 

아, 물론 빵이 그냥 커피라면 케이크는 T.O.P.야. 특히 장식 많은 케이크는 보스몹이지. 진열장에서 케이크를 꺼내다가 실수로 엎기라도 하면 그날 일당은…(말잇못)

 


3. 극강의 멀티플레이어가 되야 한다

빵집 알바생에게 가장 필요한 능력은 다양한 일을 동시에 그리고 빠르게 처리하는 능력이야. 아침 7~8시에 출근하면 가게 문 여는 순간부터 할 일이 거의 분 단위로 쌓여. 진열된 빵 유통기한 확인, 나오는 빵 식히기, 본사에서 오는 물류 받아 진열하기, 식은 빵 포장하기 등등. 물론 이 모든 걸 하면서 끊임없이 오는 손님들 계산, 음료 제조도 함께 해야 해. 하하.

 

근데 더 끔찍한 건, 일이 늘 몰려서 온다는 거야. 손님 한참 밀려있는데 물류 차 들어오고, 꼭 이럴 때 손 많이 가는 음료 주문 들어오더라. 손님들은 언제 해주냐는 표정으로 줄 서 있지, 음료 제조는 익숙지 않지, 정리해야 하는 물류는 쌓여있지. 긴장돼서 손은 꼬이고. 하필 이때 사장님이 오시면 그 날은 정말 일하기 싫어지지. 근데 또 하나하나 하다 보면 어느새 다 하긴 했다? 역시 사람은 적응의 동물인가봐.

 


4. 남녀노소 사랑하는 빵♥ 진상손님도 남녀노소!

화장품 가게나 옷 가게는 주 고객의 연령대가 정해져 있는 편이잖아? 근데 빵은 아냐. 남녀노소가 사랑하지. 그래서 진상도 전 연령대에 분포해 있어(…) 특히, 빵집은 거의 주택가에 있어서, 어린이들이 많이 오거든. 빵에 대고 기침하고, 찔러보고, 심지어 주무르는 애도 있다! 부모님이 옆에서 자제를 시켜주면 좋을 텐데, 우리 애기 하고 싶은 거 다하라는 식으로 내버려두면… 정말 난감하지.

 

그리고 선택 장애 있는 사람들. 오래 고르는 건 괜찮은데 자꾸 집게로 빵을 들었다 놨다 하면서 진열대를 엉망으로 만들어. 케첩 묻은 집게로 크림빵을 집고. 솔직히 너 같으면 케첩 묻은 크림빵이 먹고 싶겠냐고 따지고 싶더라. 들어본 썰 중 최고는 이 빵 저 빵 다 집어 보고는 계산대 앞에 와서 집게에 묻은 크림을 혀로 핥아 먹었다는 사라ㅁ…(이하 생략)

 

이 외에도 케이크를 사면서 덤으로 빵 하나 달라고 당연하게 요구하는 사람, 다짜고짜 핸드폰을 내밀면서 “할인 적립 된다던데, 알아서 해줘~”라는 어르신 등등. 여기서 별별 사람을 상대하면서 깨달은. 건 이거야. ‘이상한 사람은 나이와 성별을 초월해서 어디에나 있다’.

 


5. 빵은 살 안 쪄요, 살은 알바가 쪄요

 

다이어트를 하고 싶은 사람이 빵집에서 일하는 건 위험한 일이야. 빵을 매장에서 직접 만드니까, 어쩔 수 없이 냄새를 맡게 되고, 냄새를 맡으면 먹지 않을 수가 없거든. 그거 알아? 갓 구운 빵은 말 그대로 입안에서 녹아 없어진다는 거. 갓 구운 빵 맛을 아는 순간 다이어트는 끝났다고 보면 돼. 그 외에도 기본적으로 ‘빵 먹을 일’이 많아. 팔 수 없게 된 빵을 먹기도 하고, 소보루 빵 부스러기를 과자처럼 집어 먹기도 하고.

 

그리고 워낙 많이 먹으니까 빵 보는 안목이 생겨. 빵은 본사에서 만들어서 오는 빵보단 매장에서 직접 굽는 게 맛있구나, 이 빵은 이 가격이면 혜자구나, 이건 돈 주고 사 먹진 말아야지. 뭐 이런 것들을 구분하게 되지.

 

물론 빵을 먹을 수 있느냐 없느냐는 함께 일하는 사장님에 따라 엄청 달라. 먹고 싶은 거 있으면 적당한 선에서 마음껏 먹으라고 하고, 퇴근할 때 남은 빵을 싸주거나, 유통기한 임박한 케이크를 주는 분도 있는 반면! 빵이 남아 버릴지언정 절대 못 먹게 하는 분도 있다고 해. 한 친구는 치사해서 아예 따로 도시락을 싸서 다녔다고 하더라고.

 


6. 정리

 

정리하자면, 업무 종류와 양 모두 매우 많은 아르바이트. 게다가 시급이 짠 편이라, 최저시급 이상을 받기는 어려움. 빵이 너무 좋은 사람, 바쁘게 움직이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에게만 추천한다. 하지만 모든 일이 그렇듯 익숙해지면 사람이 할만한 일이긴 하니, 장기적/안정적 용돈 벌이를 생각한다면 고려해볼 만하다.

 


illustrator 백나영

director 김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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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바 후기] 극한의 빵집 알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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