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부분의 대학생이 버킷리스트의 하나로 “해외봉사 가기”를 꼽는다. 얼핏 생각하기에 왠지 재밌을 것 같고, 의미도 있을 것 같고. 여러모로 좋은 경험이 될 것 같으니까. 하지만 대부분의 버킷리스트가 그렇듯, 실행하는 사람보다 그렇지 못한 사람이 훨씬 더 많다. 지금 여기도 ‘모집 공고 뜰 때마다 저장은 해놨지만, 쓸까 말까 고민하다 번번이 기회를 놓친 사람’이 태반일 거다.

 

아직도 마음을 정하지 못한 여러분을 위해, 해외봉사 가면 어떤 일이 생기는지, 먼저 다녀온 선배들의 솔직한 후기를 모아 정리했다. 결론부터 이야기하자면, 생각보다 빡세고, 빡센만큼 감동적이다.

 


0. 경쟁률 20:1? 과연 나 따위가 뽑힐 수 있을까

 

세상에 쉬운 일 하나 없다더니, 요즘은 해외봉사 한번 가기도 만만치 않다, 특히 혜택이 좋은 프로그램 일수록(ex. 경비 전액 지원) 지원자가 어마어마하게 몰린다. 오죽하면 “재수는 기본”이라는 말이 있을 정도. 한 번에 합격하는 경우는 거의 없고, 끝내 선택되지 못해 해외봉사 자체를 포기하는 이들도 있다.

 

하지만 꼭 유명하거나 인기 있는 프로그램만을 고집할 필요는 없다. 잘 찾아보면 다양한 단체에서 해외 봉사 단원을 모집하고 있다. 단체마다 봉사 기간 및 방문 국가, 봉사 방법이 다르니 본인에게 맞는 해외봉사를 택하면 된다.

 

최근에는 교내 해외봉사 프로그램을 주최하는 학교도 많다. 경험자들에 의하면, 교내 프로그램은 기업체 해외봉사보다 경쟁률도 낮을뿐더러, 장학금까지 받을 수 있어서 노려볼만 하다고. 작년에 교내 프로그램으로 라오스에 다녀온 N양은 “교외 활동보다 준비에 대한 부담이 상대적으로 덜하고, 낯선 곳이라 무서울 수도 있었는데 학교 지인들과 같이 가니까 안심돼서 좋았”다며 강력 추천했다.

 

TIP) 협동적인 사람임을 어필하자
해외봉사는 단체 활동이다. 두루두루 잘 어울리고, 여럿이 모였을 때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사람을 선호한다. 실제로 면접에서도 팀워크에 관한 질문을 자주 묻는다. 본인이 팀에서 어떤 캐릭터를 맡아 역할을 수행할 건지, 갈등 상황에서 어떻게 대처할 것인지 등을 확인한다고 하니 참고해두자.

 


1. 출발하기도 전에 느껴지는 빡센 기운

 

우여곡절 끝에 해외봉사단에 선발되면 사전교육을 받는다. 보통 2박 3일 일정으로 진행되는데, 엠티를 기대하고 간다면 크게 실망하게 될 거다. 사전교육은 문자 그대로 레알 참교육을 하는 시간일 뿐… 음주와 가무는커녕, 자정까지 계속되는 빡빡한 일정을 소화하고 난 후 쓰러져 잠들기 바쁘다.

 

안전과 위생교육, 해당 국가의 문화와 현지어 등을 배우는 교육초반부는 그나마 할 만하다. 현지에 가서 어떤 봉사를 할 것인지 팀별로 계획 세우는 과정이 진짜 지옥(?) 같다. 주최 측에서는 가이드만 제시하기 때문에, 구체적인 프로그램과 일정은 A to Z, 봉사단원끼리 구상해야 한다. 수업에서 하는 팀플은 참고할 교제라도 있지. 봉사도 처음, 해외 경험도 처음인 애들끼리 모여 있으니, 사공 많은 배가 산도 아니고 우주로 가는 신세계를 경험하게 된다.

 

규모가 큰 해외봉사 프로그램의 경우, 단원들이 가진 재능에 따라 다른 미션이 주어지기도 한다. 예를 들어 공연에 능한 사람은 현지 사람들에게 선보일 공연(케이팝 댄스, 태권도 등)을 기획하고, 나머지 단원들을 트레이닝(?) 시키는 역할을 맡는다. 한편 아이들을 교육하기 위한 프로그램(올바른 손 씻기, 벽화 그리기, 색종이 접기 등)과 그에 필요한 학습 도구를 준비하는 팀도 있다.

