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백해야 할 것 같다. 너에게 마음이 많이 떠났다는 걸. 넌 날 너무 춥게 했고, 가끔은 서럽게 했으며, 주변 사람들과 단절시켜 날 외톨이로 만들었다. 사실 만난 지 얼마 지나지 않은 시점부터 나는 너의 한계를 깨달았고, 언젠가 찾아올 이별을 고대했다.

 

더 나쁘게 말해볼까. 나, 너 돈 때문에 선택했다. 그때 내게 가장 절실했던 건 돈이었으니까. 그런데 아무리 돈이 필요해도 견딜 수 없는 것들이 있더라. 포근함, 따뜻함, 그런 거 너는 모르지? 가끔 온화하게 날 품어줄 때도 있었지만 그 시간은 너무 찰나여서 불안했다. 얘가 언제 갑자기 돌변해서 냉기를 뿜어댈까.

 

 

몇 개월 전부터 본격적으로 대안을 물색했다. 너보다 따뜻하고, 안전하고, 그래서 편안한 누군가가 있지 않을까. 네게 안겨 있을 때도 오늘은 어딜 가봐야 되나, 저번에 걔가 괜찮았는데… 그런 생각을 했다. 두어 달이 넘게 여기저기 찔러보면서 ‘이만한 애가 없나’ 흔들리기도 했지만, 결국에는 찾아냈다. 완벽한 상대를.

 

마음 같아선 당장이라도 짐을 싸서 달려가고 싶은데 그쪽도 정리해야 할 사람이 있다고 하네. 그때까지만 네 품에 좀 더 있기로 한다. 몸은 너한테 있는데 마음은 온통 그쪽에 가 있는 거, 너도 알았으려나? 조금 미안한 마음이 들어 잘 해주려고 노력했는데, 하기 싫은 걸 억지로 할 순 없더라. 이제 너에겐 어떤 에너지도 쓸 마음이 들질 않는다.

 

 

네 속을 들여다보는 것, 널 돌보는 일 모두 다음 상대에게 떠넘기고 싶다. 나쁜 년이라고 욕해도 괜찮다. 지금 내 고민은 여기저기 자리한 내 흔적들을 어떻게 빠르고 효과적으로 치울까 오직 그것뿐인 걸. 그렇다. 이것은 집에 대한 이야기다. 조급한 성격의 소유자라 이사 한 달 반 전 새로운 집을 계약했다.

 

자비 없는 마포구의 집값 때문에 70년대에 지어진 ‘맨숀’에 들어가야 하나 억겁의 고뇌를 하던 중, ‘맨숀’과 가격은 비슷하지만 한일 월드컵 때 지어진 빌라를 만났다. 두둥! 나 말고 다른 사람이 한 명 또 보러 왔다는 말에 초조해져 하루 종일 발을 동동 구르다 다음 날 은행 영업 시간이 되자마자 바로 계약금을 쐈다.

 

 

현관문 보안도 잘 돼 있고, 엘리베이터도 있고, 지금 집보다 훨씬 최근에 지어졌으니 웃풍도 그렇게 심하지 않을 거다. 실로 완벽한 환승이로다. 이사는 필연적으로 환승 이별과 닮아 있다. 성숙해지는 시간을 갖겠다고 이 집과 헤어지고 길거리를 전전할 순 없으니까. 문제는, 몸은 연신내에 있는데 마음은 이미 마포에서의 새 삶을 시작했다는 거지.

 

 

요즘 내 주말은 침대에 누워 하루 종일 그 집 인테리어를 어떻게 할지 고민하다 끝이 난다. 새 집을 ‘덕질’하고 있는 사이, 지금 집엔 먼지와 설거지 거리가 하늘 높은 줄 모르게 쌓여가고 있는데 말이다. 방치된 지금의 집은 조금 서운할까? 제가 내어준 방에 누워 매일 다른 집 생각을 하는 모습이 괘씸하려나. 그래도 너무 상심하진 말길. 자신도 누군가에겐 새로운 시작일 테니까.

 

P.S. 아, 실제로 환승이별을 해보진 않았습니다.


[837호 – 독립일기]

illustrator 이다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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