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O대학교 O*학번 신입생 모임’ 클럽에 가입되셨습니다. 내 생에 다신 없을 조상 덕으로 대학에 합격한 후, 집에서 5분 거리인 편의점에서 하루에 4시간 쉬엄쉬엄 알바하며 놀던 시절. 지금은 추억의 이름이 된 ‘42월드’에서는 대학교마다 매년 신입생 모임 클럽이 생성됐더랬다.

 

혹시 우리 과 사람도 있으려나? 서울 사람들은 다 깍쟁이라던데 미리 친해져야 학교생활이 수월하지 않을까… 하는 촌사람의 걱정을 안고 ‘눈팅’을 시작했다. 상경계열 친구들로 가득한 가입 인사 게시판을 쭉쭉 내리다 발견한 반가운 단어. “안녕하세여~ 국문과 0*학번입니다ㅋㅋㅋ” 나는 한참 고민하다 ‘쪽지’ 버튼을 눌렀다.

 

마음이 솜사탕처럼 두둥실 떠올라 있던 탓인지 우리는 금세 친해졌다. 그 애는 재밌었고, 함께 있으면 오랜 친구처럼 마음이 편안했다. 같이 학식을 먹고, 학교 앞 카페에서 수다를 떨고, 노래방에 갔다. 하지만 그런 날이 오래 이어지지는 않았다. 입학한 지 한 달 만에 그 애가 반수를 결정했기 때문이다.

 

 

고민하던 친구는 결국 1학기도 끝나기 전에 자퇴를 하고 입시 학원에 들어갔다. 그 뒤로 한 번 그 애를 응원하기 위해 학원 근처에 찾아갔고, 또 한 번, 원하는 학교에 입학한 것을 축하해주며 밥을 먹었던 기억이 난다. 자석처럼 서로를 끌어당겼던 친밀함은 누군가 등을 돌리지 않았는데도 자연스럽게 옅어졌다. 우리는 더 이상 공유할 수 있는 것이 없었으니까.

 

몇 년에 한 번씩 생뚱맞은 타이밍에 연락이 오곤 했지만, “밥 한번 먹어야지” 허공으로 흩어져버릴 말만 서로 주워섬길 뿐이었다. 그런데 몇 주 전 내 생일날 그 애에게 연락이 왔다. 뭐하고 사냐, 무슨 일 하냐, 저번에 물어봤던 질문들을 실없이 건네다가, 이번엔 웬일인지 대화가 슬슬 진전이 됐다.

 

 

그러고는 얼떨결에 주말 약속을 잡게 되었다. 주말 약속… 얼굴 본 지 약 7년 만에 말이다. 스무 살 때 친했던 친구를 만나기로 했다는 말에 회사 동료들은 걱정을 빙자한 악담을 퍼부었다. “보험 파는 거 아니야?” “아님 옥 매트.” “다단계에 너 집어넣을 수도 있어. 조심해.”

 

아아…? 그런 캐릭터는 아닙니다만, 다른 종류의 걱정이 스멀스멀 밀려들었다. 만나는 내내 추억팔이만 하게 되는 건 아닐까? 누군가는 옛날이야기가 제일 재밌지 않느냐고 반문했지만, 같이 학교를 다닌 기간이 한달 뿐인데 아이템이 많아봐야 얼마나 있겠는가.

 

서로의 현재는 나누지 못하고 양도 적은 추억 여물을 되새김질만 하다가 엄청난 ‘현타’에 시달리면 어떡하지. 벌써 겁이 나는 것이다. 서로에게 실망하게 될까봐 두렵기도 하다. 사람은 누구나 변하고(높은 확률로 안 좋게 변하고), 7년은 한 사람이 충분히 상해버릴 수 있는 시간이다.

 

 

우리가 서로를 좋아했던 이유는 온데간데없이 사라지고 그 자리에 곤란함과 뜨악함만 들어찰지도 모른다. 그래서 집에 돌아오는 길에 ‘역시 추억의 친구 따위 만나는 게 아니었어’ 전봇대를 탕탕 치며 후회할 수도 있다. 그냥 참 괜찮은 애였다고, ‘빙봉’처럼 아름답게 기억의 저편에 남겨둘걸! 울부짖으며.

 

추억밖에 없는 공허한 만남이 싫으면서도 추억파괴자가 되고 싶진 않은 이 심정. 우리의 우정은 다시 리필될 수 있을까. 다녀와서 후기를 써보도록 하겠다.


[833호 – 독립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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