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방학 때 뭐함?”
“국토대장정 감!”
“왜…?”

 

여름 방학 시작과 동시에 국토대장정을 도전하는 이들이 속속 눈에 들어온다. 한여름 땡볕에 꼬박 며칠을 쉴새 없이 걸어야 하는 국토대장정에 굳이 참가하는 이유는 뭘까? 실제로 대장정에 참여한 이들의 이야기를 들어봐도 목적이 너무 제각각이라(버킷리스트, 연애, 다이어트…등등) 감을 못 잡겠다. 그래서 정리해봤다. 국토대장정 가면 대체 무슨 일이 생기는가. 왜 매년 많은 사람이 사서 고생을 하는가.

 


1. 대장정 출발, 신체의 일부(=휴대폰)를 제출하다

 

예전에는 국토대장정 하면 자동으로 ‘박x스 국토대장정’을 떠올렸지만, 요즘은 학교, 민간단체 등 다양한 곳에서 국토대장정을 주최한다. 그리고 대부분의 국토대장정에서 출발 전 담보로 요구하는 것이 있다. 바로 신체 일부와도 같은 휴대폰! 이는 대원들을 프로그램에 집중시키려는 목적으로, 1~3주나 되는 긴 기간 동안 우리는 휴대폰을 사용할 수 없다. (청천벽력)

 

사회와 강제로 단절되니 처음엔 좀 불편하지만, 며칠 지나면 오히려 편하다는 의견이 다수다. 그리고 휴대폰이 없기 때문에 함께 대장정을 하는 대원들과 급속도로 가까워진다는 것도 큰 장점 중 하나다. 동료들과 누워 별이 뜬 밤하늘을 보고. 둥그렇게 둘러앉아 속마음을 털어놓는, 소소한 추억들을 쌓을 수 있다. 혼자 침대에서 유튜브 보던 방학과는 사뭇 다른 낭만적인 여름을 맞게 될 거다.

 

TIP) 낭만도 좋지만 급한 연락은 받아야 하니, 부모님에게 스태프 연락처를 미리 전달해두자!

반대로 본인에게 위급한 상황이 생길 경우에도 역시 스태프를 통해 연락을 취할 수 있다.

 


2. 오전 6시 칼기상! 훈련소급 일과

 

낭만적인 이야기로 시작했지만, 사실 국토대장정은 호락호락하게 볼 것이 아니다. 일단 보통 하루에 약 30km를 걷는다. 30km가 어느 정도 거리냐…하면, 서울시청에서 성남시청까지 거리보다 더 멀다. 그 거리를 하루에 완주하려면, 꼬박 6~7시간을 쉬지 않고 걸어야 한다. 또 하나의 복병은 날씨. 국토대장정은 주로 여름에 한다. 모두가 예상하는 것처럼 덥다. 정말 덥다. 과장 조금 보태서 프라이팬 위 달걀노른자의 심정을 이해하게 된다.

 

여러분이 소화하게 될 일정은 이렇다. 오전 6시에 기상해 아침을 먹고, 씻고(안 씻는 사람은 많아도 밥 거르는 사람은 없음) 준비운동까지 마치면 오전 7시 30분. 그때부터 지옥이 시작된다. 저녁 6시까지 밥 먹는 시간 빼고 내내 걷는다고 생각하면 된다.

 

TIP) 훈련소 급의 빡빡한 일정을 소화해야 하므로 탄탄한 기초체력은 필수다!

빠른 걸음을 장시간 유지해야 하기 때문에, 평소에 걷는 걸 좋아하는 수준으로는 솔직히 무리다. 국토대장정에 도전할 계획이 있다면 등산이나 달리기로 지구력을 단련시켜두자.

