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내일

춘추 전국 스테레오 시대

각 지방에 대한 오해와 편견
“너희 동네에서는 진짜 그래?” 그렇기는 뭐가 그런가. 인터넷도 빵빵 터지는 나라에서 모르겠으면 너나 묻기 전에 좀 찾아보고 그러자. 56개 소수민족이 모여 사는 중국 대륙도 아니고, 화성에서 온 남자, 금성에서 온 여자도 아닌데 스테레오 타입은 어찌나 칼 같은지. 각 지방에 대한 오해와 편견이 똘똘 뭉치면 어떤 끔찍한 혼종이 나타나는지 한번 볼래? ※실제 주민 빡침 주의 

     

#서울 SEOUL
1. 니가 쏴. 서울 사람들은 다 잘살잖아.
통장이 텅장이면 서울 사람도 아니냐? 강남이나 여의도는 중심지니까 당연히 고층빌딩 쫙 깔려 있지. 거기 말고 사람 사는 데는 웬만하면 다 비슷비슷하거든? 그리고 서울에만 1000만 명이나 산다는데 부자도 당연히 많이 보이겠지!

2. 서울 사니까 연예인 많이 보겠네?
서울, 생각보다 많이 크다? 끝에서 끝 가려면 넉넉잡아 편도 2시간, 웬만한 데 가려면 40분은 걸리는데, 연예인들은 대중교통 안 타잖아. 연예인 좀 보겠다고 방송국 앞에서 죽칠 수도 없고. 결정적으로 계는 머글이 타는 거야.

3. 서울 사람? 어쩐지 깍쟁이 같더라.
오빠는 풍각쟁이도 아니고, 깍쟁이를 왜 여기 와서 찾아. 서울 사람은 무슨 말만 하면 깍쟁이래. 싫은 걸 싫다, 무례한 걸 무례하다고 하는데 왜 뭐 왜!

4. 사람들이 좀 차가워.
이어폰 좀 꼽고 다녔다고 이러기 있음? 서울에서 통근 일주일만 해보면 너도 꼽게 될걸. ‘출근 시간 만원 지하철+예수천국 불신지옥+도를 아십니까+분노조절 장애 파이터들’ 콤보를 겪다 보면 저절로 눈 막고, 귀 막고 싶어질 거야.

경기도 지역 번외 편 
➊ 서울 올라오느라 힘들었지? > 짚신 끈 꽉 묶고 걸었더니 3일밖에 안 걸렸어^^ 아휴 좋네 이 신.발.
➋ 인천이면 집에서 바다(공항) 보이겠네? > 느이 집 앞에서는 한강은 당연히 보이고, 63빌딩이랑 세종대왕 동상도 한눈에 보이고 그르지?
➌ 부평에서는 길에서 패싸움 하고 그래? 역시 마계. > 입 닥쳐 말포이.
➍ 파주 살면 북한 사람 본 적 있겠네? > 내래, 이 남조선 아새끼래 가만 안 두갔어.
➎ 의정부 부대찌개 그저 그렇던데. > 어쩌라고!

     

#충청도 CHUNGCHEONG-DO
1. 보령에서 머드 팩 하고, 아산에서 온천 하니까 충청도 사람들은 다 피부가 좋겠다!
보통 얼굴이 작고, 피부가 희고 매끈매끈하면 99% 충청도 사람이라고 보면 돼… 같은 소리 하고 있네. 웬 갯벌에서 머드 팩 하는 소리야. 우리도 팩은 로드숍 세일 때 사서 쓰거든?

2. 충청도 사람이라서 역시 말이 느리네.
뒤이이이지이일텨어어어어?

3. 충청도에는 맛집이랄 게 없지 않나?
심심하면 <식샤를 합시다> 먹방 클립도 찾아 보고 그래. 김치+피자+탕수육 황금 조합 ‘김피탕’이 충청도의 유산이야, 왜들 이래.

4. 왜 대전에 그 유명한 빵집 있잖아. 이성당인가?
#대전 따라해봐, 성심당! 성심당!! 성.심.당!!!(Feat. 호박고구마를 외치는 권혁수)

5. 맛있쥬! 해봐, 맛있쥬!
쥬 같은 소리 흐즈므르.(이 악물고) 네이버에서 백 선생님 연세 좀 보고 와. 요즘 20대 중 누가 사투리를 그렇게 쓰냐. 그런 애 있음 내 앞에 꼭 좀 데려와라.

