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프로듀서 여러분. 사계절 내내 훈훈함을 피톤치드처럼 내뿜는 공연을 만나러

떠나보지 않으시렵니까? 비주얼+작품성으로 온 감각을 자극하는 단 4 편만 픽했다. 


 

 

 

# 꽃보다 엘리펀트 송 – 엘리펀트 송

 

관극 전 체크리스트 세 가지. 첫째, 크리스마스가 기다려진다. 둘째, 미스터리를 좋아한다. 셋째, 쫄깃한 진행과 여운 있는 엔딩을 원한다. 어맛, <엘리펀트 송>이 딱 이잖아? 국내에서는 자비에 돌란이 주연한 영화로 더 유명하지만 상관없다. 연극에도 못지않게 매력적인 배우 박은석·전성우·곽동연이 주인공 마이클이 되어 무대에 서거든.

일단 세 배우의 아우라만으로도 흐뭇해지는 가운데, 마이클이 어떤 애인고 하니. <스누피>의 라이너스가 애착 담요 끌고 다니듯, 애착 코끼리 인형을 몸에서 떼지 않는 소년이다. 귀여움으로 ‘심쿵’시키는 것도 모자라 심박수를 극한으로 몰아가는 시방 위태로운 소년은 병원장 린드버그와 게임을 시작한다.

크리스마스이브에 실종된 정신과 주치의 로렌스의 행방을 걸고! 결말은 스포라 말해줄 수 없지만, 작품은 그 자체로 충분한 울림이 된다. 90분간의 모든 미스터리가 상처를 고백하는 과정이라서다.

POINT 뾰족뾰족해 안아주고 싶은 미소년 vs 중년 냉미남의 팽팽한 기 싸움.

DATE 2017.9.6~2017.11.26 PLACE 수현재씨어터

 

 

 

# 이 미모 실화냐? 엠. 버터플라이

 

어둠이 깔린 무대 위에 처연한 두 남녀. 아니 두 남자 인가? 홀릴 듯 요요한 분위기를 풍기는 주인공들이 등장하는 연극의 정체가 뭘까? 이 연극은 오페라 <나비부인>을 차용한 작품이다. 행여 딱딱할까, 비련의 주인공이 등장하는 낡은 신파일까 인상 찌푸리진 말 길. 도리어 ‘파격’에 가까우니까.

1986년 프랑스 영사 버나드 브루시코가 중국의 경극배우이자 스파이였던 쉬 페이푸에게 국가 기밀을 누설한 실화를 모티프로 하거든. 마치 <서프라이즈> 같아서 믿기 힘들지만, 경극은 사실 모든 배역을 남자가 연기하고, 쉬 페이푸도 여장남자였고, 버나드는 오랜 세월 그와 부부로 살면서도 여성이 아닌 것을 알지 못했다고. 이 눈치가 실화라니….

여하튼 <엠. 버터플라이> 또한 배우 장율과 오승훈이 여장을 하고 주인공 ‘송 릴링’을 연기한다. 배우들의 미모도 미모지만, 더 끌리는 건 작품이 주는 메시지. 연기인지, 사랑인지, 집착인지 모를 복잡 미묘한 관계 속에서 서양인이 ‘동양 여성’을 대하는 편견을 통렬히 꼬집는다.

POINT 아리따운 송 릴링을 향한 르네의 전쟁 같은 사랑. 으르렁!

DATE 2017.9.9~2017.12.3 PLACE 아트원씨어터 1관

 

 

 

# 충성! 충성! 충성! – 여신님이 보고 계셔

 

지구상에서 제일 듣기 싫은 얘기가 연애에 서툰 복학생 오빠가 해주는 군대 이야기라지만, ‘국방부가 보고계셔’여도 어울릴 본격 군 뮤지컬에는 좀 빠져든다, 등장인물은 여신님 빼고는 전부 군인. 대위 한영범, 상병 신석구, 상위 이창섭, 인민군 병사 류순호·변주ㅎ… 뭔가 이상해! 응, 6ㆍ25가 한창일 때라 그래.

포로 이송선이 난파되면서 무인도에 표류한 6인. 햇볕정책도 못했던 남북 대통합을 가능케 한 건 막내이자 유일하게 배를 수리할 수 있는 능력자 순호다. 전쟁 후유증에 시달리는 그를 위해, 군인들은 “이 섬에 살고 있는 여신님은 누가 착한 아이인지 알고 계신대” 우쭈쭈 스킬을 시전 하는데….

사실 이 뮤지컬의 진짜 정체는 영화 <공동경비구역 J.S.A>와 <웰컴 투 동막골> 사이 어디쯤에 있다. 강한 캐릭터성을 가진 작품인 만큼 배우 성두섭, 홍우진, 조풍래, 강성욱 등 매력을 폭발시키는 배우들이 넘실댄다. 바위같은 감성의 소유자도 이 총천연색 스펙트럼 속에서는 웃다가 울게될 껄? 집에 가는 길, 대표곡에 맞춰 내적 댄스 추지 않도록 정신 붙들어 맵니다!

POINT 거친데 귀여운 군인들이 보여줍니다. 중독성 쩌는 율동과 후크송.

DATE 2017.9.26~2018.1.21 PLACE 유니플렉스 1관

 

 

 

# 이런 사람 또 없습니다 – 나와 나타샤와 흰당나귀

 

소리 내어 읽기만 해도 노래가 되는 백석의 시 중 약 스무 편만 고르고 골라내어 뮤지컬로 만들었다. 백석 특유의 말맛은 하나도 버리지 않고 피아노 선율에 얹은 것부터 보통 애정이 아니다 싶더니. 작품의 알맹이는 무려 ‘천년의 사랑’이란다. 시 ‘나와 나타샤와 흰당나귀’의 실제 모티프라고도 하는 故 자야 김영한과 백석의 사랑!

이로써 배우들은 무대 위에서 한국 문학사상 최고의 미남이 되어, 한국 문학사에 획을 그은 연애담을 그려가게 됐다. 막대한 부담감에도 불구하고, 자야의 기억 속, 백석의 ‘리즈시절’은 말쑥하게 구현된다. 말쑥하다 뿐일까.

세련된 멋의 강필석, 김경수, 오종혁은 물론, 싱그러운 고상호, 진태화까지 5명의 배우들이 백석으로 등판한다. 백석의 등장으로부터 뮤지컬은 곧 ‘시’ 되니 손수건은 꼭 챙겨라. 어떤 캐스트로 보더라도, 백석의 해사함에 한 번, 자야의 애달픈 회상에 또 한 번 울게될 테니까.

POINT 철은 좀 없지만 꿀 떨어지는 사랑꾼. “눈은 푹푹 나리고, 당신이 아니 올 리 없다”

DATE 2017.10.19~2018.1.28 PLACE 유니플렉스 2관


[834호 – issu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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