 


3. 야외취침은 곧 일상

 

대장정의 내막을 궁금해하는 이들의 단골 질문 하나. 잠은 어디서 어떻게 자는가? 진짜로 야외 취침을 하는가? 정답은 yes! ‘박X스 국토대장정’등 유명 프로그램에서는 실제로 특별한 날을 제외하곤, 매일 텐트에서 야외취침을 한다. 그럼 샤워는 어떻게 하냐고? 세면의 경우 주변 공용 샤워 시설 or 이동식 샤워 부스로 해결한다. 사실 나중엔 귀찮아서 안 씻ㄴ…

 

참고로 야외취침을 두근두근 캠핑…★이라 생각했다간 믿는 도끼에 뚝배기 박살 나는 꼴을 면치 못할 거다. ‘1박 2일’ 같은 TV 프로그램으로 야외취침을 보는 것과, 실제로 겪는 건 아주 많이 다르다. 특히 한여름의 야외취침은 밤마다 시베리아와 대프리카를 오가는 것과 같다. (이놈의 날씨가 중간이 없고 몹시 춥거나 몹시 덥다) 습도 또한 어마어마하기 때문에 물먹은 침낭의 눅눅함을 고스란히 살결로 느껴야 한다. 아마 매일 아침 손, 발, 얼굴이 퉁퉁 붓는 이색 벌크업을 경험하게 될 것이다.

 

TIP) 야외취침을 하다 보면, 밤중에 비가 오거나 이슬이 맺히는 경우가 많다

가방, 옷, 신발 등은 되도록이면 텐트 내부에 보관해 습기로 인한 피해를 막자..

 


4. 물집은 기본 부상은 옵션, “차라리 낙오할 걸…”

 

대장정의 가장 큰 난관은 야외취침도, 사회와의 단절도, 더운 날씨도 아니다. 진짜 힘든 건, 머리카락부터 겨털까지 곤두서게 하는 하체의 짜릿한 고통이다. 먼저 물집 파티(?)는 기본으로 각오해야 한다. 물집이 생기는 걸 방지하기 위해 온갖 방법을 동원하지만… 그래도 생긴다. 사람마다 부위와 빈도는 다를지언정 물집이 전혀 생기지 않는 대원은 100명 중 1~2명에 불과하다.

 

사실 겪어보면 물집은 아무것도 아니다. 대장정 초반(대략 150km 정도)을 넘어가면 발목과 무릎, 허벅지에서 극심한 통증이 느껴지기 시작한다. 주로 무리한 근육 사용이 원인이라, 다수의 대원이 고통을 견디기 위해 압박붕대를 사용하고 진통제를 먹는다. (거의 약에 취해 걷는 수준;;)

 

낙오자도 많다. K국토대장정에서는 100명 중 10명이 중도 포기했다. 재밌는 건 주로 100km 전후인 3~4일 차에 낙오가 가장 많이 발생했고, 이후에는 거의 없었다고 한다. 100km가 넘어가면 “지금까지 X 고생한 게 너무 아깝다”는 생각이 들기 때문에 다들 오기로라도 버틴단다. 하지만 마의 200~300km 구간을 걸을 땐, ‘진작에 그만둘걸’ 하는 생각이 초 단위로 들 정도로 힘들다는 걸 명심하자.

 

TIP) 경험자가 말하는 물집을 최소화하기 위한 팁 몇 가지
-발과 신발 사이에 틈이 생기지 않도록 발가락 사이사이를 3m 테이프로 바르기(출발 전)
-베이비 파우더를 수시로 발라 발 건조하게 유지하기
-쉬는 시간엔 발을 운동화에서 꺼내(?) 햇빛에 건조시키기
-이미 생긴 물집은 발을 깨끗이 닦은 뒤 실과 바늘을 사용해 터트리기

 


5. 비 와도 걷나요? ㅇㅇ 비 할아버지가 와도 걷습니다

 

나쁜 소식을 하나 더 전하자면, 대장정 기간에 비가 올 확률은 200%다. (장마가 아니면 다행이다) 걸어야 하는데 비가 오면 어떻게 하냐고? 비옷을 입고 걷는다. 비에 대한 견해는 사람마다 다른데, 시원해서 좋았다는 대원도 있지만, 습하고 위험하다는 이유로 극혐(!)하는 이도 많다.

