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년 전부터 뭐든 혼자 하는 게 유행하기 시작했다. 트렌드에 민감한 친구들이 하나둘 혼밥, 혼술, 혼자 여행을 예찬하기 시작하더니, 이제 뭐든 혼자 못 하면 바보 취급하는 세상이 됐다.
그러나 나는 여전히 혼자가 힘들다. 언젠가 큰맘 먹고 혼자 쇼핑을 하러 갔다가, 오 분도 안 돼서 쫓기듯 뛰쳐나왔다. 머리로 생각하면 별거 아닌 일인데, 왠지 모르게 점원 눈치가 보이고, 일행이 있는 사람들이 나를 보고 수군거리는 것 같아서 신경이 곤두섰다.
가끔은 이런 내가 답답하지만, 과연 나만 이런 걸까? 평소 나와 비슷한 성향인 친구에게 물었다. “너는 혼자 하는 게 정말 아무렇지도 않아?”
출처: tvN 드라마 <치즈인더트랩>
솔직히 말하면 나는 아직 한 번도 제대로 ‘혼밥’을 못 즐겨봤어. 가끔 어쩔 수 없이 혼자 먹어야 할 때가 있으면, 편의점에서 삼각김밥으로 때우거나, 컵밥 같은 거 사서 사람들 없는 곳에서 몰래 숨어서 먹어. 식당에 가서 먹으면 사람들이 나만 쳐다보는 것 같아서 진짜 못하겠어. 혼자 밥을 먹으면 왠지 외롭고 공허해서, 배에서 꼬르륵 소리가 날 때까지 참을 때도 있어. 밥 혼자 먹는 게 뭐 그리 대수냐고? 머리로는 내가 바보 같다는 걸 잘 알고 있어. 근데 막상 상황이 닥치면, 생각처럼 쉽지가 않더라.
– 홍익대학교 14 유영범
출처: tvN 드라마 <도깨비>
나는 쇼핑을 좋아하는 편이야. 딱히 살 게 없어도, 그냥 이곳저곳 둘러 보면서 마음에 드는 물건 찾는 게 재미있거든. 근데 문제는 혼자서는 쇼핑을 못 한다는 거야. 혼자 구경하고 있으면 점원이 더 유심히 보는 것 같고, 괜히 기가 죽어서 물건을 제대로 못 보겠어. 특히 옷 살 때. 혼자 있으면 옷 입어보는 게 그렇게 눈치가 보이더라. 입어봤다가 안 사고 그냥 나가기도 어렵고. 그래서 쇼핑할 때는 되도록이면 친구랑 약속을 잡아서 같이 가. 함께 갈 사람이 없으면 곤란하지만… 어쩔 수 없지 뭐!
– 성신여대 16 김유경
출처: tvN 드라마 <치즈인더트랩>
대학 와서 처음으로 공강 시간에 혼자 남겨졌을 때, 엄청 당황스러웠어. 뭘 해야 할지 모르겠더라. 애들한테 물어봤더니, 피시방에 가거나, 휴게실도 가거나, 아니면 카페에 그냥 앉아있는다고 해서, 다 해봤는데 뭔가 어색했어. 학기 내내 공강이 있는 날만 되면 스트레스를 받았지. 혼자 있을 땐 꼭 주변에 삼삼오오 무리 지어 다니는 사람들만 보이더라? 괜히 아는 사람 만나면 ‘친구 없다’라고 생각할까 봐, 사람 많은 곳은 피해서 다니고 그랬어. 지금은 애초에 시간표를 짤 때 공강 시간이 없도록 짜.
– 인하대학교 16 이준형
출처: jtbc 드라마 <청춘시대2>
요즘 다들 혼자서 유럽여행을 가더라고. 그래서 자연스럽게 ‘여행은 혼자 가야 멋있다.’라고 생각했던 거 같아. 결국 방학 내내 알바한 돈을 모아서 유럽 여행을 갔어. 물론 혼자! 근데 기대했던 것과는 너무 달랐어. 얼굴도 모르는 사람들이랑 한방에서 자느라 매일 밤잠을 설쳤고, 낯선 나라에서 혼자 길을 잃었을 때는 말 그대로 멘붕이었어. 무엇보다 가족과 친구가 진짜 보고 싶더라. 나중엔 일정이 한참 남았는데 집에 가고 싶더라. 평소에 나는 뭐든 혼자 잘 해내는 사람이라고 생각했는데, 막상 낯선 곳에 있어보니 아니더라고. 그 뒤로는 굳이 혼자 여행을 가지 않아.
– 경희대학교 15 나지윤
출처: tvN 드라마 <치즈인더트랩>
나는 해보고 싶은 게 참 많아. 대외활동, 동아리, 공모전. 이것저것 꾸준히 찾아는 보는데 막상 지원하는 경우는 별로 없어. 낯선 집단에 들어가서 적응할 자신이 없거든. 자꾸 나만 겉도는 것 같고, 사람들이랑 빨리 친해지고 싶어서 계속 눈치를 보게 돼. 그러다 보면 점점 활동도 소극적으로 하게 되더라고. 그래서 꼭 하고 싶은 활동이 있으면 함께 지원할 친구를 구하는 편이야. 친한 사람이 한 명이라도 있으면, 다른 사람들과 사귀기도 한결 편하더라고. 언제까지 친구랑 같이 다닐 거냐고, 취업할 때는 어쩔 거냐고들 하는데. 이렇게라도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는 게, 아무것도 안 하는 것 보다 낫지 않을까?
– 한국외대 17 음혜연
Director 김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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