 

TIP) 팀원 간 불화가 생기지 않게 조심하자
봉사준비가 상당히 빡세기(?) 때문에, 사소한 의견 차이가 돌이킬 수 없는(…) 불화로 발전하기 쉽다. 모든 단체 활동이 그렇겠지만, 해외봉사 같은 경우 타국에서 꽤 긴 시간을 함께해야 하니, 얼굴 붉힐 일이 생기면 서로 곤란해진다. 뻔한 말이지만 생각의 차이를 수용하는 태도가 필요한 시기! 이 시기를 잘 넘겨야 단원들끼리 단합된 상태로 출국할 수 있다.

 


2. 예상치 못한 거대한 벽=언어의 장벽

 

준비는 완벽하게 끝났다. 그러나 잘할 수 있을 거란 기대를 품고, 현지에 도착한 단원들은 예상치 못한 거대한 벽에 부딪히게 되는데… 아뿔싸 말이 전혀 통하지 않는다. 봉사가 필요할 정도로 낙후된 지역이기에, 언어 교육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영어를 할 줄 아는 사람이 거의 없다.

 

그럼 의사소통은 어떻게 하느냐. 대규모 프로그램의 경우에는 해당 국가의 대학생이 봉사 기간 내내 함께하며 통역을 도와준다. 다만 대학에서 주최하는 해외봉사 혹은 소규모 단체에서 진행하는 프로그램은 따로 통역팀이 없기 때문에, 언어의 장벽 정도는(…) 단원들 스스로 헤쳐 나가야 한다.

 

모교에서 주최하는 해외봉사 프로그램에 참여했던 H양은, 현지 아이들에게 팝송을 알려주는 교육을 기획했었는데, 말이 통하지 않으니 수업 진행 자체가 어려워 몹시 당황했던 기억이 있다. “교욱 봉사를 할 때는 의사소통이 힘드니까 정신적인 스트레스가 심했어. 차라리 몸 쓰는 현장 봉사가 체력적으로 힘들긴 해도 마음은 편하더라고.”

 

TIP) 현지어 공부는 필수!
통역 or 본인의 영어 실력을 믿고 현지어 공부를 등한시하다간 크게 후회하게 될 것이다. 설령 통역이 있다고 하더라도, 기본 회화 정도는 숙지해 가는 게 좋다. 의사소통을 떠나서, 현지어를 사용하는 것은 그 지역 사람들에 대한 예의라고 볼 수 있다. 또 현지어로 이야기해야 사람들과 더 신속하게 가까워질 수 있다.

 


3. 해외봉사=해외여행? 절대 ㄴㄴ


간혹 해외봉사와 해외여행을 혼동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단호하게 말하지만 두 가지는 장소가 해외라는 것 빼고 비슷한 점이 1도 없다. 이해를 돕기 위해 봉사 단원의 하루를 보여주자면…

 

오전 6시에 기상해 준비를 마친 뒤, 아침 8시부터 오전 봉사를 시작한다. 이 시간에는 주로 건축 봉사를 하는데, 땡볕 아래서 땅 파고 벽돌 나르는 강도 높은 신체활동이라 육체적으로 정말 힘들다. 식사 후에는 오후 봉사를 진행하고, 활동이 끝나면 조별로 모여서 오늘 봉사에 대한 자체 평가를 하고 (헉헉) 마지막으로 내일 일정을 점검한다. 이 모든 것을 완료해야 비로소 긴 하루가 끝난다.

 

여행처럼 느껴지는 짧은 순간을 굳이 찾자면, 현지에 있는 기업체를 견학하는 것 정도? 혹은 한국으로 돌아가기 전 주어지는 자유 시간 하루 이틀 정도가, 그나마 숨 돌릴 수 있는 유일한 시간이란다.

 

TIP) 해외봉사를 만만하게 보지 말자!
솔직히 해외봉사를 단순 해외경험 or 스펙으로 생각하고 참가하는 사람도 많다. 하드코어한 준비과정을 보고,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하기도 전에 본인이 기대했던 것과 다르다며 그만두는 사람도 있다.  낙오자가 생기면 함께한 팀원들, 주최 측, 현지 사람, 모두가 곤란해진다. 민폐가 되지 않기 위해서는, 지원 전에 ‘내가 정말 낯선 타국에서 남을 돕는 일을 할 수 있을지’ 충분히 고민해야 한다.

 


4. 나도 아이돌! in 현지 마을잔치

 

해외봉사하면 빠질 수 없는 에피소드가 공연(=문화교류 활동)이다. 앞서 잠깐 언급했지만, 출국하기 1~2달 전부터 현지 사람들에게 보여줄 공연 준비에 시간과 정성을 쏟는다. 심지어는 해외봉사 기간에도 일과가 끝나면 숙소에 모여 연습을 한다. 비록 규모는 마을잔치의 장기자랑 정도라지만, 여러 팀이 각자의 퍼포먼스를 공들여 준비하기 때문에 쇼미더머니 뺨치는 경쟁 심리가 발동하는 것.

