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외장 디자인 업계에서 살아남으려면 섬세하면서도 과감한 안목이 필수다. 영국의 자동차 브랜드 ‘재규어’는 감각적인 디자인으로 소비자를 사로잡는다. 업계 최고 브랜드에서 디자이너로 살아가는 기분은 어떨까. 재규어의 아시아 여성 최초 외장 디자이너가 된 박지영 씨와 재규어 카 디자인 어워즈(JCDA) 1회 우승자 이성낙 군을 만났다.

 

지금 시대는 젠더 기준이나 편견이 사라져가는 과도기가 아닐까 생각해요

 

재규어의 첫 여성 외장 디자이너라고 들었어요. 그 업계에 여성 인력이 적은 이유가 뭘까요?
아마 자동차라는 게 오래전부터 바퀴, 즉 힘으로 수레를 끌던 남자들의 전유물로 인식되었기 때문이 아닐까 해요. 남성 취향에 맞게 만들어지는 게 당연시된 거죠. 하지만 지금 시대는 젠더 기준이나 편견이 사라져가는 과도기가 아닐까 생각해요. 긍정적인 의미로요.

 

일하면서 여성으로서 페널티를 느끼기도 하나요?
페널티는 없다고 생각해요. 디자인을 검토할 때 스케치를 보여줄 뿐, 이름을 적진 않거든요. “이건 여자가 했군”이라는 걸 가늠할 수도 없고요. 오히려 제가 가진 감성을 신선하게 봐주는 사람들을 볼 땐 업계에 드문 여자로서의 장점이 받아들여지는 게 아닐까 싶기도 해요.

 

슈퍼카를 생산하는 자동차 브랜드가 많잖아요. 그중에서도 재규어에 끌린 특별한 이유가 있었나요?
영국 브랜드는 역사적 가치를 중요하게 생각해요. 오랫동안 이어져 내려온 스타일에 새로운 디자인 요소를 가미하는 방식이 좋아서 영국 브랜드인 재규어를 택했어요. 자극적이고 트렌디한 면과 선이 아닌, 절제되고 순수한 아름다움이 있거든요. 디자이너로서도 배우고 싶었던 부분이었고요.

 

산업디자인과를 나오셨는데, 처음부터 자동차 디자인을 해야겠다고 생각했나요?
자동차에 대해서는 1도 몰랐어요. 아예 관심이 없었죠. 그냥 그림으로 뭔가를 표현하기 좋아하는 미대생이었어요. 그런데 몇몇 선배들이 자동차에 미쳐(?) 있더라고요. 대체 저게 뭘까? 뭐가 저렇게까지 사람의 열정을 끌어내나? 하는 호기심으로 시작했어요. 그런데 지금까지 하고 있네요.(웃음)

 

대학 생활은 어땠나요? 뭔가 엄청 화려한 대학 생활을 했을 것 같은데….
휴학을 한 번도 안 했어요. 오히려 학교생활은 좀 딱딱하다 싶을 정도로 위계질서가 강했죠. 막내 생활을 오래 했는데, 오만함과 자만심을 억제하는 습관을 그때 몸에 익혔어요. 어쨌든 자동차 업계도 큰 기업 문화를 바탕으로 하잖아요. 당연히 위계질서가 없을 순 없죠. 어쩌면 엄격했던 대학 생활이 사회생활 하는 데 큰 도움이 되었던 것 같아요.

 

굳이 석사 과정을 밟은 이유가 있나요?
사실 대학에서 자동차 디자인에 필요한 기본 지식은 전부 익혔어요. ‘디자인하는 방법’은 익혔지만, 정작 ‘내가 원하는 디자인을 표현하는 방법’을 잘모르겠더라고요. 스킬을 배우기보다 스스로 연구하는 시간이 필요했던 거죠.

 

다른 브랜드 차를 타보는 것도 디자이너로서 중요한 경험이잖아요?

 

그래서 RCA에 입학하셨군요. 도움이 됐나요?
맞아요. RCA는 학생을 방목하는 곳으로 유명하죠. 좋은 디자인 인재들을 한곳에 모아놓고 토론을 시키는 등 소통을 중요시해요. 그만큼 자율성이 크죠. 서로 노하우를 공유하고 자극을 주는 환경을 만들어주는 곳이에요. 많이 성장했던 것 같아요.

 

RCA에 입학하려면 24k급 금수저여야 한다는 소문이 있던데요?
학비가 비싸서 대출을 받았어요. 다들 재규어 디자이너라면 자유롭고 호화로운 삶을 살 거라고 생각하는데, 당장은 채무자의 삶을 살고 있습니다.(웃음) 그래서 지금 일도 아주 열심히 하고 있어요. 빨리 빚을 갚고 나면 재규어 E PACE를 사고 싶어요.

 

헐, 그러면 지금은 타사 차를 타신다고요? 출근할때 눈치 보이지 않나요?
회사 분위기가 전혀 그렇지 않아요. 디자이너 상사들도 무조건 재규어를 타고 다니진 않고 자기 취향대로 차를 끌죠. 다른 브랜드 차를 타보는 것도 디자이너로서 중요한 경험이잖아요?

