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이 끝난 해방감과 대학생활에 대한 기대로 모두가 들뜬 2월. 아직 수능을 놓지 못한 사람들이 있다. 재수 학원에서, 전화기 앞에서, 침대 위에서. 친구들은 어떤 생각을 하고 있을까. ‘재수생이냐, 대학생이냐’ 갈림길에 선 이들의 속마음을 담아 봤다.

 


사례 1. “수능이 너무 망해서, 정시는 쓰지도 못했어”

출처: JTBC 드라마 <청춘시대>

 

남들 보다 한발 앞서, 재수학원을 찾은 사람들이 있다. 일찍이 재수를 결심한 ‘재수 선행반’ 수강생들이다. ‘재수 선행반’은 수업 분위기가 무겁기로 유명하다. 수능 성적 발표 직후에 모집하기 때문에, 수강생 대부분이 아직 현실을 받아들이지 못한 상태로 자리에 앉아있다. 여기저기서 들려오는 합격 소식에 마음이 무거운 시기다.

 

“난 수능 보기 전에 어떤 성적이 나와도 절.대 재수는 하지 않을 거라고 말하고 다닐 정도로 재수할 생각이 없었어. 다시 수험생활을 할 자신이 없었거든. 그런데 막상 성적이 평소보다 너무 낮게 나오니까 억울한 거야. 한동안 계속 우울하게 지내다가 이 시간에 공부나 하자는 마음으로 재수학원에 들어갔어. 정시 지원도 아예 하지 않아서 기다릴 합격 소식도 없었거든. 남들은 어느 대학 지원할지 고민할 때, 난 어느 학원을 갈지 고민해야 한다는 게 엄청 서럽더라. 꾸역꾸역 공부하고 있긴 하지만, 아직 내 상황이 완전히 받아들여지지 않아서 종종 울컥해.”
-재수 선행반에서 공부 중인 K

 


사례 2. “추가 합격의 기적이 나에게 오기를”

출처: tvN 드라마 <슬기로운 감빵생활>

 

아직 합격 발표를 기다리는 수험생들도 있다. 이미 마음을 비운 척 하며 책상 앞에 앉아 있지만, ‘추가 합격’에 대한 기대를 접지 못해 공부에 전혀 집중 하지 못한다. 이미 학원에 들어가 본격적으로 재수를 시작한 친구들의 소식에 괜히 불안해 하기도 한다. 일명 ‘전화 찬스’라 불리는 n 차 추가 합격 발표 시기가 되면 핸드폰만 붙잡고 있어야 한다. 그리고 이 기약 없는 기다림은 늦으면 2월 말까지 계속 된다.

 

“난 기대했던 만큼 수능을 잘 보지 못해서 정시 지원할 때 누구보다 고민이 많았어. 막상 기대보다 낮은 학교를 지원하자니 아깝고, 더 높은 학교를 지원하자니 광탈할까봐 걱정이 됐거든. 결국 추가 합격을 기대하고 성적보다 좀 더 높은 학교를 지원했어. 예상은 했지만 최초 합격에선 떨어졌지. 주변에선 추가 합격할 거라고 걱정하지 말라고 하는데, 어떻게 될지 모르니까 마냥 놀 순 없겠더라고. 이미 재수에 올인하고 있는 친구들도 있으니까. 그래서 공부를 하고 있긴 한데 머리속에 하나도 안 들어와. 그렇다고 친구들을 만나기도 좀 그래. 이미 대학이 결정된 친구들을 만나면 혼자 뒤처진 기분이 들기도 하고, 사람들이 결과가 어떻게 됐는지 물어보면 난 대답할 수가 없으니까”
-추가 합격을 기다리는 L

 


사례 3. “합격을 했는데, 왜 기쁘지 않니”

출처: JTBC 드라마 <청춘시대2>

 

자신의 성적에 비해 입시 커트라인이 낮은 대학에 가게 돼버린 사람들을 일컬어 ‘납치당했다’고 말한다. 수시에 이미 합격해 버려서 수능을 아무리 잘 봐도 정시에 지원조차 할 수 없는 사례도 있고, 정시에서 하향 지원한 학교에만 붙어버린 사례도 있다. 납치자가 되면 합격했는데도 전혀 기쁘지 않다. 그렇다고 어디에 이야기 할 수도 없다. 다른 사람 눈엔 배부른 소리처럼 보일 테니까.

 

“수능 성적이 잘 나와서 좋아하고 있었는데, 수능 보기 전에 응시한 수시에 덜컥 합격해버렸어. 뭔가 억울하더라. 정시를 쓰면 내가 원래 가고 싶던 학교에 갈 수 있는데, 떨어지기만을 빌었던 학교에 붙었으니까. 그래서 재수를 고민하고 있어. 하지만 친구들에겐 아직 말하지 못했어. 합격 발표를 기다리는 친구에게 이미 대학이 붙은 내가 재수한다고 말하면 상처가 될테니까.”
-합격은 했지만 남 몰래 공부 중인 K

 


사례 4. “나도 내가 N수생이 될 줄은 몰랐어”

출처: 웹드라마 <이런 꽃 같은 엔딩>

 

조금은 더 간절한 마음으로 수능을 치렀을 사람들이다. 경험을 해봤으니 떨리지 않을 거라, 시험을 잘 볼 수 있을 거라 믿었는데 이번에도 역시 기대보다 낮은 점수가 나왔다. 쏟은 시간만큼 대학을 고르는 기준은 높아져서, 원서를 넣는 것이 쉽지 않다. 제 학번으로 들어간 동갑내기들은 휴학, 군대, 대외활동을 고민 하고 있는데, 아직 대학생도 되지 못했으니 한참 뒤처진 것 같다.

 

“난 반수를 했어. 학교 다니면서 공부도 틈틈이 하려고 했는데 버겁더라고. 결국 이도 저도 아닌 한 학기를 보내고, 7월이 돼서야 수능에 집중했어. 남들보다 공부량이 적다고 생각하니까 조급하더라. 5개월 동안 열심히 했는데, 결과는 작년보다 더 안 나왔어. 그렇다고 학교로 다시 돌아가기는 싫고, 괜히 어중간하게 반수한 탓에 이렇게 된 것 같아서, 제대로 공부 해서 수능을 한번 더 볼까 싶어.”
– 반수 실패하고 삼수를 고민하는 J

 

“한 번이 어렵지 삼수를 결정하는 건 어렵지 않았어. 현역 때는 내가 열심히 안 했다는 생각이 들었고, 이번에는 실수가 많았던 것 같아 너무 아쉬웠어. 그래서 딱 한 번만 더 하면 될 것 같더라고. 근데 한편으론 원하는 만큼의 결과가 또 나오지 않을까 봐 무섭기도 해. 그렇다고 포기하자니 지금까지 해온 것들이 무의미해진 것 같아. 이렇게 삼수생이 되는 건가 봐…”
– 삼수생 L

 


director 김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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