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엔 좀 더 급진적인 19금 주제를 이야기하려다 깨달았어. 여성들은 본인 성기 모양을 자세히 본 적도 없더라. 남자 성기와 달리 보는데 수고를 들여야 해서일까. 부르는 말도 제대로 없더라고. 그곳 아니면, 아래쪽, 거기로 두루뭉술 돌려 말하거나, 갖가지 속어로 비하당하기 일쑤지.

수천 년간 멀쩡히 존재하는데도 없는 것처럼 취급당해온 여성의 성기에게 당당함을 되찾아주고 싶었어. 네덜란드의 성과학자가 쓴 인문 서적 『마이 버자이너』가 길잡이가 되어주었지.


 

#『마이 버자이너:세상의 기원, 내 몸 안의 우주』

부정과 금기 그리고 억압의 대상이었던 여성의 성기를 과학적이고 문화인류적인 관점에서 다루는 책이야. 여성의 성기를 일컫는 용어에서 시작해, 구조와 기능, 처녀성, 프로이트의 해석, 클리토리스 절제, 바이브레이터, 여성성에 대한 혐오와 숭배에 이르기까지 방대한 범위를 세세하게 훑어나가고 있어.

국내에서는 2007년 『버자이너 문화사』라는 제목으로 처음 출간되었다가 2017년 『마이 버자이너』라는 이름으로 재출간 되었지. 독자들에게는 10년이라는 공백이 있었고, 세상은 점점 성에 관대해져 가고 있지만, 과연 ‘여성 성기’에 대한 취급은 얼마나 달라졌을까? 직접 읽으면서 느껴봐.

 

# 작가 옐토 드렌스는 누구?

네덜란드의 성과학자로, 성에 관한 모든 문제를 상담·진료하는 의사야. 정신 치료 분야에서도 자격을 취득해, 이례적으로 신체와 정신의 성과학을 두루 연구하고 있대. 전 세계 성과학자들이 공동 집필한 『국제성과학백과사전』에서 ‘네덜란드 편’과 ‘앤틸러스 제도 편’을 쓰기도 했어. 그런데 재밌는 사실은 ‘여성의 성기’에 관해 이야기를 써 내려간 이 페미니스트가 남성이라는 거야.

 

 

# 내 성기를 내가 잘 모르겠는 이들을 위한 Q & A

본 Q&A는 『마이 버자이너』를 인용 및 재구성한 내용입니다.

 

01. 내 것만 너무 이상하게 생긴 것 같아요. 수술이라도 해야 할까요?

원래 인간의 생식기가 그렇게 생긴 거야. 설마 핑크빛이나 완벽한 대칭이 아니라 아름답지 않다고 생각하는 건 아니지? 사람의 외모가 전부 다르듯, 외음부의 모양도 전부 다르다고.

“치구와 대음순 부위를 특징짓는 것은 질기고 색이 짙은 털들이 나 있다는 사실이다. 또 다른 특징은 다소 두터운 피하지방층 덕분에 둥근 언덕처럼 살짝 솟아 있다는 점이다. 소음순의 모양과 크기는 사람마다 다르다. 일반적으로 가장자리가 다른 곳보다 조금 색이 짙다. 대음순과 소음순 사이의 피부에는 주름이 잡혀 있는데, 그 깊이도 사람마다 꽤 다르다.” ▶p. 41

 

02. 섹스할 때 남친이 제 질을 못 찾을까봐 걱정돼요. 저도 제대로 본 적이 없고요.

헷갈릴 수가 없지만 본인조차 제대로 모르겠다면, 지금이 관찰할 때야. 수련의들은 자기 몸을 직접 보면서 해부학 지식을 이렇게 점검한대.

“손거울로 보면 어디까지 음모로 덮였는지 알 수 있다. 물론 사람마다 편차가 굉장히 크다. 음순을 살펴보면 소음순 가장자리가 주변보다 색이 어둡고, 특정한 방식으로 주름져 있다는 걸 알게 될 것이다. 더 뒤에는 항문이 있다. 질과 항문을 잇는 중심선에 옅은 봉선이 있는 걸 보게 될 것이다. 어쩌면 클리토리스가 이미 거울에 비칠지 모른다. 하지만 보통은 소음순을 벌려야만 보인다.” ▶p. 63-64

 

03. 자위나 섹스를 많이 하면 음순이 커지고 색이 변한다던데 사실이에요?

