댕낼대숲 세 번째 사연은 공감능력이 1도 없는 친구들 때문에 소통 자체가 불가능하다는 C가 제보해주었다. 듣는 순간 이마에 핏줄 돋게 하는 ‘답정너’들의 레퍼토리 7가지. 저혈압인 사람들 주목! 


 

 

01. 그래도 내 남친(여친) 욕은 하지 마

 

“중학교 때부터 친하게 지낸 절친이 있어요. 대학생이 되고 친구가 첫 연애를 하면서 저의 인내심 테스트도 시작됐습니다. 매일 밤만 되면 울리는 친구의 전화. ‘대체 왜 헤어지자 그런 걸까?’ 그때 알았습니다. 똑같은 말만 반복해도 2시간 통화가 가능하단 걸. 처음에는 마음을 다해 위로해주다가, 듣다 못해, ‘걔는 네 사랑을 받을 가치가 없어’라고 한 마디 했죠. 돌아오는 건 ‘그 사람 욕은 하지마’ 드립….

 

얼마 뒤 해맑게 다시 사귄다고 했을 땐 피가 식는 느낌이었어요.” 힘들 때마다 위로해줘도 결국 하고 싶은 대로 하는 ‘단호박 고구마들’ 꼭 있다. 그럴 거면 묻지나 말던가. 실연의 상처를 모르는 바는 아니지만, 오락가락 징징대는 소리에 장단 맞춰주는 건 딱 처음만이다. 다음부턴 얄짤없이 반사. “응, 너도 이제 나한테 니 얘기하지 마~”

 

 

02. 근데 내 얘기 좀 들어봐

 

“슬픈 예감은 틀리지 않는다고 했던가요? 절친의 인내심 테스트는 굴하지 않고 쭉 계속 되었습니다. 문제는 제가 실연당했을 때였어요. 힘들 때 생각나는 건 역시 절친이라 전화했거든요. 30초 정도 집중하는 듯싶다가, 갑자기 ‘내 얘기 좀 들어봐~’로 본인 썸남 자랑 파티가 열리더군요. 당황했지만 일단 끝까지 듣고, 다시 제 얘기를 했죠. 또 10초 듣다가 썸남 얘기로 돌아가길 무한반복.

 

결국 제 얘긴 제대로 하지도 못하고 전화를 끊었어요. 다음 날 톡이 왔는데요. ‘나 오늘부터 1일이얌!^^’.” 이쯤 되면 혹시 절친 껍데기 안에 다른 영혼이 들어가 있는 건 아닌지 슬슬 의심해봐야 하는 수준이다. 이런 사람들은 애초에 남의 이야기에 관심이 없다. 버릴 수 없는 관계라면, 아까운 배려심 쏟지 말고 대충 대꾸하는 습관을 길러라.(애도)

 

 

03. 너도 이제 똥망이네ㅋ

 

“절친과 거리를 둬보고자 한동안 과 동기와 어울려 다녔어요. 오랜 시간 붙어 있으니까 전에는 그러려니 하던 태도가 신경 쓰이더라고요. 수강신청을 망해서, 과제가 많고 평가가 짜기로 유명한 전공 수업을 듣게 되었거든요. 말하자마자, ‘너도 이제 똥망이네ㅋ’. 빠직했지만 그땐 참았죠. 근데 그 이후로도 중요한 선택, 힘든 선택을 해야 하는 순간이 오면 ‘망했네ㅋ’ ‘어떡하냐ㅋ’이 반복됐죠.

 

한마디 하면 ‘그 정도 일 가지고 삐치냐ㅋ’ ‘ㅋ노이로제’ 걸릴 것 같은데 정색하면 싸해질까봐 쏴붙이지도 못하겠고….” 만나는 친구마다 도대체 왜…? 문자 뒤 접미사처럼 붙인 ‘ㅋ’ 하나의 불쾌함을 모르는 사람과는 겸상하는 거 아니랬다. 어차피 정색해도 나아질 기미는 안 보이니 하고 싶은 대로 하자.

 

 

04. 그건 네가 잘못한 거 같아

 

“인간관계에 지쳤을 때, 가까운 사람에게 속상한 일을 솔직히 말하고 위로받고 싶잖아요. 알바 하는 곳에서 유독 안 맞는 직원이 있어 절친에게 얘기를 했더니, 바로 ‘근데 그건 네가 잘못했네’로 말문을 막는 거죠. 누가 잘잘못 가려 달랬나요? 저는 위로와 공감이 필요했던 거라고 하니까, ‘사회생활 그렇게 하면 안 된다’는 거예요. 본인은 알바 안 하고 편하게 용돈 받으면서?

