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카로운 화살을 상대방의 머리에 겨누고 활시위를 당긴다. 시위를 놓자 화살이 완만한 포물선을 그리며 날아가 상대방의 머리를 아슬아슬하게 스친다. 순간 퍽! 하는 소리가 들리고 나를 노리던 상대의 총알이 눈 깜짝할 사이에 내 머리에 박힌다. “OOO에게 죽음” 보다 못한 팀원이 채팅창에 육두문자를 띄운다. “야 이 쓸모없는 새끼야. 계속 뒤질 거면 한조 빼라고!”

 

고집스럽게 꿋꿋이 버틴다. 시간이 흘러 결국 ‘패배’라는 단어가 화면을 가득 채운다. 내 몸의 안부를 붇는 팀원들의 채팅이 영화 스태프 롤처럼 올라간다. “손가락이 3개 아니냐?”, “눈이 뒤통수에 박혔냐?” 나는 뮤턴트가 된 기분으로 쓸쓸히 게임을 나간다.

 

 

“새로운 영웅은 언제나 환영이야!”라는 슬로건이 무색하게 오버워치의 세계에서는 결국 살아남는 영웅만이 환영 받는다. 누군가의 말처럼 즐기는 게 아니라 이기려고 게임을 한다. 못 하면 하지 말란다. 15세 이용가치고는 너무 잔혹한 문화다.

 

핑계를 대자면 활을 쏘는 이 ‘한조’라는 영웅은 다루기 무척 어렵다(고 한조충 에디터가 말합니다). 안타깝게도 그를 쓸모 있는 캐릭터로 바꿔줄 ‘밸런스 패치’가 제대로 업데이트 된 적은 없다. 종종 잘 다루는 ‘장인’이 몇몇 보이긴 하지만, 프로 경기에서 자주 쓰일 정도로 범용성이 좋은 캐릭터는 아니라는 얘기다. 나는 이 외로운 길을 걸으며 한조 장인이 되고 싶었다. 언젠가는 버젓이 영웅 노릇을 할 수 있겠지 하고.

 

 

스물여섯, 대학을 졸업하고 취업 활동을 시작했지만 하고 싶은 일이 없었다. 마케터, 영업직, 기자, 학원 강사 등 직종 불문하고 마구잡이로 공채에 지원했다. 자소서를 쓰는 과정에서 나는 글쓰기라는 안타까운 취미를 얻었고, 그 결과 작은 잡지사 에디터가 되었다. 능력? 읽으면서 느꼈겠지만, 글에 재능 없다. 연봉? 동네 호프집 알바 시급이 더 좋았다. 그럼에도 나는 한조처럼 사는 길을 택했다.

 

취업 후에도 야심차게 쏘아댄 화살은 자주 빗나갔다. 자괴감이 머리를 두드릴 때마다 생각한다. ‘하다 보면 늘겠지.’ 활시위 대신 키보드를 붙잡고 있지만, 쉽사리 놓지 않겠다. 계속 쏘다 보면 결국 장인이 되겠지 싶은 이유로, 그리고 언젠가는 밸런스 패치가 되어 연봉도 많이 오르겠거니 하는 이유로. 물론 희망은 전자에만 거는 쪽이 나을 테지만.

 

 

– 존재감 없이 진득하기만 한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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