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마스가 코앞이다. 썸남(녀)과 함께 속한 그룹의 송년회도 잡혀있다. 그런데 아무리 옷장을 뒤져봐도 입을 옷이 없다. 평소와 달리 과하게 멋부리면 우스울 것 같고, 그렇다고 시험기간 때처럼 편하게 입으면 성의 없어 보일 것 같고. 들뜨는 기분에 휩쓸려 패션마저 과해졌다간 악수가 될 터. 걸을 일이 많아 불편해선 안 되고, 보온에도 신경 써야 하는 여러모로 피곤한 연말 패션이다. 하지만 고민할 것 없다. 합리적인 가격의 나이키 운동화를 베이스로 연말 느낌 물씬 풍기는 코트룩을 선보여보자.
그 여자의 고민
며칠 전 썸남으로부터 “크리스마스에 뭐해? ㅎㅎ”라는 카톡을 받았다. 아직 애매한 관계지만 그날을 계기로 특별한 관계로 발전할 거라 믿고 최선을 다해 데이트해보려고. 근데 답답한 썸남만큼 내 옷장도 노답이다. 매일 츄리닝만 입고 다니는지라 여성여성한 옷이 도통 보이질 않는다. 그래도 두뇌를 풀가동해 편해 보이면서도 신경 쓴 듯한 코트룩을 입어보았다.
후보1 – 화이트 스니커즈 + 블랙 스키니진 + 하늘색 숏코트 조합
사진을 찍어 친한 친구들 단톡방에 올렸다. “이렇게 입으려는 데 어떨 것 같음?” 반응이 나쁘지 않다. ‘평소 너 같지 않다, 신발 정보 좀 달라’ 등 긍정적인 피드백이 가득하다. 기분 좋아진 김에 예쁜 사진 한 장 더 투척해줄게~
늘씬한 기럭지를 살려줄 블랙 스키니진과 스니커즈의 만남은 실패하지 않는 조합이다. 화이트 니트와 파스텔 톤의 코트는 과하지 않으면서도 충분히 신경쓴 느낌을 준다. 그래도 평소 이미지가 워낙 털털한지라 특별한 날에는 뭔가 치마를 입어야 할 것 같고… 친구들의 호평을 답정너처럼 무시하고 다음 착장을 준비해본다.
제품 정보
스카이블루 더블버튼 코트- ON&ON
화이트 터들넥 / 그레이 스키니진 – Bershka
스니커즈 – Nike 코트보로우 로우 화이트
후보2 – 블랙 스니커즈 + A라인 스커트/니삭스 + 분홍색 떡볶이 코트 조합
“이거는 어때? 크리스마스에는 좀 여자여자해보이고 싶어서 ㅎㅎㅎ.” 호불호가 갈린다. 첫 번째 착장이 더 잘 어울린다는 의견도 있지만, 평소 모습과 다른 반전미를 보여주기엔 요 녀석이 더 나을 것 같다는 여론이 대세다. 간만에 입는 치마가 어색하지만 구두가 아닌 스니커즈랑 코디했기에 캐주얼한 느낌을 줘서 괜찮을 것 같다.
신이 나서 혼자 잔망스러운 포즈를 취해본다. 떡볶이 코트에 블랙 스니커즈 매칭이 썩 맘에 든다. 코엑스에서 만나니 분명 걷는 거리가 만만치 않을 거다. 어른스럽게 보이고 싶어 괜히 구두 신고 나중에 다리 아파서 낑낑대는 것보단 이렇게 자연스럽고 활동적으로 보이는 운동화가 크리스마스 데이트에는 딱일듯하다. 이제 풀메하고 나갈 준비 해야지 데헷.
제품 정보
베이비핑크 오버핏 더플코트 – LEVARN
믹스컬러 니트 – ON&ON
데님 플레어 스커트 – ZARA
니삭스,머플러는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스니커즈 – Nike 코트보로우 로우 블랙
그 남자의 고민
용기 내어 크리스마스 데이트를 신청하긴 했는데 마땅히 입을 옷이 없다. 춥다고 평창 롱패딩 입을 수는 없는 노릇이고, 그렇다고 무리해서 멋 냈다가 오들오들 떨면 없어 보일 것 같고… 안되겠다 싶어 여사친들에게 도움을 구했다. 남친룩의 정석을 알려달라고.