     

# 강원도 GANGWON-DO
1. 방학 때마다 부모님 감자 농사 도와드리겠네?
먼저 부모님 농사지으시는지부터 묻는 게 예의 아니냐? 우리 부모님 회사에서 일하시고, 가족들 전부 아파트 살아…. 감자랑 옥수수는 2마트에서 주문해 먹는다. 하루면 오더라.

2. 왜 ‘마이 아파~’ 안 해? <웰컴 투 동막골> 같은 사투리 안 써?
(말잇못)… 자 달력 봐봐 2017년이지? 강원도에도 전기 들어오고, 인터넷도 된다.

3. 눈 많이 오면 고립된다며? 개썰매도 타고 그래?
북극곰을 만나봐야 정신을 차리지? 이런 시-베리안 허스키 같으니라고.

4. 닭갈비랑 막국수 유명해서 자랑스럽겠다^^
#춘천
내가 개발자도 아닌데 왜 때문에요…? 노파심에 말하는데 우리 동네에 별다방도 있고, 나는 자바칩 프라푸치노에 헤이즐넛 휩 추가도 할 줄 안다.

5. 너도 집 앞에서 서핑해?
#양양
보자 보자 하니까 중간이 없네. 아까는 북극 취급하더니. 양양이 호주냐? 골든코스트야? 서핑 보드 만져본 적 있을 것 같냐?

     

# 전라도 JEOLLA-D0 
1. 너희 집도 한옥마을에 있어?
#전주
넌 전주 하면 한옥마을밖에 모르겠지만 전주 꽤 넓어. 너희 집은 국회의사당 안에 있냐?

2. 넌 전라도 애가 홍어도 못 먹냐? 하수네~ 넌 뭘 처먹는 고수냐?

3. 전라도 출신이면 요리도 잘하겠다. 나중에 사랑 받겠는데? 
너 전라도 남자들한테도 그렇게 말하니? 그러다 나중에 많이 맞겠는데?

4. 다른 사람은 몰라도 너는 <택시운전사> 봐야 되는 거 아니냐?
#광주
너는? 넌 안 봐도 되고?

5. 아는 조폭 있어?
응, 지금 니 다리 분지르러 오고 있어.

     

#경상도 GYEONGSANG-DO
1. 너는 태극기 집회 나가야 되는 거 아니야?
응, 아냐.

2. 거긴 아직도 조선시대라며? 너 이제 금방 꼰대 되겠다.
#안동
성향이 보수적이라고 해서 다 꼰대가 되는 건 아니야. 집안 운운하면서 조롱하는 너야말로 꼰대 될 싹수가 보이는데?

3. 불국사나 석굴암 같은 데 백번 가봤겠네?
#경주 너희는 수학여행 때 와봤겠지만 우리는 수학여행 때도 불국사·석굴암은 안 가. 경주에도 다른 데 갈 곳 많거든?

4. 진짜 너희 동네에선 아스팔트 위에서 계란이 익어?
#대구
「대학내일」 에디터가 직접 해봤는데 반숙이지만 프라이가 되긴 됐대. 근데 세 시간 걸렸단다. 세 시간이면 서울에서도 충분히 될 것 같지 않아?

5. 포항 사람이라고? 오~ 과메기!
#포항
제 이름은 김내일입니다만?

     

# 제주도 JEJU-DO
1. 너희 집도 귤 농장 함수꽝? 한라봉 많이 먹언?
제주도에선 한라봉이 길에 굴러다니는 줄 아냐? 니 귤 나눠 먹기 싫으면 그냥 싫다고 말해라 쫌.

2. 너희 할머니 해녀야? 너도 물질 해봤어?
느그 할머니는 뭐하시노? 그리고 물질이 그렇게 쉽게 할 수 있는 건 줄 알아?

3. 그럼 말 잘 타겠네? 아니? 201번 타고 다녔는데? 바쁠 땐 택시도 탔는데? 정유라랑 헷갈리는 거 아니야?

4. 제주도의 자랑은 역시 이효리지~
야, 그럼 밀양의 자랑은 전도연이고, 서울의 자랑은 박원순이냐? 이효리 고향이 충북 청주란 걸 몰라서 그러나.

