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고 편집부엔 아무도 없었다
「미스테리아」 김용언 편집장
미스터리(mystery)와 히스테리아(hysteria)를 합쳐 만든 「미스테리아」는 ‘미스터리를 광적으로 좋아하는 사람’이라는 뜻의 구어다. 그러나 마니아들끼리의 소모임을 열 생각은 없다. 영화나 드라마에서 미스터리를 즐기던 사람들, ‘이야기’ 자체에 애정을 가진 사람들을 불러 모으려 한다. 잡지 제작을 전담하는 건 김용언 편집장 하나. 더 많은 사람들이 미스터리를 즐길 수 있도록 그녀가 여기저기 발품을 파는 동안, 편집부엔 아무도 없었다.
Q. SNS에서 웬만한 베스트셀러 못지않게 「미스테리아」 얘기가 많이 나오고 있어요. 온라인 서점에서 문학 부문 1위를 기록하기도 했던데요.
미스터리 마니아들이 힘써주신 것 같아 기쁘기는 한데, 최대한 냉정해지려고요. 창간호는 언제나 프리미엄이 붙어요. 내용에 상관없이 창간호만 모으는 분들이 꽤 있거든요. 2호부터는 그 프리미엄이 없다고 생각하면서 만들어야겠죠. 이번엔 창간호라 부록에도 힘을 많이 줬잖아요. 그 덕도 많이 봤어요.
Q. 타블로이드 이미지로 만든 엽서에 사람들이 그렇게 열광할 줄은 몰랐어요. 한정판이라 놓쳐서 아쉬워하는 분들도 꽤 되고. 어떻게 기획하게 됐나요?
예전에 프랑스에 갔는데 30-40년된 영화 포스터를 엽서로 만들어서 팔더라고요. 오히려 도시풍경보다 더 마음에 들어서 여러 장 사뒀었어요. 또 미스터리 관련 작업하면서 자료를 찾다 보면 옛날 잡지를 많이 보게 되거든요. 혼자 보기 아까운 것들이 많아요. 그래서 엽서로 만들었죠. 일단 내가 갖고 싶고.(웃음) 이미지 100개 찾는 데만 3주 걸렸어요.
Q. 「미스테리아」 창간 전에는 어떤 일을 하셨어요?
주로 잡지사 기자였어요. 영화지 쪽에서 일을 하다가 「판타스틱」이라고, 2년도 못 채우고 폐간된 비운의 장르문학 잡지의 창간멤버로 참여했어요. 직전에는 인터넷 매체 프레시안에서 서평 섹션 팀장으로 일했고요. 「미스테리아」 제안을 받고 작년 가을부터 합류하게 됐죠.
Q. 미스터리 소설을 단행본으로 만들 때와는 접근 방식이 좀 달랐을 것 같아요.
소설만 있는 게 아니라 기획기사나 리뷰도 함께 싣는 잡기이기 때문에 소설 외에 어떤 정보를 줄 수 있느냐가 중요했어요. 완전 하드한 마니아를 타깃으로 하자면 폭이 너무 좁아지거든요. 그 사람들은 저보다도 많이 아니까요.(웃음) 그래서 원래 소설을 좋아하는데 미스터리에도 약간 관심이 있는, 소위 일반 독자들까지 만족시키려고 노력했어요. 사실 그러다가 어중간해질 위험도 있는데, 최소한 한 꼭지씩은 관심을 갖겠지 하는 생각으로 구성했어요.
Q. 저 같은 경우도 미스터리를 특별히 좋아하는 사람은 아닌데, 재밌는 콘셉트의 잡지가 나왔다니까 관심이 생겼거든요. 표지 디자인도 강렬했고요.
네, 디자인에 욕심을 많이 냈어요. 신진 디자이너한테 외주를 맡겨 진행했거든요. 근데 기존 틀에서 많이 벗어난 디자인이다 보니 호불호가 좀 갈려요. 사실 욕도 꽤 먹었고….(웃음) 우리에게 익숙한 잡지의 포맷을 선택할 수도 있었지만 저는 그래도 새로운 내용을 담았다면 보여주는 방식도 새롭게 하고 싶었어요. 저희도 이제 시작이니까 앞으로 독자들의 의견에 귀를 기울일 건데요, 독자 여러분들도 조금 더 마음을 열고 다가와주셨으면 좋겠어요.
