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는 ‘좋아서 하는 음악’이라고 표현했다. 음악이 좋아서 업으로 삼으려는 사람은 많지만, 막상 시작하면 생업이 위태로워 접는 경우가 태반이다. 음악이 결코 쉽지 않은 길이라는 건 뮤지션이 아닌 우리들도 잘 안다.

 

그래서 어떤 사람들은 뮤지션이 되기 위해 부업을 뛴다. 이른바 ‘투잡 뮤지션’. 물론 음악과 생업 중 무엇이 부업일지는 모른다. 이런 투잡 뮤지션들은 무슨 생각으로, 어떤 꿈을 그리며 살아가고 있을까. 그 속마음을 들여다 봤다.

 

어차피 최선을 다 하는 건 똑같으니까

photograph imooha

 

활동명 ODD / 본명 오두섭(26) / 직업 맥라이더 / 장르 HIPHOP x R&B 등

 

20대 중반 아닌가? 어린 나이에 어려운 길을 택한 것 같다.
학교를 때려치우고 나온 순간부터 다짐했다. 알면 알 수록, 어렵지만 재미있어 지는 게 음악이다. 평생 못 끊을 것 같았던 게임도 음악 때문에 끊었으니까.

 

아르바이트를 하며 음악을 하는 게 쉽진 않을 것 같다.
그렇다. 일을 하면서도 ‘이 시간에 작업을 하고 있다면 빠르게 성장할 수 있을텐데’라는 생각을 한다. 쉽지 않은 건 일이 힘들기 때문이 아니라 부족한 시간 때문이다.

 

너무 조급하게 생각하는 건 아닐까?
ZICO의 가사 중에 이런 게 있다. “개운하게 일어나면 그 땐 망한 줄 알면 돼”. 알면서도 마음이 급한 거다. 내가 늘어지는 이 시간엔 누군가는 바짝 벌 거라는 압박.

 

시간이 그렇게 부족하다면 차라리 음악만 하는 게 낫지 않나?
물론 성장에 있어 투잡이 방해되긴 하지만, 반대로 투잡을 해야만 음악하는 게 쉬워진다. 모순적인 상황이다. 매일 그런 상상을 하지만, 저질러버리면 당장 굶을 텐데…?

 

 

당신에게 음악은 어떤 의미인지?
음악 외 다른 것에서 행복을 느끼지 못한다. 한 가지 있다면 여행 정도인데, 오사카, 브루클린, 뉴욕 등 여행을 다닐 때도 어느새 ‘여기서 음악하고 싶다’, ‘여기 작업실 짓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되더라.

 

앞으로의 구체적인 계획 같은 건 있는지? 
같이 하는 쿼텟 ‘우봉고’와 EP 작업중에 있다. 8월 말에 첫 앨범이 나온다. 후에 유명해져서 사람들에게 “와! ODD다!”라는 말을 듣는 것도 중요하겠지만, 여러 쟁쟁한 아티스트들과 나란히 설 수 있을 수 있다는 상상이 동기부여를 한다.

 

뮤지션이 되어 이루고자 하는 궁극적인 목표는?
뮤지션이라기보다는 미술, 영상, 퍼포먼스 등 어떠한 것이라도 음악으로 버무려서 탄생시키는 예술인이 되고 싶다. 음악이라는 재료를 예술혼을 표출하는 수단으로 사용하는 것이다.

 

“나는 음악으로 먹고 살 거야!”라고 하는 누군가에게 해 주고 싶은 말은?
음악으로 먹고 살아야겠다 싶은 사람들 중에 종종 ‘난 감이 있으니까’라는 안일한 생각에 빠진 사람들이 있다. 음악을 하는 사람들은 모두가 최선을 다 한다. 재능은 게으름의 변명거리가 될 수 없다. 온 몸을 내던져라. 그냥 하기나 해~

 

실력과 재력 없이 살아남기는 힘든 세계

 

리프먼스(Leapmonth) / 정윤학(36) / 평범한 회사원 / 인디록

 

진지하게 음악을 해야겠다고 생각한 계기는?
고등학교 때부터 친구들과 “성인이 되면 밴드를 하자”고 반쯤 농담으로 얘기했다. 그런데 한 친구가 정말 홈 레코딩에 빠졌고, “뭐든 녹음해 보자” 하다가 작곡을 시작하게 됐다.