 

연봉이 좋은 만큼 업무 강도도 엄청나지 않나요?
저도 한국인 근성이 있어서인지 시키지 않은 야근을 하곤 했어요. 하루는 보스가 이런 말을 하더라고요. “네가 하고 싶어서 야근하는 거면 모르겠지만, 일에 빨리 지쳐버려서 일을 그만두게 되는 건 옳지 않다. 나는 여기서 너를 오랫동안 보고 싶으니까 밸런스를 잘 찾아라.” 보스의 마인드가 이렇습니다. 우리 회사는 워라밸이 굉장히 좋은 회사예요.

 

신차를 디자인할 때 무엇을 먼저 생각하나요?
제가 그린 디자인을 모델러와 엔지니어가 어떻게든 실현하려고 노력하는 모습에 감동을 받아요. “함께 일하는 사람들의 가슴을 뛰게 만드는 디자인을 하고 싶다”는 생각을 가장 먼저 하죠. 그런 긍정적인 기운이 좋은 결과물을 만들어낼 테니까요.

 

JCDA는 디자이너 님이 입사하기 전엔 없었던 행사잖아요?
맞아요. 학생 땐 정말 기회에 목이 말라요. 특히 해외 브랜드 디자이너와 접촉할 기회가 부족하거든요. 순수하게 디자인을 위주로 평가하는 공모전은 JCDA가 유일해요. 디자인 가치를 높이 사는 재규어니까 할 수 있는 프로젝트고요. 우리나라 디자인과 학생들에게는 정말 좋은 기회라고 생각해요.

 

학생들의 창의력을 존중해 주는 느낌을 받아 기분이 좋았어요

 

성낙 군 얘기를 좀 들어볼게요. JCDA 1회 우승자인데, 어떻게 참가하게 된 거예요?
3학기를 끝내고 여러 공모전에 지원했어요. 연이어 실패의 쓴맛을 보고 있던 찰나에 JCDA를 발견했죠. 이걸 해? 아님 말아? 하며 고민했지만, 시도도 안 하고 포기하면 후회할 거 같아서 지원했어요.

 

우승하게 된 이유가 뭐라고 생각하나요?
심사 기준이 달랐기 때문이라고 생각해요. 한국에서 하는 디자인 공모전에 지원할 땐 자동차 산업전반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죠. JCDA는 스타일링을 많이 고려하는 느낌이랄까요? 학교에서 연마했던 디자인 능력을, 재규어는 자신들이 원하는 능력이라고 생각하는 것 같더라고요.

 

우승 후 혜택은 마음에 들었나요?
영국 본사 탐방을 하며 수석 디자이너인 이언 캘럼과 사적인 얘기도 많이 나눴어요. 저를 계속 기억하고 있더라고요. 회사를 돌며 진행 중인 프로젝트를 보고 설명을 듣는데, 내가 이런 것까지 들어도 괜찮은 걸까? 싶을 정도로 흥미로운 얘기를 많이 들었어요. 회사 보안 때문에 막아둘 수도 있는 여러 정보를 보여주더라고요. 학생의 창의력을 존중하고 키워주려는 배려심 때문에 기분이 좋았어요.

 

JCDA 우승 후 달라진 게 있다면요?
이번 일을 계기로 디자인과 학생들 혹은 업계 사람들로부터 SNS로 연락이 많이 왔어요. 제 커리어의 네트워크가 넓어진 느낌이에요. 제가 언제 또 대학내일에서 인터뷰를 하겠어요?(웃음)

 

자신만의 기준으로 끝까지 밀어붙이는 힘을 기르는 게 중요해요

 

저야말로 영광입니다. 우승자로서, JCDA 향후 지원자들에게 줄 만한 팁이 있을까요?
팁이 있다면, 저는 작업물을 제출하기 직전까지 고민하라는 얘기를 하고 싶어요. 많은 분이 95%만 해놓고 “이 정도면 됐어” 하고 빨리 손을 놓는 경우가 많거든요. 마지막 5%는 앞서 95%를 고민한 만큼 오래 걸려야 해요. 끝까지 붙잡고 고민하면 그만큼 좋은 마무리, 좋은 결과가 있을 거예요.

 

지영 디자이너 님도 디자인과 후배들에게 도움이 될 만한 말씀 한마디 부탁드려요.
좋은 디자인이 무엇인지는 누구나 쉽게 알 수 있어요. 하지만 ‘좋은 디자인’에 자신을 너무 가두어버리면 안 돼요. 이 업계는 경쟁이 심해서 살아남으려다 보면 줏대 없이 대세에 휩쓸리기 쉽거든요. 처음 시도하더라도 자기만의 디자인 기준을 갖고 끝까지 밀어붙이는 힘을 기르는 게 좋은 디자이너가 되는 길이라 생각합니다.

 

photographer 강신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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