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세이 with 과일 소주

 

쓴 소주의 시대가 가고 달콤한 소주의 세상이 왔다,라고 해도 될까?

에디터들은 과일 소주를 들이켰다. 달콤하게 쑥쑥 넘어감을 자랑하는 과일 소주였지만, 20대의 고민과 함께 마신 소주는 쓰디썼다.

달콤함과 쓰디씀에 취해 쓴 소주 에세이 3편.

 

 

거짓 없는 위로 with 순한참 자몽

컴컴한 동굴 안, 안전모 위로 차가운 물방울이 뚝 떨어졌다. “잠시 라이트를 끄겠습니다.” 앞서 가던 가이드가 걸음을 멈추며 말했다. 뒤따르던 나는 눈을 살짝 감았다가 떴다. 눈을 감으나 뜨나 어둡기는 마찬가지였다. 턱을 죄던 안전모 줄을 느슨하게 풀자 차가운 바람이 느껴졌다. 땀에 젖은 머리칼을 뺨에서 떼어냈다.

 

허벅지가 얼얼했다. 사실은 도시로부터 멀어지고 싶었다. 콘크리트 빌딩 사이에서 일어나는 겉치레를 위한 관계들, 아니면 삼각관계와 비슷한 불편한 사건들. 생각을 정리할 시간이 필요했다. 동굴 안이 어두워졌다. 가이드는 “이 구간은 라이트를 끄고 봐야 진짜 좋은 곳입니다.”라고 말했다. 아직 눈앞에는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 옆에선 아버지가 딸의 손을 끌어주거나, 남자가 여자의 몸을 받쳐주었다. 이 패키지여행에 혼자 등록한 사람은 나뿐인 듯했다.

 

빛 한 줄기 없이 어둑한 동굴에서 나는 뜻밖의 위로를 받았다. 고요한 물속에 잠겨있는 기분, 어머니의 배 속에 다시 들어온 기분. 가이드는 아직은 라이트를 켜지 말라고 말했다. 처음에는 똑, 똑 하고 물 떨어지는 소리가 들리더니, 눈이 점점 어둠에 익숙해지자 동굴 내부가 보였다. 종유석이 눈물을 흘리는 것 같기도 했다. 어둠에 익숙해질 때쯤, 라이트가 켜졌다. 우리는 동굴 밖으로 나왔다. 점심으론 도토리묵밥을 먹었고, ‘순한참 자몽’을 곁들였다. 소주에서 자몽 맛이 난다나 뭐라나. 그래봐야 쓴 술이겠지.

 

소주잔을 얼굴 쪽으로 옮기자 알코올 섞인 과일 향기가 코를 찔렀다. 첫맛은 달달했지만, 끝맛은 씁쓸했다. 과일소주니 뭐니 해도, 결국은 쓴 술이로군. 하지만 소주에 쓴 맛이 없다면 소주라고 할 수 없고, 동굴 안에서 라이트를 끄지 않으면 컴컴한 길에서만 볼 수 있는 것을 못 본다. 그러니까 하루가 꽤 쓰고 입맛에 안 맞을지라도, 어쨌든 운동화 끈을 다시 꽉 맬 수밖에.

조아라 + 「대학내일」 에디터

 
그렇게 어른이 된다 with 순하리
“뭐해?” 목요일 밤 10시. 못 본 지 꽤 오래된 친구에게 연락이 왔다. 나는 인턴으로 일하는 회사에 내일 9시 출근을 해야 했지만. 오늘이 지나면 다시 친구를 보기 어려울 것 같았다. “어디야? 지금 갈게.” 반대 방향으로 가는 지하철을 타고 친구 집으로 향했다. 오랜만에 만났기에 어색함을 떨치려고, 편의점에 들어가 술을 집어들었다. 구하기 어렵다던 ‘순하리’를 생각지 않게 마주한 우리는 ‘오늘 운이 좋은 것 같다’며 기분 좋게 웃었다.