5. 어? 너 표준어도 다 알아듣네? 난 제주도 말 못 알아듣겠던데.
응, 너만 못 알아들어. 우린 다 알아들어. 경허지 맙서. 무신 거옌 고람 신디 몰르쿠게? (그러지 마. 뭐라고 말하는지 모르겠지?)

  # 모든 대화에 써먹을 수 있는 마법의 사투리
최근 ‘넵’으로 모든 문제를 해결하는 사람들에 대한 집중탐구가 온라인에서 화제가 되었다.(‘넵병을 집중탐구해보았다’ by 박창선 대표) 트위터 계정 ‘충청도 사투리 봇’은 ‘뭐여’의 무궁무진한 활용법을 소개해 호응을 얻었다. 본 기사에서는 ‘넵’과 ‘뭐여’처럼 다양한 의미로 쓸 수 있는 마법의 사투리를 분석했다. 아~따, 말 많네….

01. 넵 #오키 #글쿤 #응응➊ 넵! = 네, 알겠습니다.  > 기본형으로, 상대방에 대한 호의도 불만도 없는 상태다.➋ 넵… = 네? 아, 그건 좀… 내가 그런 것까지 해야 하나… 일단 알겠습니다. > 말줄임표로 여운을 남김으로써 소심하게 불만을 드러냈다.➌ 넵ㅋㅋㅋㅋ = 휴, 이 일은 어찌어찌 마무리됐네. > 대화를 기분 좋게 마무리짓는 멘트다. 여기서 ‘ㅋㅋㅋㅋ’는 안도의 웃음. ➍ 넵넵!!!! = 아, 알았으니까 이제 그만 좀 물어봐. > 할 말이 다 끝난 것 같은데 자꾸 사족을 붙이는 상대방에게 살짝 짜증이 난 상태다.

02. 뭐여 #기여? #말햐 #알어➊ 뭐여? = 나도 방금 와서 잘은 모르겠지만 지고 들어갈 순 없지. 빨리 설명 좀 해줘봐. > 영어 회화에서의 ‘What?’과 비슷한 의미로, 일단 주도권을 잡고 대화를 시작하겠다는 심산. ➋ 뭐여… = 내가 그런 거 아닌데 왜 자꾸 나한테 뭐라고 하는 거야… > 여기서 말줄임표는 억울함의 표현이다. 조금 더 대화가 진행되면 울지도 모르니 주의. ➌ 뭐~여! = 그게 지금 말이 되는 소리냐? > 욕설이 나오기 직전, 마지노선이다. ➍ 뭐여~ㅎㅎ = 내 생일이라고 선물 준비한 거야? 아잉, 몰라! 사랑해♡ > 입이 귀에 걸렸다.

03. 맞나 #그쟈 #뭐라노 #됐다➊ 맞나. = 관심 없다. > 대부분의 ‘맞나’는 여기에 속한다.  ➋ 맞나? = 평소처럼 한쪽 귀로 흘려버리려고 했는데 요거는 관심이 조금 생기네. > 대화 주제에 호기심이 생겼다. 위의 ‘맞나’와 구별하기 쉽지 않으니 주의. ➌ 맞나!!! = 지금까지 나 몰래 너희끼리 뒤에서 이런 짓들을 꾸며왔다는 거지? > 이쯤 되면 맞는지 안 맞는지는 상관없다. ➍ 맞나… = 아뿔싸. 거기까지는 생각을 못 했네. > 한창 주장을 펼치다 누그러진 상태다. 더 몰아붙여라.

04. 아따 #왐마 #거시기 #시방➊ 아따, = 니가 뭘 몰라서 그러는데 지금부터 내가 잘 설명해줄 테니까 들어봐. > ‘맞나’처럼 별 의미 없는 추임새지만, 친절하고 다정한 느낌을 준다. ➋ 아~따 = 저놈 저거 마음에 안 들어. > 1번에 억양이 약간 더해지면 화자가 뭔가 꺼림칙해하고 있음을 뜻한다. ➌ 아따! = 그렇게 말했는데도 또 그러냐? > 당신을 답답해하고 있다. 한번 말할 때 똑바로 알아듣자. ➍ 아따…? = 지금 이 상황이 어떻게 돌아가고 있는 거지? > 두뇌를 풀가동해보지만 잘 돌아가지 않을 때 내뱉는 혼잣말이다.

[832호 - issue]

ILLUSTRATOR 남미가  
#832호#832호 대학내일#832호 이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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