Q. 「미스테리아」라는 제호는 만들기 전부터 정해져 있었나요?
아뇨, 내부에서 다른 편집부원들한테 아이디어도 받으면서 고민을 많이 했어요. 딱 들었을 때 미스터리가 떠오르면서도 세련된 느낌을 주고 싶었거든요. 그렇게 막연히 찾다가 우연히 발견한 제호예요. ‘Urban Dictionary’라고, 번역할 때 유명한 미국 속어사전이 있는데 거기서 딱! 그래서 메이즈, 미스터리 살롱 등 그때까지 나왔던 후보들은 꼭지 명으로 대체됐죠.
Q. 소설뿐 아니라 영화, 드라마, 웹툰에서도 미스터리가 많이 활용되잖아요. 다른 콘텐츠와 달리 미스터리 ‘소설’에만 있는 매력은 뭐가 있을까요?
소설로만 표현될 수 있는 이야기들이 생각보다 많아요. 시간과 공간에 제약이 없으니까. 영화 같은 경우, 제작비나 배우 캐스팅, 2시간의 러닝타임 등 제약이 많은 매체잖아요. 그래서 압축해야 하고, 그러다 보면 볼거리 위주로 편집할 수밖에 없는 경우가 잦은 것 같아요. 드라마에는 심의라는 제약이 있고. 그런 점에서 소설은 자유롭죠. 미스터리에는 길고 복잡한 과정을 거쳐야 하는 종류가 있는데, 그걸 표현하기에는 소설이 완벽할 거라 생각해요.
Q. <셜록>이나 수많은 스릴러 영화를 보면 미스터리는 분명 대중성을 가진 요소인데, 소설의 영역으로만 오면 ‘마니아’라는 수식어를 붙이는 것 같아요.
저도 항상 그게 불만이에요. 뉴스나 신문을 보면 뭐 하나 속 시원하게 해결되는 사건이 없잖아요. 돈, 권력으로 유야무야 흐지부지…. 그래서 악인이 처벌받는 미스터리를 보면서 대리만족을 느끼는 분들이 많을 거라고 생각해요. 영상 매체로 즐기는 것만큼 소설에도 관심을 가져주면 좋을 텐데 좀 아쉽죠. 마니아가 아니더라도 분명 매력을 느낄 만한 지점이 미스터리 소설에 있거든요. 「미스테리아」에서 그런 부분들을 부각시키려고 노력을 많이 했습니다.
Q. 마니아가 아닌 「대학내일」 독자들에게 미스터리 작품 추천 좀 부탁드릴게요.
아… 미스터리는 취향을 많이 타서 이런 거 어려운데…. (정말 오래 고민) 입문자라면 우선 유명한 작품들 위주로 읽는 게 가장 좋은 것 같아요. 아가사 크리스티의 『그리고 아무도 없었다』나, 『오리엔트 특급 살인』이나. 셜록 홈즈 시리즈도 좋은데, 그 중에서도 유명한 단편집들 위주로 시작하시면 좋아요. 제가 좋아하는 단편을 말하자면 「얼룩 끈」, 「붉은 머리 연맹」 같은 것들? 아님 요즘엔 일본 애니메이션도 많이들 보시니까 미야베 미유키도 괜찮겠네요. 두께의 압박감을 덜려면 『모방범』, 『낙원』보다는 『화차』가 낫겠네요. 어쨌든 처음이라면 공인된 걸작부터!
Editor 기명균 kikiki@univ.me Photographer 이서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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