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끝’은 하향 곡선을 타고 부드럽게 흘러내려 짐작한 시간에 도착하지만, 어떤 ‘끝’은 중간에 툭 잘려나간 채 손쓸 방도 없이 찾아온다. 번화가 근처에 살다 보면 갑작스럽게 도려낸 듯한 ‘끝’의 현장을 자주 목격하게 된다.

 

원래 있던 가게가 하루아침에 사라지고 새로운 가게가 들어섰는데, 두 달이 지나 또 다른 업종으로 바뀌는 장면. 어제까지만 해도 마카롱을 팔던 작은 공간에 핫도그 기계가 들여지는 것, 옛 사람의 흔적을 지우는 일 모두 일사불란하게 이루어진다. 그렇게 새로 단장한 가게 앞을 지날 때면 짐을 챙겨 떠났을 누군가의 표정을 자꾸 상상하게 된다.

몇 달 전에는 한 라멘집이 문을 닫았다. 퇴근길에 충동적으로 들어가 에비동인가 돈코츠 라멘인가를 먹었던 곳인데, 딱히 단골도 아니고 엄청난 맛에 감탄해서 ‘美味!’를 외쳤던 가게도 아니다. 그냥 매일 정해진 시간에 문을 여는 성실한 가게.

 

인상 좋은 아저씨가 요리를, 아주머니가 서빙을 한다는 것만 기억에 남아 있었다. 출근 시간에 잰걸음으로 지하철역을 향해 걸어가다 가게 문 앞에 붙어 있는 안내문을 맞닥뜨렸다. “건강검진 때문에 5월 2일 쉽니다. 죄송합니다.” 며칠이 지나자 새로운 종이가 붙었다. “수술을 하게 돼서 2주간 휴업합니다. 죄송합니다.”

 

줄 서도 못 먹는 소문난 집이 아니고서야 장사하는 사람들에게 한 달 중 절반을 쉰다는 것은 엄청난 결단일 테다. 아니면 다른 선택지가 없었거나. 많이 아픈 걸까? 두 분 중 누가 아픈 걸까?

 

 

가게들이 쭉 늘어서서 빛을 밝히는 거리 위, 라멘집에만 오래도록 어둠이 내렸다. 나는 주인 없는 가게의 투명한 문 안쪽에 고지서와 전단지들이 나뒹구는 모습을 훔쳐보았다. 마지막 안내문이 붙은 건 화창한 일요일 오후였다. “건강상의 문제로 폐업하게 되었습니다. 그동안 찾아주셔서 감사합니다.”

 

 

다른 가게들은 문을 활짝 열어 손님을 맞이하고 있었다. 나는 잠깐 그 앞에 발이 묶인 채 서 있었다. 어떤 사람들의 한 세계가 끝나가는 과정을 지켜본 느낌이었다. 정확히 말하면, 어떤 사람들의 한 세계가 본인들의 의도와 상관없이 끝나버린 과정. 어쩌면 잠깐 떨어졌다가 회복해 다시 올라오는 그래프였을지도 모른다.

 

그분들도 그렇게 생각하지 않았을까. 수술이 끝나면 빨리 몸을 추슬러서 가게를 열어야겠다고. 하지만 수술을 했는데도 별 차도가 없어서 혹은 앞으로는 일하기 어려운 몸이 되어서, 현실이 되지 않길 바랐던 어떤 이유 때문에 휴업이 폐업으로 변해버렸다. 열심히 일하고 웃는 얼굴로 식당을 누비던 그들은 자신의 일상에 드리워질 ‘끝’의 기미를 감지할 수 있었을까.

 

 

별 탈 없이 계속될 거라 믿었던 삶의 곡선이 갑자기 툭 곤두박질쳐버린다면, 우리는 뭘 할 수 있을까. 두 주쯤 지난 후, 그 자리는 치킨집으로 바뀌었다. 젊은 사람들이 맥주잔을 부딪치며 왁자지껄 떠드는 소리가 바깥까지 흘러나왔다. 고개를 돌리자 6개월 전 오픈한 빵집 외벽에 새로운 색깔의 페인트를 칠하고 있는 인부들이 보였다.

 

떠나는 사람과 새로 온 사람, 각자의 사정들로 북적이는 번화가의 하루가 또 저물어 간다.


[828호 – 독립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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