 

레코딩까지 했다니, 아예 소속사를 알아 볼 생각은 안 했나?
데모 곡을 음반 회사들에 보냈는데, 예상대로 아무 반응이 없어서 우리끼리 스튜디오를 차렸다. 결정적으로 대학 졸업 후 구직에 실패하면서 레코딩하던 친구와 “정말 음악으로 먹고 살아보자” 결심했다.

 

그런데 지금은 직장인이다. 어떻게 된 사연인가?
역시 녹록치 않았다. 잘 안 되니까 친구사이도 소원해지고, 나는 직장 없이 이 생활을 유지할 수 없다는 판단을 내리며 친구와 갈라서게 됐다. 나중에 들었지만 그 친구도 직장을 다니며 나처럼 간간히 음악을 한다고 하더라.

 

직장에 다니면서 음악을 할 시간이 있긴 한가?
사실 그 때 이후로 3년 정도는 음악에서 손을 놓았다. 그 사이에 결혼도 했는데, 마음 속 어딘가가 헛헛하더라고. 그래서 이제는 진짜 혼자서, 방구석에서 하고 있다. 아, 물론 퇴근 후에.

 

 

이딴 거 당장 때려쳐야겠다 싶었던 적은 없었나?
매일매일 그렇다. 아? 직장 얘기 아니었나? 음악을 때려쳐야겠다는 생각은 안 했다. 투잡으로 시작한 이후에는 금전적으로 쪼들리지 않아도 되니까 더 맘이 편하더라.

 

투잡으로 음악을 하는 게 쉽진 않을텐데, 가장 힘든 점은?
역시 시간이다. 영감이 중요한데, 영감이 떠오르는 순간에 일을 붙잡고 있을 때도 있고, 밤 늦게 감성에 젖어 뭐 하나 나올까 싶어도 내일 출근해야 하니까… 계속 새로운 것을 접해야 영감이 나올 것 같은데, 회사 생활이라는 게 일의 반복, 스트레스의 연속이잖나. 그래도 월급 주시는 사장님 사랑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음악을 계속 하는 이유는?
재미있다. 내가 인생을 살고 있구나 하는 실감이 난다.

 

현재 하고 있는 프로젝트(?)에 대해 소개를 하자면?
‘리프먼스 소품집’이라는 싱글을 주기적으로 발매할 계획이다. 3월달에 1편이 나왔고 2편은 가을 쯤 나오지 않을까 싶다. ‘뮤지션’으로서의 목표는 내 곡 중 딱 한 곡만이라도 노래방에 들어가 보는 거다. 3월달에 낸 <아침이 오면>이라는 곡이 주변에서 반응이 좋긴 한데… 이거 TJ나 KY 사장님도 보시려나?

 

음악으로 먹고살고자 하는 젊은 친구들에게 해 주고 싶은 얘기는?
어설프게 들어가서 살아남을 만한 세계는 아닌 것 같다. 실력과 재력이 뒷받침되어야겠지. 생각해보니 후자가 더 중요한 것 같기도 하네. 인내하고, 기대하고, 실망하지 않고 계속 정진하면 좋은 날이 올지 또 아나? 참고로 나는 못 버텼지만.

 

열정보다 중요한 건 열정 관리

photograph mixseoul 제공

 

Retrope / 이하늘(29) / 프렌차이즈 식당 직원 / DJ / 사운드클라우드

 

음악을 진지하게 해야겠다고 생각한 건 언제였나?
원래는 파티플랜 및 콘서트 기획 사업을 준비하고 있었는데, 내가 직접 디제잉을 해도 좋겠다고 생각해서 배웠다가 재미를 붙여 진지하게 접근하게 되었다. 그러다 개인적인 사정으로 창업했던 회사에서 나오게 되었고 디제잉에 더욱 집중하고 있다.

