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저세상 지금 당장 현실도피 해버렷

▶ 여기가 아닌 어딘가를 꿈꾸는 당신. 제대로 현실도피 할 수 있는 작품들을 골라주겠다. 잠깐이나마 현재를 잊고 이야기 속에 푹 빠져보자. 정신이 번쩍 들거나 그 안에서 영원히 살고 싶거나. 시험 선방하거나? 아예 망하거나?

1. 블라인드 데이톡 킼TV

눈을 감으면 비로소 보이는 것들

상대의 외면과 조건에 상관없이 사랑에 빠질 수 있을까. <블라인드 데이톡>에서는 성별, 나이, 직업, 얼굴이 가려진 채 오직 메신저를 통해서만 상대를 파악할 수 있다. 편견 없이 오직 톡으로만 하는 데이트인 셈. 결과는 복불복이다. 평소엔 생각도 안 해봤던 나이 차이인데 온전히 대화만을 통해 서로 정말 잘 맞는다고 느끼기도 하고, 제대로 헛다리를 짚기도 한다.

‘이분은 적극적인 걸 보니 남자일 것 같아요.’, ‘이런 이모티콘은 여자가 많이 쓰는 건데….’ 착각에 빠진 사람들끼리 수줍은 인사를 건넨다. “보고 싶어요!” 마음이 통한 두 사람이 얼굴을 마주 한 순간, 톡에서 느낀 설렘이 극대화되거나 와장창 깨지는 장면 모두 구경하는 재미가 쏠쏠하다.

▶ 공식 채널: http://tv.naver.com/v/2042390/list/153896

2. 반지의 여왕 네이버 MBC 공동제작

네가 예뻐 보이기 시작했어

짝사랑하는 사람의 눈에 내가 이상형으로 보인다면? 한 번쯤 품어본 상상을 대리만족시켜주는 작품, 여기 있다. 집안 대대로 내려오는 절대반지가 부리는 마법으로 못생긴 여주인공 모난희도 미모를 충전하고, 짝사랑하는 그 남자 앞에 당당히 서게 되는데…. 예쁜 것만 좋아하는 엿 같은 세상! 외모 지상주의에 시원하게 일갈을 날려주는 웰메이드 웹 드라마다.

김슬기, 안효섭 두 배우의 궁합도 넘나 좋다. 결국 각자의 모습으로 아름답게 남을 수 있다는 뻔한 메시지로 종착하지만, 사랑과 외모에 대한 주인공 모난희의 갓띵언들에 감탄하며 잠시 현실도피 해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 듯. 악마의 속삭임 주의. 1시간 순삭 주의. 보고 나서 현타 주의.

▶ 공식 채널: http://tv.naver.com/v/1480039/list/116919

3. 딩고 스낵비디오 공포시리즈 딩고

3분 만에 잠 깨는 법 궁금해?

귀신 갑툭튀가 싫은 사람들에겐 웹 콘텐츠만큼 호러물을 즐기기 좋은 방식도 없다. 바를 아래로 내리거나, 답글을 미리 쭉 읽으며 어떤 귀신이 나올지 마음의 준비를 할 수 있기 때문. 거기에 3분 남짓한 분량이니 두려움과 부담감도 한결 덜하다. 그렇게 시작한 딩고의 <스낵비디오 공포시리즈>. 그런데, 아까의 대범한 나 어디갔니.

시작하자마자 심장을 조여오는 사운드와 연출력에 숨을 죽이게 된다. 무서우니 이어폰은 한 쪽만 끼고, 화면은 가장 작게. 희번득 흰자위를 드러내며 다가오는 귀신은 언제 나오는지 안다고 의연하게 대할 수 있는 존재가 아니었다. 도서관에서 급히 잠 깨고 싶은 사람들에게 추천. 커피보다 강력한 효과를 발휘할 것이다. 단, 지릴 수 있으니 조심하길.

▶ 공식 채널: https://goo.gl/jnFFm3

4. 7/15/30 비디오 빌리지

극한직업 유튜버 크리에이터

‘제가 한번 해보겠습니다.’ 한때 극한의 실험정신 장착했던 이영돈 PD보다 더 무지막지한 도전에 나선 크리에이터들이 있다. 다들 한 번쯤 상상해보는 궁금한 질문들이 있지 않은가. 하지만 굳이 시도해볼 필요는 없는 그런 질문들. ‘◯◯없이 살 수 있을까?’ 아님 ‘◯◯하게 살아보면 어떻게 될까?’ 휴대폰부터 SNS, 일회용품, 밀가루, 외래어 등등…. 혹시 비슷한 궁금증이 있다면 꼭 이들에게 제보해보길 바란다.

PD들이 그 처절한 경험담을 생생히 전해줄 것이기 때문에. 실로 일상이 예능인 자들이다. 굳이 불편함을 감수하고, 궁색해지길 자처한다. 신경이 날카로워져 욱하는 모습이 가감 없이 노출되기도. 지금 당신의 평범한 일상이 소중하다는 걸 ‘친히’ 알려주는 극한의 웹 예능이다.

▶ 공식 채널: https://goo.gl/TUHJnC

[831호 – ISSUE]

Editor 김영화 movie@univ.me

Illustrator 남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