지금 이곳이 근대였더라면 ‘그렇다’고 대답하는 의사들이 있었을 거야. 하지만 20세기가 지나자 의사들은 깨달았대. ‘아무것도 정확히 밝혀지지 않았다는 걸.’ 주변에 이 가설을 진심으로 신봉하는 이에겐 이렇게 일침을 날려주자.

“어리고 성에 대한 관심이 없는데도(자위도, 성교도 하지 않는데도) 사춘기를 지나 완전히 성숙한 어른의 성기 형태를 보이는 사람이 있을까? 거꾸로, 성적으로 경험이 많은데도 성기 발달은 어린아이 같은 수준에 머무른 사람이 있을까? 이것이야말로 진짜 수수께끼다. 하지만 아직 답은 나온 바 없고, 앞으로도 아마 나오기 힘들 것이다. 그런 일을 조사하라고 연구비를 대줄 기관은 없기 때문이다.” ▶p. 138~139


 


04. 여성들도 흥분하면 발기를 한다고요?

대체 어디가 발기하냐고? “클리토리스는 발기성 조직을 갖춘 구조인데, 질과 치골 사이에 있는 그 조직이 외관에서 예상되는 것보다 훨씬 크다는 사실은 생각의 여지를 남긴다. 클리토리스의 유일한 기능은 성적 흥분 시에 부풀어 오르는 것이다. 오르가슴에 도달하기 직전에는 그 현상이 수그러드는데, 클리토리스가 치골 쪽으로 끌어당겨지기 때문이다.” ▶p. 82

덧붙여 여성의 성욕을 비정상적이라고 여기는 이들에게 ‘클리토리스’는 없애야 할 적이래. 인류가 여성의 성기에 얼마나 잔인했는지 보여주는 ‘여성 할례’에 대한 챕터는 꼭 읽어보길!

 

05. 남친이 은근슬쩍 음모 면도를 권유해요. 간지럽고 아파서 싫은데 어쩌죠?

성적인 본능 ‘리비도’나 특정한 상황에서 일어나는 성적인 쾌감, ‘페티시’가 전부 부정적인 것은 아니야. 하지만 상대방의 취향에 맞춰주려다가 스스로가 초라하게 느껴지고, 자신의 몸을 긍정할 수 없고, 나아가 신체적 고통까지 느끼게 된다면 이야기는 달라져. 과연 섹스의 즐거움을 위해 그런 희생까지 감수할 필요가 있을까?

“음모를 면도하는 것은 남성들의 리비도를 위해 약간의 희생을 감수해주는 일로 보인다. 하지만 면도를 하고 나서 사우나에 가기 꺼려진다거나, 아이들 앞에 몸을 보이기 부끄러울 정도라면, 남성의 취향은 당신에게 바람직하지 못한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이다.”  ▶p. 482

 

06. 처음이 아닌데도 할 때마다 아파서 섹스하기 싫어요.

두 가지 증상을 의심해볼 수 있대. “삽입에 관한 문제로는 두 가지 확연히 다른 증상들이 있다. 질경련은 여성이 성교를 너무 꺼리는 바람에 저도 모르게 질 입구를 막는(완전히는 아니라도 거의 막는) 현상이다. 성교 통증(삽입 성교가 힘들어 통증을 느낌)은 삽입은 가능하지만 통증이 있는 현상이다.” ▶p. 284

질경련은 심리적인 원인으로, 성교 통증은 질에 생긴 상처나 감염으로 발생할 수 있대. 치료를 위해서는 전문의의 정확한 진단과 처방을 받는 게 좋겠지? 그렇지만 모든 걸 ‘내 문제’로 돌리지는 말자. 왜 아픈지도 모른 채 구석으로 내팽개쳐져 있던 우리의 음부가, 질이 너무 안쓰럽잖아.


[836호 – wonder women]

Editor 원더우먼 wonderwomen@univ.me

Cooperation 동아시아 출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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