 

현재는 음악 뿐 아니라 프렌차이즈 식당에서 일을 하는데?
디제이로 활동하는 수입비만으로는 서울 생활을 이어나갈 수 없었기 때문이다. 기본 생활비 외에도 DJ로서 계속 발전해 나가려면 시간과 금전 투자가 필요한데, 그러려면 다른 일을 더 할 수 밖에 없었다.

 

그냥 음악만 할 걸 하고 후회한 적은 없는지?
일을 많이 해서 몸이 너무 피곤한 날, 집에 돌아왔을 때 음악적인 무언가를 할 힘조차 남아 있지 않은 날에는 그런 후회가 들곤 한다.

 

아니면 반대로 음악을 때려쳐야겠다고 싶었던 적은 없었나?

오히려 음악 활동에 방해가 될 정도로 피로감을 주는 일을 하고 있다면, 그만두거나 일하는 시간을 줄였다.

 

photograph mixseoul 제공

 

투잡 뮤지션으로서 가장 힘든 게 무엇인지?
수입을 위한 일과 음악 작업에 쏟아붓는 시간의 분배 문제. 단순히 작업시간을 늘리는거라면 잠을 좀 줄이는 방법도 있지만, 일하는 시간을 줄이면 월수입이 떨어지고, 음악적 투자도 소극적일 수 밖에 없다. 균형을 유지하는 게 제일 힘들다.

 

그럼에도 당신이 음악을 계속 하는 이유는?
음악을 할 때 내 자신이 가장 쓸모있다고 느낀다. 그리고 내가 온전히 살아있다는 기분이 든다.

 

향후 계획은?
예전부터 ‘FRUITURE’라는 크루에서 디스코, 하우스를 틀고 있고, 최근에는 ‘ONIONS’라는 파티에서 하우스, 테크노를 다루고 있다. 디스코부터 테크노까지 아우르며 들려주는 오픈 투 클로즈 파티를 진행하는 게 목표, 프로듀서의 길도 밟아나갈 예정이다.

 

누군가가 “나는 음악으로 먹고 살 거야”라고 한다면 뭐라고 말해주고 싶은지?
열정만큼 중요한 건 열정 관리다. ‘음악만으로는 먹고 살 수 없는 과정’은 ‘음악만으로 먹고 살 수 있는 단계’로 나아가기 위해 반드시 거쳐야 할 과정이다. 이걸 받아들일 수 있는 용기가 필요하다. 음악 안에서 이루고 싶은 무언가가 있다면, 길게 보라. 그리고 그 꿈을 지켜나갈 수 있는 방법에 대해 고민하는 시간이 필요하다.

 

중요한 건 음악으로 ‘돈 버는 방법’

 

Soul J aka oddrap / 이준민(32) / 프로그래머(일본 거주) / 힙합, 재즈, Funk / 사운드클라우드

 

음악에 취미를 갖게 된 계기는?
중3, 미국에 있었을 무렵 친구놈이 한창 잘 나가던 EMINEM의 ‘Marshall Mathers LP’를 들려줬다. 말 그대로 ‘뻑갔다’. 이후 잡지, CD를 사 모으며 힙합에 열광하게 됐다.

 

그럼 ‘직접 음악을 해봐야겠다’ 싶었던 순간은 언제였나
사실 The Roots의 라이브 영상을 보고 힙합을 연주하는 밴드가 있다는 사실이 무척 신선하게 다가왔다. 진지한 가사와 Okayplayer라는 크루의 사상도 마음에 들었다. 어려서부터 사상과 그 사상을 담아내는 것들에 관심이 많았으니까.

