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워 인사이더의 말로는 이랬습니다

– 대학친구는 어차피 남을 사람만 남는다는 왕년 인싸

 

“얘들아 나 결혼해.” 단톡방에 친구가 결혼 소식을 알려왔다. 이 단톡방으로 말할 것 같으면 새내기 때 만난 학부 동기 아홉이 모인 방으로, 이 모임은 어언 10년의 유구한 역사를 갖고 있었다. 이 방의 구성원들은 모두 대학 때 한 가닥 하셨더랬다. 학과나 동아리에서 감투 안 써본 자가 없었고, 개중 몇은 빼어난 외모로 주변에 항상 사람들이 따랐다. 그렇다, 우리는 po인싸wer였다. 아홉 명이 마치 소녀시대처럼 우르르 몰려다녔다. 어딜 가나 제일 시끄러웠고 돋보였다. 술자리에서 미친 듯 노는 우리를 보며 우리 그룹에 끼고 싶어라 하는 애들도 있었다. 나댔다는 소리다. 그렇게 서로가 서로의 우월감이었던 우리는 변치 않을 우정을 약속했다.

 

 

인싸들의 시너지를 기반으로 인맥을 늘려갔다. 학생회부터 동아리, 대외활동을 통해 핸드폰에 더 많은 연락처를 축적해 나갔고, 더 많은 후배를 내 라인으로 만들기 위해 노력했다. 남들보다 많은 싸이 일촌을 갖고 있다는 것과 캠퍼스에서 쉴 새 없이 인사를 하고 다니는 것은 우월감이었다.

 

아, 물론 오래가지 못했다. 군대를 다녀오니 내겐 화석이란 딱지가 붙어 있었고 같이 밥 먹을 사람조차 없었다. 화려했던 아홉 명의 인싸는 각자 군대로, 직장으로, 그리고 기약 없는 휴학으로 사라져버렸다. 영원한 우정을 경건하게 약속했던 인싸들의 자리는 자연스레 후배들의 것이 되었다. 단톡방은 친구의 결혼 소식에도 한동안 잠잠했다. ‘그래 축하해! 꼭 갈게!’라는 누군가의 답장이 올라오자 그제야 복붙이라도 한 듯 비슷한 내용의 톡들이 이어졌다. 그 와중에 누군가의 1은 끝까지 없어지지 않았다.

 

 

1위 빼고 다 잘하는 걸그룹 레인보우의 띵곡 ‘gossip girl’은 제목 그대로 가십걸의 이야기다. 사람들의 입방아에 오르내리는 걸 알면서도 당차고 도도한, 사실 사람들의 뒷담화는 자신에 대한 관심인 걸 알고 있는 관종, 아, 아니 가십걸. 레인보우는 항상 화제의 중심인 인싸를 노래했지만, 정작 이 노래는 화제의 변두리에서 짜게 식어 아싸가 되었다. 마치 아홉 명의 파워 인싸처럼 말이다.

 

 


 

진짜 이상한 이상

-맨날 인싸가 부러운 1인

 

다른 사람이 되고 싶었다. 왜 학교마다 한 명씩 있는 예쁘고 잘나고 재밌는 애. 생일엔 카톡창 터지도록 축하 받는 그런 애들이 죽도록 부러웠다. ‘걔는 노트북이나 하면서 하루를 쓸데없이 흘려보내거나, 게시물에 ‘좋아요’가 몇 개 눌렸는지 일일이 세어 보지 않겠지’. 안타깝게도 불리해지면 주로 도망치는 쪽이라, 스스로가 너무 찌질하게 느껴지면 ‘지금, 여기’와 아무 관련 없는 곳으로 갔다. 돈 없이도 갈 수 있고, 아는 사람은 아무도 없는 전두엽 속으로. 하찮은 ‘나’가 아니라 그 누구라도 될 수 있었으니까. 자기의 진짜 얼굴로 사는 사람이 별로 없다는 걸 몰랐던 거다.

 

 

언제였더라. 무슨 전공 수업 때였는데 교수님이 시인 이상을 향한 본인의 애정을 토로했다. 그때만 해도 내 안의 이상은 ‘한국 문단에 파란을 일으킨 천재 문인’ 딱 거기까지. 포털에 이상을 치고 설렁설렁 검색을 하는데, 너무 이상했다.

 

내가 모르는 이상이 너무 많았다. 난해한 시로 독자들에게 욕이란 욕은 다 먹은 시인, 제비다방의 오너, 폐결핵 환자, 금홍의 동거남, 구보씨 박태환의 절친, 총독부 건축과 기사라는 번듯한 직업인 김해경…. 정말로 이상하게도 빛나는 얼굴보다 절망에 휩싸인 얼굴이 더 많았다.

 

 

“나는 대체 누구이기에 이렇게 수많은 내가 있는 거요.” 서울예술단의 뮤지컬 <꾿빠이, 이상>도 우리가 모르는 이상의 얼굴에 주목한다. 아니, 많은 얼굴 중 ‘이상의 맨 얼굴’을 찾으려 시도한다는 편이 적확하다. 작가 김연수의 소설이 원작인데, 평범한 뮤지컬을 기대한다면 좀 당황할 수 있다. 객석이 무대인지 무대가 객석인지 모를 이상한 공연 속에서, 이상의 영혼이 깨어날 테니까.

 

 

이상은 공연 내내 친구들이 만든 ‘데드마스크’를 따라 직접 자신의 얼굴을 찾아간다. 물론 설정도, 방식도 이상하게 끌리는 이 뮤지컬을 봐도, 진짜 이상의 얼굴은 발견 못 할지 모른다. 근데 아무렴 어떤가 싶다. 혹시 이상이 상상보다 빛나지 않고 초라하다면 또 어때. 365일 24시간 ‘인사이더’의 얼굴로 사는 사람만이 돌을 던질 수 있겠지. 나는 왠지 담담히 이상을 보내줄 수 있을 것 같다.

 

 


[825호 – pick 1+1]

EDITOR 강민상 

EDITOR 권혜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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