힙스터는 시간을 거스른다. 그 누구보다 ‘현재’를 사는 그들이지만,
오히려 가장 먼저 체크하는 건 ‘과거’다. 당신이 힙스터라면, 아니 힙스터가 되고 싶다면 놓치지 말 것.
01. 음악과 나의 주파수 – 브리츠 BZ-W07
놀러 갈 때 꼭 챙겨야 할 준비물이 된 블루투스 스피커. 멀리 가지 않더라도 집 앞 카페에서 파라솔 아래 앉아 맥주 한잔할 때, 적절한 음악은 술맛을 돋워준다. 아무 스피커나 쓸 수는 없다.
음원 사이트에서 스트리밍으로 음악을 듣는 시대, CD나 LP까지는 못 사더라도 내 나름대로 잊혀지는 것들을 추억하고 싶다. 천연 대나무를 사용한 레트로 디자인에 마지막 포인트를 찍어주는 꼿꼿한 안테나. 디자인은 예스럽지만 성능은 올드하지 않다. 대나무 진동판이 사용되어 베이스는 더욱 깊이 있고, 블루투스 재생은 물론 SD card/AUX단자도 지원된다.
Editor 기명균 kikiki@univ.me
02. 키덕의 로망 – Mooas X Lofree DOT 기계식 키보드
타자기를 닮은 기계식 블루투스 키보드. 이 단어 하나에 키보드 덕후가 꿈꾸는 모든 게 들어가 있다. 해설하자면 1) 타자기: 타닥닥 타닥 탁탁. 영화에서 타자기 치는 장면을 보며 한 번쯤 로망을 품지 않은 사람이 없을 리 없다.
나 역시 대학 오자마자 마라톤 한글 타자기를 구입했지만 소소한 이유(오타 수정 안 됨. 글 쓸 때 힘듦. 먹지 교체 자주)로 포기했지만 타자기 닮은 키보드라면 ok. 2) 기계식: 복잡한 설명 다 빼고 한 문장으로 줄이면, 기계식 키보드란 타자기처럼 손맛이 살아 있는 키보드다. 약간 시끄럽지만 DOT 기계식 키보드는 조용한 편.
3) 블루투스: 머리 복잡한 많은 중생들이 그렇듯 집에선 공부고 글쓰기고 잘 안 된다. 카페에 가야 뭐든 된다. 블루투스 키보드치곤 좀 큰 편이지만 그대로 가방에 넣고 다닐 만하다. PS. Shift키가 작은 편이라 적응이 힘들 수 있다.
Editor 이정섭 munchi@univ.me
03. 내내 아름다우소서 – 빈티지 촛대
예부터 서양에서는 종교 의식이나 제사 때 테파 초를 이용해 불을 밝혔다. 그렇다. 우리가 아는 하얗고 길다란 초 말이다. 이 초를 잘 세우기 위해 근엄하고 우아한 촛대들이 태어났는데, 이들은 지금 편집숍 주인장들이 눈독 들이는 최고의 잇템으로 제2의 전성기를 맞고 있다.
이유는 물론 멋스러운 생김새 때문. 세월을 정통으로 맞으며 색이 바래고 상처도 많이 생겼지만, 꼿꼿함을 잃지 않는 품위가 느껴진달까. 그러니 최대한 경건한 마음으로 초를 끼우고 불을 붙이자. 뜨거움을 머금은 촛농이 촛대의 곡선을 따라 유려하게 흘러내리는 모습은 감상할 가치가 충분하다.
Editor 김슬 dew@univ.me
04. 소년의 통과의례 – 머쿠어 양날면도기
남자에게 면도는 의식이다. 많은 영화가 환골탈태의 클리셰로 면도 신을 사용했다. 르네상스 시대 유럽에서 면도는 남자의 원칙이었다. 무딘 면도날에 베이는 일이 잦아 이발사가 외과의사를 겸임했을 정도니까. 심지어 러시아 표트르 1세는 면도를 하지 않으면 수염세를 부과했다.
아우슈비츠에 수용됐던 유대인들은 빵 한 조각을 유리 한 조각과 바꿔서라도 면도를 해야 오래 살아남을 수 있다고 믿었다. 나는 지금의 작태가 아쉽다.
거품과 솔 없이 수염을 깎는 전기면도기가 면도의 신성성을 무너뜨렸고, 덥수룩한 수염을 일정 길이로 다듬는 트리머가 남자의 원칙을 깨뜨렸다. 구식이라고 조롱당할지언정 여전히 난 면도의 성스러움을 믿는다. 그래서 매일 아침 서슬 퍼런 도루코 면도날로 의식을 치르고, 턱에 피딱지를 붙인 채 출근한다.
Editor 박정욱 wook@univ.me
05. 자꾸 묻는 카메라 – 캐논 AE-1
캐논 AE-1은 수동 필름카메라다. 한 장 찍을 때마다 필름을 감아줘야 하고 초점도 직접 맞춰야 한다. 필름은 비싸고 현상은 번거롭기까지 하다. 그래서 36판짜리 필름을 카메라에 넣으면 스스로에게 끊임없이 묻게 된다.
이거 찍을 만할까? 비싼 필름인데 아깝지 않을까? 지금 빛이 정말 괜찮을까? 한번 찍으면 돌이킬 수 없다. 카메라를 들어 뷰파인더를 보고 있으면 잡념이 사라진다. 시간을 천천히 쓰면서 깊이 고민하고 신중하게 선택한다.
필름 한 롤에는 그런 36번의 고뇌와 선택의 과정이 담겨 있다. 나는 지칠 때 필름카메라를 들고 나선다. 결과물이 아닌 그 과정을 즐기기 위해서.
Editor 김준용 dragon@univ.me
06. 미래는 여전히 어둡지만 – 에이모노 1968 레트로 스탠드
다들 그렇겠지만 침대에 누웠을 때 스마트폰이 손에 없으면 불안하다. 매일 밤 그의 몸이 뜨거워지도록 즐거운 시간을 보냈지만, 최근 보도에 따르면 스마트폰의 블루라이트가 안구암을 유발한다고 한다. 특히 어둠 속에서 블루라이트는 시력에 치명적이라고….
애통한 마음을 스스로 위로하려 오랜 로망인 스탠드를 구입하기로 했다. 매끈한 오렌지색 갓에 노란 불빛의 알전구, 켤 때마다 딸칵딸칵 소리가 나는 버튼. 모습만으로도 1960년대에서 날아온 것 같은데, 이름까지 직관적으로 1968 레트로 스탠드다.
진짜 1968년은 아니지만, 앉은뱅이책상에 앉아 밤새 책을 읽는 무성영화 주인공처럼 사각사각 종이 책을 넘기다 잠들 수 있기를.
Editor 권혜은 hyen@univ.me
[826호 대학내일 – issu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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