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취미 전도사: 명일동 캘리 장인 박준이, 24세

 

매일 하던 낙서들이 모여 지금은 주변 사람 누구나 인정하는 예쁜 손 글씨 장인이 됐다.

제목의 저 글씨도 내가 쓴 거라구!

 

 

본 투 비 금손

 

when I was young(feat. 김생민), 손으로 하는 건 뭐든 좋아하는 ‘금손’이었다. 쉬는 시간에 친구들의 얼굴을 그려주거나 교과서 귀퉁이에 낙서를 하고, 형형색색의 펜으로 예쁘게 필기하는 걸 즐겼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글씨 쓰기가 취미가 됐고, 캘리그래피를 전문적으로 하는 이들의 글씨나 영화 포스터의 로고를 따라 쓰며 연습했다.

 

그렇게 5년을 쓴 결과, 지금은 어디 가서 ‘나 글씨 좀 쓴다(?)’고 말할 수 있는 수준이 되어 여기저기서 작업 의뢰가 들어오기도 한다. 최근에는 내한 공연을 오는 가수에게 줄 선물에 손 글씨를 새기는 작업을 하기도 했다.

 

 

글씨는 펜 따라 간다

 

처음 시작할 때 나는 마카 펜 끝을 사선으로 잘라 사용했다. 그럼 글씨가 가로는 넓적하고 세로는 얇게 나와 캘리그래피 펜 못지않은 효과를 낼 수 있기 때문. 자신감이 붙으면 붓펜과 딥 펜에도 도전해보자. ‘쿠레타케’ 붓펜은 모가 부드럽고 진짜 붓의 질감이 느껴져서 초보자도 어렵지 않게 쓸 수 있는 펜으로 유명하다.

 

딥 펜은 옛날 방식으로 펜촉에 잉크를 찍어서 쓰는 펜이다. 조금 가격이 나가긴 하지만, 아날로그 감성을 제대로 담아낼 수 있어서 포기할 수가 없다. 처음에는 다루기 어려운데, 익숙해지면 정말 예쁜 글씨를 쓸 수 있다.

 

 

악필이어도 괜찮아

 

흔히들 생각하는 캘리그래피 용 글씨를 쓰려면 몇 가지 규칙만 익히면 된다. 제일 중요한 건 글자 사이의 간격과 글자 크기를 일정하게 유지하는 것. 기본만 잘 해도 글씨를 잘 쓴 것처럼 보이기 때문이다. 그 후에 자기의 개성을 담아 변화를 준다.

 

물론 변주에도 일정한 규칙이 있어야 한다. 예를 들면 ‘ㅇ’과 ‘ㅎ’은 작게 쓴다든가, 조사는 조금 아래에 위치시킨다든가 하는 규칙을 지켜야 들쑥날쑥해 보이지 않는다. 거기에 ‘ㄹ, ㅁ, ㅂ, ㅎ’을 흘림체로 써주면 좀 더 있어 보이는 손 글씨 완성! 이렇게 재미를 붙여 계속 쓰다 보면 자기만의 글씨체를 만들어내는 날이 올지도 모른다.

 

 

이토록 쓸모 있는 취미

 

글씨를 예쁘게 쓰는 것에만 집착하면 금세 지친다. 나는 책을 읽고 마음에 드는 구절을 캘리그래피로 남긴다. 그 문장을 읽었을 때의 느낌을 나만의 방식으로 담아내는 거다. 책을 읽는 데 그치지 않고 작품을 만들었다고 생각하면 뿌듯하다.

 

발표할 때 PPT에 손 글씨가 들어가면 급 ‘고퀄’이 되고, 스캔해서 영상이나 사진에 입혀도 느낌이 확 달라진다. 인테리어에 활용하기도 좋다. 내 스타일로 쓴 글씨를 SNS에 올려 차곡차곡 아카이브를 쌓는 것도 매력적인 일이다. 이렇게 여러 방식으로 활용하면 질리지도 않고, 더 오래 즐길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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