 

물론 안전이 우려될 정도로 많은 비가 내리는 경우엔, 걸음을 멈추고 일정을 변경하기도 한다. 실제로 M대장정에서는 10일 차 즈음 큰 태풍이 몰아쳐, 100명의 대원이 임시로 정차한 마을회관에서 씻지도 못한 채 꼼짝없이 이틀을 보냈다고…(그곳의 냄새는 상상에 맡긴다.)

 

비가 오면 곤란한 점 중 또 하나는, 빨래를 제때 말릴 수 없다는 것! 보통은 저녁에 빨래를 해두고, 낮에 행군하면서 가방에 널어 말리는데, 비가 오면 답이 없다. 덜 마른 옷에서는 하수구 냄새가 난다는 비유가 코끝에 와 닿는 경험을 하게 될 거다.

 

TIP) 출발 전 조그만 섬유탈취제를 챙기자.

다만 그것의 향기가 악취를 이겨내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는 건 각오해 두시고…

 


6. 전쟁통에도 연애는 한다더니! 싹트는 썸…★

 

전쟁통에도 아기는 태어ㄴ…아, 아니 연애는 한다고 그랬던가. 길고 험난한 대장정 속에서 남녀의 마음이 동하는 건 어찌할 도리가 없다. 보통 힘들어하는 대원A을 위해 체력이 짱짱한 대원B가 가방을 대신 들어주거나 손을 잡고 끌어주는데, 이 과정에서 사랑이 싹트기 시작한다.

 

본격적으로 썸이 시작되면 행군 중 두 사람이 붙어있는 광경이 자주 목격된다. 날이 저물면 뭉친 발과 종아리 근육을 마사지 해주는 등 진한(?) 스킨십을 시도하기도 한다. 물론 될놈될 안될안이라고… 달빛산책 나갔다가 취침시간 다 돼서 돌아오는 이들을 그저 부러워하며 외로움에 몸서리치는 사람(=나)도 있다.

 

TIP) 다만 썸도 잘 타야 한다

대장정 도중에 섣불리 고백했다가 보기 좋게 차여 남은 기간 내내 팀 분위기를 어색하게 만들 수도 있으니 주의하자.

 


P.S. 지병을 얻고 방학도 잃었지만..

 

이제 와서 밝히는 거지만 일부러 힘든 점 위주로 정리했다. (좋은 점이야 직접 겪어보면 알게 될 테니…) 방학에 할 것도 없고, 남들 다 하니까 국토대장정 ‘이나’ 해보자는 생각이라면 진지하게 말리고 싶다. 일정이 끝난 후 병원 신세를 지는 사람이 있을 정도로 육체적으로 무리가 가는 활동임을 명심하자.

 

게다가 순수하게 대장정에 참여하는 기간만 짧게 1주일, 길게 3주일이다. 가기 전에 준비하고 돌아와서 회복하는 시간까지 합치면, 국토대장정에 여름방학 전부를 투자한다고 봐야 한다. 이게 그만한 가치가 있는지 신중하게 생각해 볼 일이다.

 

다만 한 가지 신기한 건, 일단 완주한 사람들은 하나같이 “국토대장정에 도전하길 정말 잘했다”고 말한다는 것. 대장정을 통해 뭐든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겼고, 끈끈한 의리로 맺어진 팀원들을 사귀었으며, 평생 잊지 못할 추억과 사랑(응?)을 얻었단다. 실제로 대장정의 매력에서 헤어나오지 못하고 3번째 도전을 준비 중인 대원도 있다. 자신의 버킷리스트에 ‘국토대장정’이라는 글자가 아주 선명히 적혀있다면 그 험난한 여정을 막진 않겠다. 행운을 빈다!

 

TIP) 국토대장정! 할까? 말까? 고민된다면 자신이 아래 유형에 속하는 사람인지 확인해보자 (하나라도 해당된다면 지금 당장 지원해도 좋을…걸?)
1. 박지성 전성기에 버금가는 강철 체력과 우사인 볼트의 피지컬을 보유하고 있다.
2. 지금 당장 무인도에 떨어져도 김병만만큼 잘 적응할 수 있다.
3. 다 필요 없고 정말 해보고 싶다.

 


Director 김혜원
Illustrator 김은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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