 

혼자 시작하는 게 쉽진 않았을 것 같은데
이후 대학교 1학년 2학기 때 동아리에서 훌륭한 선배님을 만났고, 실용음악 학원에서 최고의 스승님을 만났다.

 

일을 하며 음악을 하게 된 이유는 무엇인가?
앨범을 냈는데, 홍보도 못 하고 군대에 끌려가게 됐다. GOP에서 근무하며 앞으로 어떤 것을 해야 할지 진지하게 생각했다. 음악을 할 순 있지만, 음악으로 먹고 사는 건 분명 다른 얘기라는 걸 깨닫는 과정이었달까. 군에서도 조금씩 외부 작업을 받은 적은 있었다.

 

외주를 받아 일을 하는 게 먹고사는 거 아닌가.
남이 원하는 음악을 만드는 건 내가 원하는 음악을 하는 것과 다른 일이더라. 이건 예술의 범주가 아닌 ‘기술’이다.

 

그렇다면 당신이 하고싶었던 건 기술이 아니었다는 얘기인가
사람들은 예술을 통해서 돈을 벌기를 희망하지만, 반대로 예술은 상업성을 지양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근데 이건 전혀 다른 얘기다. ‘돈을 버는 예술’은 사실 ‘기술’에 가깝다. 예술로 먹고 살고 싶다면 이걸 가공할 줄 알아야 하고, 배워야 한다. 그저 영감과 사상을 표현하기만 하면서 ‘돈이 안 된다’며 징징대는 건 타당치 못하다. 당신의 일기를 비싼 돈 주고 살 사람은 없잖은가.

 

 

음악만 할 걸 하고 후회한 적이 있나?
항상 음악만 하고 싶다. 하지만 통장을 보면 얘기가 달라진다. 그 통장이 3-4년씩 유지된다면 더 힘들어지겠지. 근성과는 상관 없다. 나는 유물론자다.

 

아니면 당장 때려쳐야겠다 생각한 적은?
없다. 때려쳐야겠다고 생각하게 만드는 건 시작도 안 한다.

 

투잡을 뛰며 음악하는 거, 힘들지 않아?
창작의 메커니즘을 생각해 보면 오히려 음악, 그러니까 예술을 전업으로 하는 게 더 힘들 수 있다. 피카소는 유년기부터 천재소리를 들었지만 늙어 죽을 때까지 스타일을 바꿔가며 살아야 했다. 평생 한 가지 스타일만 고수했지만 무명으로 죽은 고흐같은 예술가도 있다.

 

어쩌다 보니 얘기가 좀 거창해졌는데 그래서 힘든 게 없다?
굳이 꼽자면 시간 아닐까? 음악은 시간을 잡아먹는 괴물이다. 이게 사실 투잡만의 문제는 아니다. 위플래시에서 주인공이 연습 때문에 여자친구랑 헤어지는 장면이 나오잖아? 더 나은 연주, 더 나은 결과를 위해 사랑마저 포기하는 거? 가능한 일이다.

 

그럼에도 음악을 계속 하는 이유는?
음악보다 재미있는 게 없다. 음악은 남에게 피해를 주지 않으면서 나르시시즘에 빠질 수 있는 최고의 방법이다. 더 나은 자신을 그곳에서 발견하기 때문이다. 더 잘하기 위해 혼자 쌩쑈를 한다.

 

지금 하고 있는 활동은?
현재 솔로 앨범을 준비중이다. 일본에서 발매하겠지만, 어차피 온라인 스트리밍 서비스를 이용하면 어디서든 들을 수 있을 거다. 언젠가 내가 좋아하는 Mos Def, Jay-Z, The Roots, Outkast 등과 협업해보고 싶다. 그냥 죽을 때 까지 음악하며 정진할 수 있으면 좋겠다느 생각 뿐이다.

 

“나는 음악으로 먹고 살 거야”라고 하는 누군가에게 해 주고 싶은 말은?
‘음악’을 배우지 말고, 음악으로 ‘돈 버는 방법’을 배우면 먹고 살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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