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리 집이 좋아도 하루 정도는 바깥 공기를 쐬자. 다행히 가을엔 에너지를

최소화하면서도 SNS에 인증까지 할 수 있는 전시회가 여기저기서 꽤 많이 열린다. 


 

 

# 너무 예쁜 쓰레기는 쓰레기가 아니었음을 – PLASTIC FANTASTIC: 상상 사용법

 

어떤 물건을 보고 ‘예쁜 쓰레기’라 이름 붙이는 사람들의 속내는 둘 중 하나다. ‘예쁘긴 한데 저걸 어디다 써?’와 ‘아무 짝에도 못쓰겠지만 너무 예쁘잖아….’ 몇 년 전까지는 나도 전자에 속했는데, 요사이 점점 후자로 마음이 기운다. 뭘 해보기도 전에 쓸모가 있는지부터 따지고 드는 분위기에 마음이 답답해져서일까.

당장은 크게 쓸모없어도 조금만 기다리면 쓸 데가 있을 텐데, 하는 마음으로 작은 소품 하나에 감정을 이입하는지도 모르겠다. 전시 <PLASTIC FANTASTIC>는 예쁜 쓰레기의 쓸모를 고민했던 디자이너들의 작품들을 모았다. 플라스틱의 어원은 ‘모양을 낼 수 있다’는 뜻의 라틴어 plasticus. 플라스틱은 자유자재로 색깔과 모양을 바꿀 수 있으니 일단 예쁜 뭔가를 만들고 나서, 이걸 어디에 쓸지 고민해도 됐을 것 같다.

프랑스의 평론가 롤랑 바르트는 “플라스틱은 단순한 재료가 아닌 한계 없는 변화의 아이디어 그 자체”였다고 했다. 전시장 속 ‘예쁜 쓰레기’들이 던져줄 아이디어 조각으로, 꽉 막힌 머릿속을 말랑말랑하게 만들어보자.

TAG #예쁜쓰레기 #플라스틱신드롬 #알록달록 DATE 2017.9.14 ~ 2018.3.4 PLACE 디뮤지엄

 

 

 

# 내 마음이 쉴 수 있는 곳 모네 빛을 그리다: 두 번째 이야기

 

가을은 기분이 이상해지는 계절이다. ‘가을 탄다’는 애매한 표현으로밖에 규정할 수 없는 이상한 기분, 이 기분의 이유가 있다면 날씨다. 분명 갑자기 선선해진 공기가 뇌에 무슨 신호를 주고 있는 게 틀림없다. 이상해진 기분으로 예전에 듣던 노래를 찾아 듣거나, 좋아하는 영화를 다시 꺼낸다. 귀에 익은 멜로디가 집처럼 느껴지고, 영화 주인공은 물론 얄밉던 상대 캐릭터마저도 귀여워 보이는 현상.

익숙한 위로가 필요하다는 건 마음이 지쳤다는 신호다. 뜨거운 여름을 보내며 지친 마음을 쉬게 해주자. 가을은 그러라고 있는 거다. <모네, 빛을 그리다: 두 번째 이야기>는 조형설치 미술가 다니엘 경이 프랑스 화가 클로드 모네를 테마로 꾸민 전시다. 메인 무대는 지베르니 정원.

모네는 젊을 때부터 “내가 이 다음에 큰돈을 벌면 지베르니에 집을 얻을 것이다”라고 말했고, 그 다짐대로 이곳의 아름다운 풍경 속에서 말년을 보냈다. 누구나 마음의 안식처를 필요로 한다. 정원을 그대로 옮겨 놓은 듯한 이 공간을 거닐며 나의 지베르니는 어디인지 스스로 묻다 보면 어느 새 마음은 충전을 마칠 것이다.

TAG #마음의안식처 #클로드모네 #인상적인인상파 DATE 2017.7.7 ~ 2018.3.4 PLACE 본다빈치뮤지엄

 

 

 

# 그럴 땐 이 느낌을 꺼내먹어요 – 최랄라: 랄라 살롱

 

CD를 안 산지 꽤 됐다. 이제 대신 스트리밍 사이트에서 새로 나온 앨범 목록을 훑는 것으로 만족한다. 요즘은 매일 신곡이 쏟아지다시피 해서 클릭하고 노래를 듣는 건 그 중 일부다. 처음 듣는 이름이라도 클릭하게 될 때가 있는데, 대개는 앨범 재킷 이미지에 끌려서다. 이런 사람이 나 한명만은 아닐 테니, 앨범 타이틀을 잘 붙이는 것만큼이나 잘 만든 재킷 이미지가 중요할 것이다.

단어로 설명하기 힘든 느낌을 한 장의 사진만으로 담아내는 사람은 입이 무거울까? 태연, 비와이, 자이언티 등 트렌디한 뮤지션들의 앨범 재킷 이미지를 작업한 포토그래퍼 최랄라는 그 반대인 것 같다. 그의 사진전 <최랄라: 랄라 살롱>은 전시공간 전체를 19세기 파리 어느 골목에 있었을 법한 살롱으로 재현했다.

살롱이라면 대화가 빠질 수 없다. 그는 관람객에게 현실을 잠시 잊고 문화와 예술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는 낭만적인 시간을 선사하고자 공간을 꾸몄다. 그의 사진들은 전시장에 흐르는 음악과 어우러져 메마른 감성을 만져줄 것이다.

TAG #꺼내먹어요 #살롱으로의초대 #마지막로맨티스트 DATE 2017.10.21 ~ 12.24 PLACE 구슬모아당구장

 

 

 

# 방탈출 대신 현실탈출요 – 앨리스: 인투 더 래빗 홀

 

모험담이 귀한 시대다. 늘 그랬던 건 아니다. 어릴 때 할머니 무릎 베고 듣던 얘기는 대개 모험담이었다. 평범한 주인공이 한 가지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혹은 거창한 목적 없이도) 모험을 떠났다. 여정은 위험천만했다. 그럴싸한 무기 하나 없이 지도 한 장 손에 들었을 뿐인데도 겁 없는 주인공은 뒷일 걱정 없이 뭐가 튀어나올지 모르는 길을 계속 걸었다.

끝판왕을 무찌르고 집으로 돌아오는 모험담은 대부분 통쾌했다. 그런데 현실은 모험담 같지 않았다. 모험 비슷한 말만 꺼내도 모르는 사람까지 달려들어 뜯어말렸다. 해피엔딩이 가능할 것 같냐는 비아냥과 함께. 그래서 이젠 무기를 한아름 안고 구글 지도 깔린 스마트폰을 손에 쥐어도 한 발짝 나서기가 힘들다. 모험담이 고픈 사람이라면 전시 <앨리스: 인투 더 래빗 홀>로 맛이라도 보자.

루이스 캐럴의 이상한 모험담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를 현대적인 감각으로 재해석해 3차원 테마파크 ‘앨리스 랜드’로 재탄생시켰다. 하얀 토끼가 뛰어들었던 굴, ‘래빗홀’을 통과하는 순간 11개의 기상천외한 공간이 펼쳐진다. 뭐가 튀어나올지 모르는 이 기분, 너무 오랜만이지?

TAG #이게나라냐 #신기방기 #토끼찾아삼만리 DATE 2017.8.8 ~ 2018.3.1 PLACE 갤러리아포레


[834호 – issu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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