 

유자향이 기분 좋게 달았다. 소주라는 사실도 잊을 만큼 술은 부드럽게 넘어갔고, 속에 있는 이야기도 쉽게 풀어졌다. 졸업하고 집안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글을 써온 지 1년, 친구는 자신이 원하던 방송의 막내 작가로 들어갔다. 기쁨도 잠시, 선배들에게 치이고 혼나면서 ‘내가 잘하고 있는지’ 고민이 크다고 했다. ‘힘들다’고 올라오는 친구의 페북을 보고도 아무 연락도 하지 못했다. 나는 내 나름대로 처음 시작한 사회생활에 적응하기가 벅찼으니까.

 

그렇게 우리는 각자의 자리에서 어른이 되기 위해 발버둥치고 있었다. 순하리를 한 병 반쯤 비웠을 때 친구가 말했다. “그래도 나 내가 할 수 있는 끝까지 가보고 싶어.” 어느새 친구는 나보다 훨씬 어른이 되어 있었다. 우리는 어른이 되며 조금씩 맛보게 된 쓴맛을 순하리의 단맛에 녹여냈다.

 

그날 밤, 순하리는 쓴 소주를 넘기기엔 아직 어린 우리가 지친 하루를 털어내고는 다시 일어나도록 함께해줬다. 시간이 지나 언젠가 우리도 쓴 술을 쉽게 넘기는 날이 올 것이다. 그래도 아직은 순하고 달달한 이 밤이 좋았다. 어른이 되더라도, 쓴맛이 익숙지 않은 지금의 모습이 영영 사라지진 않길. 그날 밤 너와 함께 잠들며 바랐다.

김세림 + 「20 timeline」 에디터

 

 

우리는 어른이 되며 조금씩 맛보게 된 쓴맛을 순하리의 단맛에 녹여냈다

 

달콤한 척하지 말아요 with 좋은데이 블루
12월 늦은 밤. 우리의 마지막은 작은 술집에서였다. 잦은 다툼에 우린 꽤 지쳐 있었다. 그렇게 몇 주간 신경전을 벌이다 만난 곳은 어김없이 자주 가던 그 술집이었다. 만나면 무슨 말이라도 나올 줄 알았다. 소주 한 병, 뜨거운 김이 폴폴 나는 어묵탕을 앞에 두고 마주 앉았다. 하지만 소주잔을 다 비울 때까지도 우리는 아무 말이 없었다.

 

달콤한 날은 쉽게 간다. 쓰디쓴 순간은 반드시 오고 만다. 그리고 얼마 전 마신 ‘좋은데이 블루’는, 허무하게 막을 내렸던 12월의 그날 밤을 떠올리게 했다. 첫맛의 달콤함에 홀짝홀짝 마신 게 문제였을까. 아니면 몸속으로 나른하게 파고드는 과일 맛 풍선껌의 향기가 문제였을까. 헤어진 우리의 관계가 이 소주를 닮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의 처음도 달콤한 풍선껌 같은 ‘블루’의 첫맛을 닮았었다. 향긋한 과일 맛 풍선껌처럼 설렘에 부풀어 오르는 그런. 하지만 제아무리 달콤하다, 풍선껌의 향이라고 할지라도 어쨌거나 소주는 소주일 뿐이니까. 달콤한 블루의 첫맛도 혀를 아리게 하는 자극적인 알코올 냄새는 가리지 못한다.

 

헤어진 우리의 관계도 그랬다. 달콤할 줄만 알았던 우리 시간의 끝에는 결국 쓴맛만 남았다. 터져버린 풍선껌처럼 조금은 우울한 맛. 또 오늘처럼 머릿속이 좀체 잊기 힘든 기억들로 꽉 차게 된다면 난 다시 ‘블루’를 집을 거다. 우울할 때는 달콤한 것이 좋다고 했던가. 물론 특유의 화끈한 끝 맛은 숨길 수가 없지만, 가볍고 부드러운 블루 한잔은 예고 없이 찾아온 내 우울을 담아내기에 더할 나위 없겠지.

강연주 + 「대학내일」 학생리포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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