 

공연 내용은 주로 한국의 문화를 보여줄 수 있는 케이팝 댄스와 태권도 시연이다. 올해 해외봉사를 다녀온 A양의 팀에서는 트와이스의 ‘TT’, 아이오아이의 ‘너무너무너무’ 등을 준비했는데, 자신을 비롯한 몸치 단원들의 활약(?) 덕에 연습 때마다 웃음이 끊이질 않았단다.

 

마을잔치기 때문에 우리만 공연하는 건 아니고, 보답으로 현지인들이 전통춤을 보여준다. H양은 이 공연을 가리켜 “음악은 만국 공통어라는 말이 피부에 와 닿는 체험이었다”며 해외봉사 활동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으로 꼽았다.

 

TIP) 춤을 전혀 못 춰도 상관없다
‘나는 춤을 못 추니 해외봉사는 못 가겠다 ㅠㅠ’는 쓸데없는 걱정은 내려놓자. 춤은 문화를 전하는 수단일 뿐이다. 보통 각 팀에서 춤신춤왕(?)을 맡은 이가 나머지 팀원들을 잘 이끌어 준다. 그리고 어차피 여러 명이 우르르 무대에 올라가기 때문에 사실 자세히 보이지도 않는다. 하하.

 


5. 정들자마자 이별, 눈물의 마지막 날

 

처음 도착했을 땐, 다들 말도 잘 안 통하는 애들이랑 어떻게 친해져야 할지 막막해한다. 하지만 언어가 달라도 진심은 통하는 법! 정신을 차려보면 어느새 정이 들어 있다. 현지 아이들 입장에서 보면 봉사 단원들은 낯선 외국인일 텐데도, 다행히 호의를 가지고 잘 따라주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의외로 아이들이 단원들에게 먼저 적극적으로 대시(?)하는 경우도 많다. 같이 사진을 찍자고 하거나, 마을 잔치에 함께 가자고 데이트 신청을 하기도 한다.

 

그러다 보니 마지막 날엔 그야말로 눈물 파티가 벌어진다. 절대 울지 않겠다고 다짐했던 사람도, 아이들의 얼굴을 보면 그간 쌓아온 미안함과 고마운 마음이 밀려와 눈물을 흘릴 수밖에 없다고.

 

“해단식 때 갑자기 눈물이 왈칵 터져서 건물 뒤로 진짜 도망치듯이 달려갔어. 근데 2주 내내 틱틱 거리기만 했던 장난꾸러기 남자애가 따라오더니, 토닥여주면서 눈물을 닦아 주는 거야. 진짜 감동받았어. 거기다 영어로 ‘Don’t Go’라고 말하는데 눈물이 멈추긴 커녕 폭포처럼 터져 나오더라. 서로 껴안고 한참 동안 울었어.”

 

TIP) 아이들과 빨리 친해지지 못한다고 조급해하지 말자
누군가와 가까워지는 시간은 사람마다 다르다. 어찌 됐건 봉사 기간 내내 매일 얼굴을 보며 지내기 때문에, 진심을 전할 기회는 충분하다.

 


P.S. 나를 돌아보는 시간

 

‘봉사는 나를 위해 남을 돕는 일’이라는 말이 있다. 해외봉사를 다녀온 이들에게 어땠냐고 물어보면 다들 아이들에게 해준 것 보다, 얻어온 게 많다고 이야기한다.

 

열악한 현지 환경을 몸소 겪은 단원들은, 그간 본인이 얼마나 좋은 환경에서 지냈는지를 절실히 깨닫는다. 현지의 아이들은 찌듯이 더운 날씨에, 매일 똑같은 옷과 맨발 생활, 벌레가 득실거리는 환경속에서도 밝게 지낸다. 그 모습을 보면 자신을 돌아보게 되고,  매 순간 감사하지 못하고 살아가고 있었음을 실감한다고.

 

10명이 넘는 사람의 해외봉사 활동 후기를 정리하면서 든 생각을 한 문장으로 정리하자면 뜬금없지만 “No pain no gain”이다. 절대 만만하게 보면 안 될 만큼 힘들지만, 인생에 다시없을 귀중한 경험이 생기는 활동. 할까 말까 고민하는 이가 있다면 졸업하기 전에 도전해 보시라 권하고 싶다.

 


Director 김혜원
Illustrator 김은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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