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 병맛 니 내 얼마나 약 빨았는지 아니?

▶ 이 구역의 드립을 책임지는 당신. 웃음에 있어서 엄격한 당신에게 신선한 병맛 콘텐츠를 선보이고자 한다. ‘이게 뭐야?’ 싶은데 계속 보게 되는 묘한 영상부터 도른 자들의 재능 낭비까지. 낄낄대다가 도서관 빌런 될 수 있으니 꾹 참아.


 

 

1. 엔조이커플 

영원히 비글길만 걸어

놀고 싶어 미치겠는데 지금 당장 불가능하다면? 남이 노는 모습을 구경해보는 건 어떨까. <엔조이커플>은 비글력 만렙의 개그맨 커플 ‘민뚜’와 ‘라라’가 온갖 신박한 방법으로 찧고 까불며 장난치는 모습을 감상할 수 있는 채널이다.

헤어질 각오하고 끝말잇기 하기(‘사랑해’ 했는데 ‘해질녘’ 하면 화 나요, 안 나요), 남자친구 롤 하는데 컴퓨터 모니터 몰래 꺼버리기, 자는 남자친구에게 모기 소리 들려주기 등등 현직 개그맨들답게 센스 터지는 입담과 기획력을 자랑한다.

딱 하나의 영상만 픽한다면, 조회 수 270만을 돌파한 엘리베이터 방귀 몰카! 웃음을 참느라 페리카나처럼 울대가 울렁울렁거릴 것이다. 빅 재미 속에서 엿보이는 3년 차 커플의 달달함에 입꼬리가 하늘까지 승천하는 것은 덤!

 

▶ 공식 채널: https://goo.gl/qKJg5N


 

 

2. 두 여자 72초 TV

병맛은 고퀄로 뽑아야 일류

이상민의 ‘띵언’을 다시 응용해보겠다. 쓸데가 있는데 퀄리티가 안 나오면 삼류다. 쓸데가 있어서 고퀄리티면 이류다. 쓸데없이 고퀄인 게 진정한 일류다. 그런 의미에서 <두 여자> 시리즈는 일류 중의 일류다. 두 여자가 앞을 바라보며 대화하는 게 전부인 영상에서 색감이 저렇게 감각적일 필요가 있나? 소품이 저렇게 팝한 이유는 뭐지?

눈길을 끄는 예쁜 배경에 배우들의 무표정, 또박또박한 발음, 핑퐁 치듯 속도감 있는 편집까지 더해져 신선하고 묘한 느낌을 선사한다. ‘안 어울리는 옷을 환불하고 싶은데 어떻게 해야 할까’ 고민하는 지극히 평범한 내용인데도! 시간이 없다면 믿고 보는 시즌 1부터, 스스로 마이너한 감성이라고 자부한다면 시즌 3부터 달려보길.

 

▶ 공식 채널: http://tv.naver.com/v/1908396/list/143686


 

 

3. 보물섬의 일상 속 캐릭터 보물섬

2D를 찢고 나온 도른 2D

김상중의 모습을 한(?) 남자가 카페에 들어와 김상중의 말투와 목소리로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주문한다. 사이즈는 뭘로 하겠냐는 물음에 그의 답변은, “그란데 말입니다”. 또한 “그뿐만이 아닙니다”라며 아이스 초콜릿, 아이스 민트 모카, 홍차, 망고 빙수, 레몬 티 등등 모든 메뉴를 주문하는데….

당황한 알바생이 이걸 혼자 다 먹는 거냐고 묻자 기다렸다는 듯 답한다. “구란데 말입니다.” 보물섬에는 김상중만 있는 게 아니다. 문‘줴’인 대통령이 편의점 알바를 하며 썩은 적폐 김밥을 청‘샨’하겠다고 말하고, 김두한은 편의점에 가서 무작정 ‘4딸라’를 내고 본다. 아니, 2D를 찢고 나온 이 ‘도른’ 2D들은 뭐지…? 뭐긴 뭐야. 구독각이지.

 

▶ 공식 채널: https://goo.gl/B8tmYD


 

 

4. 역재생 드라마 페이퍼필름

시곗바늘아, 뒤로 달려라

똑같은 사건도 다른 시선으로 보면 새롭게 보인다. 역재생 드라마는 그 방법으로 시계를 뒤로 돌리는 것을 택한다. 썸남에게 ‘야짤’을 들켜 소라게처럼 숨어버리고 싶을 때, 시급을 두 배로 올려주겠다던 사장이 취소를 외칠 때! 그런 절체절명의 순간에 “역재생!”을 외치면 영상이 거꾸로 재생되면서 예상치 못했던 방향으로 이야기가 전개된다.

분명 아까와 같은 장면인데 동작의 순서가 달라지고, 약 빨고 쓴 자막이 붙자 전혀 다른 맥락으로 읽힌다. 게다가 놀랍게도 스토리가 항상 어찌어찌 잘 수습된다는 사실. 이걸 만드는 사람들은 천재 아니면 약쟁이가 분명하다. 도핑테스트가 시급합니다.

 

▶ 공식 채널: http://tv.naver.com/paperfeelm


[831호 – ISSUE]

Editor 김영화 movie@univ.me

Illustrator 남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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