후보1 – 검은색 스니커즈 + 목폴라 니트 + 코듀로이 팬츠 + 숏코트 조합
“너네가 말한 게 대충 이런 느낌 맞니?” 나는 옷에 대해 물어봤을 뿐인데 ‘포즈가 맘에 안든다, 표정이 느끼하다, 바지를 왜 그렇게 접었냐’ 등 원색적인 비난이 쏟아진다. 이내 정신을 가다듬고 제대로 된 피드백을 주기 시작한다. 전반적인 스타일링은 괜찮은데 색 조합이 다소 칙칙해 보인다는 평가다. 음… 그렇다고 핫핑크를 입으라는 건 아닐 텐데?
사진을 다시 찍어 보냈다. 아 다르고 어 다르다고 포즈의 문제였나 보다. ‘훈내 터짐, 얼굴이 다 했다’ 같은 칭찬이 들리지만 어딘지 모르게 만족스럽지 못하다. 이모티콘 난무하는 소녀팬들의 반응을 기대했건만 아직 부족하다. 심기일전하고 다시 한 번 옷장을 뒤져보자.
제품 정보
폴로넥 니트 / 퍼장식 차콜 코트 – Filluminate
코듀로이 팬트 – 8Seconds
스니커즈 – Nike 코트보로우 로우 블랙
후보2 – 화이트 스니커즈 + 슬랙스 + 셔츠/스웨터 + 카키 롱 코트 조합
이제서야 내가 원하는 반응들이 나온다. ‘내 사진첩에 저장, 평소에 이러고 다녔으면 나랑 썸 탔을 텐데’ 등 귀여운 리액션이 속출한다. 특히 로퍼를 신지 않고 스니커즈를 신은 게 제일 맘에 든다는 반응이 인상적이다. 로퍼가 없어서 걍 운동화 신은 것뿐인데 ㅋㅋㅋ.
흔한 검은색 슬랙스지만 역시 이 녀석만 한 기본템이 없다. 여기에 따뜻한 톤의 니트로 훈훈함을 더하고 푸근해 보이는 롱 코트로 잘생김을 연기해보자. 가장 중요한 건 활동력을 높여줄 나이키 운동화. 생각보다 밑창의 높이감도 있어 안 그래도 183cm인 내 키가 더 커 보이는 느낌적인 느낌이다.
제품 정보
오버핏 하이카라 코트 – AGENDER
화이트셔츠/니트 – ZARA
슬랙스 모델소장품
스니커즈 – Nike 코트보로우 로우 화이트
여기서부터는 그 남자의 크리스마스 데이트 상상 시나리오
나는 이렇게, 너는 저렇게 입고 눈 덮인 크리스마스에 우리가 만나면 얼마나 예쁠까? 설레는 마음을 안고 너를 만나기 위해 약속 장소로 나간다.
“오빠 잘 있었어? 오늘 왜이렇게 멋있어?”
” 아니야 ㅎㅎ 일어나서 20분 만에 나온 건데 헤헷.”
오늘따라 나를 바라보는 그녀의 눈빛이 다르다. 평소 심드렁한 눈빛과는 다르게 눈에서 하트가 뿜뿜거린다. 역시 고민 끝에 선택한 남친룩이 효과가 있나보다. 한 달 전부터 준비한 대로 최대한 안 막히고 안 춥고 안 붐비는 코스로 그녀를 인도한다.
“어? 우리 둘 다 운동화 신었네!”
” 그러게? 너 구두 신으면 나 동생처럼 보이는거 아닌가 걱정했는데 다행이다.”
뚜벅이들한테 구두는 사치다. 최소 4km는 걸어야 하는 All day 데이트에서 다리 아파 얼굴 찡그리는 모습은 상대방을 불편하게 만들 수 있으니. 너무 ‘운동운동!’하지 않은 발목 낮은 스니커즈는 슬랙스나 치마같이 댄디한 의상에도 잘 어울리기 때문에 데이트룩으로 최고시다.
올 겨울 특별한 데이트나 연말 모임에는 운동화 베이스로 코디해보세요.
평소 안 신는 구두 꺼내 신었다간 동상 걸리기 딱이라능~
다들 행복하고 섹시한 연말 보내세요…★
Photographer 배승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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