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을 잘 그리며 찹쌀떡 같은 볼을 가진 내 친구 O는 다른 사람의 눈치를 아주 많이 보는 사람이다. 메시지를 주고받다가 갑자기 일이 생겨 몇 분 답장을 못 하고 나서 보면, ‘혹시 나한테 화난 거 있어?’로 시작하는 장문의 편지가 와 있다. 고민이 있다 운을 떼고는 “괜히 네 마음만 무겁게 할 것 같다”며 지레 사과하기도 한다.

 

그럴 때마다 “너는 진짜 별걸 다 신경 쓴다”고 핀잔을 주지만, 사실 나는 O의 용기(?)가 멋지다고 생각한다. 나 또한 타인의 눈치를 과하게 보는 타입으로 다른 사람에게 ‘싸함’을 느낄 때가 많기에.

 

‘싸함’의 정체가 정확히 뭐냐고 누군가 묻는다면 뭐라고 답할 수 있을까. ‘상대방의 미묘한 제스처 속에서 잡아낸 나를 향한 불쾌감’ 정도로 표현할 수 있으려나. 아무튼 그 ‘싸함’을 감지하는 센서가 바로, 앞서 말한 눈치다. 민감한 센서를 가진 사람은 상대적으로 ‘싸함’을 자주 느낀다. 골치 아픈 점은, 분명 느끼긴 했는데 말 그대로 미묘한 것이라, 용감한 O처럼 대놓고 말 하기가 어렵다는 거. 괜히 혼자 오버한다는 말 듣기 싫어서 모른 척 넘어가 놓고는, 입속 염증마냥 신경 쓰며 괴로워하는 사람이 바로 나다.

 

공들여 설명해놓고 보니 내가 봐도 이게 대체 무슨 소린가 싶다. 이렇듯 대놓고 비과학적이고 사람 피곤하게 만드는 예감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이유에 대한 변명을 덧붙여야겠다. 그게 다 나쁜 예감의 높은 적중률 탓이다. ‘저 사람 날 별로 안 좋아하나? 유독 내가 말할 때만 안 웃는 것 같은데?’ 싶으면 얼마 지나지 않아 그 관계에서 문제가 터지곤 했다. 갑자기 서먹해지거나 사소한 일로 감정 다툼을 하거나. 최악의 경우에는 그가 내 험담을 한 것이 소문의 형태로 들리기도 했으니. ‘싸한’ 느낌을 마냥 무시할 수가 없었다.

 

겪어본 사람은 알겠지만, 나를 향한 미움을 마주하는 일은 상상 이상으로 당혹스러운 일로, 우리를 병들게 한다. 특히 상대가 과 동기나 같은 동아리 부원처럼 매일 얼굴을 봐야 하는 이라면 일상은 지옥이 될 테다. 전공 수업을 함께 듣는 후배 K가 날 좋아하지 않는다는 이야기를 듣고 난 후, 학교에 가는 게 얼마나 괴로웠던가. 왜 나를 싫어하지? 내가 뭐 잘못했나? 허겁지겁 그가 나에게 악의를 품은 이유를 헤아려봐도 명확히 집히는 곳이 없어서 답답하고. 내 속도 모르고 그 애랑 가까이 지내는 친구들이 야속하고. 나중엔 걔가 사람들이랑 이야기만 하고 있어도 내 욕을 하는 것 같아서 신경이 곤두서곤 했었다.

 

예상치 못한 지옥에 빠져 고통스러울 때마다 내가 처방전인 양 떠올리는 사건이 있다. 친구들과 배달 음식을 기다리며, 소개팅 상대가 어떤 행동을 했을 때 마음이 식는지에 대해 이야기했는데… 우리는 정말 시답잖은 이유로 누군가를 밀어내더라.

 

겨울에 너무 추워해서(이를 딱딱 부딪치며 떠는 게 멋이 없어 보였단다). 버스에서 과도하게 휘청거려서(그 모습을 본 뒤로 개업식 풍선 인형이 겹쳐 보였다고). 카레에서 당근을 빼고 먹어서(어른스럽지 않다고 느껴졌단다).

 

그 사람을 다시 보지 않기로 한 하찮은 이유들을 듣고 있자니, 누가 날 싫어하는 건 단지 우연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미리 조심할 수도 없고, 안다고 해도 어찌할 수 없는 우연.

 

상태가 좋지 않은 날이면 그날 밤 쓴 일기를 꺼내 읽는다. 1. 누군가에게 미움을 샀다면 2. 내가 잘못한 것은 없나 찬찬히 돌아보고 3. 상황을 객관적으로 말해주는 이에게 상담한 후 4. 그래도 이유를 찾을 수 없다면 5. 나에 대해 고민하는 것을 그만두기. 그래, 버스에서 휘청거려서 별로라는데, 내가 뭘 어쩌겠어. 모두에게 사랑받으려는 모래주머니를 내려놓는 수밖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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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연아에게도, 아기 시바에게도 악플은 달린다. 


[842호 – Small mi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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