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는 따뜻한 곳을 좋아한다. 달궈진 키보드 위나, 중으로 키운 전기장판 위나, 볕이 잘 드는 창가에는 어김없이 몸을 네모지게 말고 갸릉거리는 고양이가 있다. 속담에도 있지 않나. “얌전한 고양이 부뚜막에 먼저 올라간다.” 뜻은 좀 달라도, 고양이가 따끈한 부뚜막을 좋아하는 것만은 분명하다.

 

그런데 따뜻할 줄 알았던 곳이 예상외로 너무 뜨겁다면 고양이는 어떻게 할까? 직접 확인하지는 못했지만 아마 팔짝팔짝 뛰다가 날렵하게 땅으로 착지하겠지. 고양이는 미련 없이 뜨거운 지붕 위에서 뛰어내렸으나, 어리석은 인간은 내려놓아야 할 때 놓지 못해 기어이 분홍 신을 신고야 만다.

 

 

테네시 윌리엄스의 연극 <뜨거운 양철 지붕 위의 고양이>에는 욕망이라는 이름의 분홍 신을 신은 인간들이 나온다. 이들은 알고보면 한 가족으로 낯설지 않은 콩가루 집안이 . 여주인공 마가렛은 지긋지긋한 가난이 싫어 상속자인 남편 브릭에게 집착하고, 왕년의 미식축구 스타인 브릭은 자신의 성적 정체성을 인정하지 못해 술로 스스로를 파괴한다.

 

시한부인 시아버지 빅 대디는 유산 때문에 자신에게 거짓말을 하는 가족들을 역겨워 하고, 큰아들 쿠퍼는 동생에게 유산을 빼앗기지 않으려 아버지가 죽기도 전에 유산 관리 증서부터 들이민다. 앞날이 깜깜할수록, 온전히 나를 위해, 나 자신을 지키며 사는 일은 이토록 어렵다.

 

 

너무 어려워서 매번 ‘남 탓’만 하게 된다. “집에서 하라는 대로 성적에 맞춰 원서 썼더니”, “선배가 추천해서 그 기업에 들어갔는데”, “다들 블랙기업이라고 해서 그만뒀건만”. 매 순간, 남 탓만 하면서 후회하다가 결국 쪼그라든 자존감과 마주하고는 했다.

 

‘하고 싶고 갖고 싶은’ 욕망을 인생의 목적으로 착각한 게 상황을 더 나쁘게 만들었다. 싫어하는 사람이 많아지고, 사는 게 피곤해졌다. 아니다 싶음 폴짝 뛰어내리는 양철 지붕 위의 고양이처럼, 놔버리면 그만인데. 하긴 그게 쉬웠다면 작가가 2시간 반 내내 인물들이 서로 물고 뜯는 광경을 보여주지도 않았겠지.

 

근데 더 소름돋는 건, 아무리 기다려도 자기를 잃어버린 인간들의 결말에 사이다는 안 나온다는 거다.

 

– 아니다 싶은 길이 포기가 안 되는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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