 

굳어진 얼굴과 싸해진 분위기는 눈치도 못 채고 혼자 신나서 훈수 퍼레이드를 시전하는데….” 전문 의학 용어로 ‘선택적 공감 능력 결여’ 또는 ‘판관 포청천’ 병에 감염된 것으로 의심된다. 또 다른 증상으로는 “그게 왜 기분 나쁠 일이야?”가 있다. 친구 분 나중에 회사 가서 사장님한테도 꼭 객관적이고 냉정한 코멘트 시전하길 바란다. 개작두 대령하기 전에.

 

05. 너 왜 연락 안 해?

 

“평소와 다르게 먼저 만나자고 안 하니까, 절친에게 백 년 만에 먼저 연락이 왔어요. 서운한 듯 ‘너 왜 연락 안 하냐?’더라고요. 본인이 먼저 하면 되는 건데. 뭐 여차저차 만나긴 했는데, 그간 밀렸던 얘기 하고 나서는 쭉 폰만 붙잡고 있는 거예요. 이럴 거면 대체 왜 보자고 했는지. 제가 ‘집에 안 가냐, 계속 이러고 있을 거냐’ 물어도 건성으로 ‘응’, ‘어’, ‘아’ 단답으로 대꾸하면서 게임만 하는데, 차라리 그간의 ‘답정너’가 낫다 싶었죠.

 

‘답정응’은 미치겠더라고요.” 이상하게 이런 사람들이 헤어질 때는 “오늘 재밌었다! 우리 또 언제 봐?” 물어본다. 대체 어느 포인트에서 유익함을 느낀 건지 다시 태어나도 이해할 수는 없을 테니 노력하지 마라. 그저 자연스럽게 ‘만날 새 없이 바쁘다’는 인상을 팍팍 심어주는 편이 현명하다.

 

 

06. 나는 잘 모르는데, 너는 잘 알잖아~

 

“맛집 정보를 찾는 걸 좋아해요. 친구를 만날 때도 ‘여기 가보는 건 어때?’ 제안하는 쪽이에요. 너무 당연시 되었는지, 저와 약속에는 아무 계획도 없이 오더라고요. 그것까진 넘어간다 쳐도, 다른 친구들이랑 갈 곳도 저한테 ‘어떡하냐’고 묻는 거죠. 즐겨찾기 해둔 곳 몇 개 골라 보내면 고맙다는 말도 없이 읽씹. 열 번에 두 번 정도는 찾아보라고 서운함을 표현했어요.

 

“난 잘 모르고, 너는 다 잘 알잖아~” 하더군요. 나중에 친구 인스타를 보니, 저도 몰랐던 곳까지 잘 찾아 다녀왔더라고요. 어느 장단에 맞춰야 할지.” 모든 인간은 누울 자리를 보고 발을 뻗는다. ‘핑프’에는 ‘핑프’로, ‘우는 소리’에는 ‘우는 소리’로, ‘읽씹’에는 ‘읽씹’으로 대응해주자. 역지사지 전법을 펼쳤는데도 깨닫는 바가 없는 답답이라면 이미 소생 가능성이 없다.

 

 

07. 몰랐어? 나 원래 그래

 

“필요할 때만 저를 찾고, 자기 얘기만 구구절절 하는 친구를 견뎌온 시간이 벌써 10년이 다 되어가요. 할 말은 해야겠다 싶어서, 속 이야기를 터놓는 자리를 만들었어요. 그리고 절망했죠. 친구는 진짜 몰랐다는 표정으로 ‘나 원래 그래’라는 말만 되풀이했거든요. 제가 바라는 건 작은 이해심뿐이었는데. 이제는 친구가 어떤 사람인지 잘 모르겠습니다.”

 

‘착하고 좋은 사람인데, 오늘만 이런 거지’ 하면서 스스로를 감정 쓰레기통으로 만드는 건 그만두자. 인간 관계의 깊이는 들인 시간이 아니라, 주고받은 감정에 의해 결정된다. 부모 자식 간도 아닌데, 일방적으로 퍼주고 퍼붓는 관계라니? 덧붙여 ‘난 원래 그래’라는 말은 모든 대화를 차단시키는 마법의 말이다. 대화하기 싫은 사람이 있다면 저 표현을 써볼 것을 추천한다.


[842호 – bamboo forest]

Editor 원더우먼 wonderwomen@univ.me *빻은 사연 제보 환영

Informer 공감능력 결여자들에게 앞·옆·뒤 사방으로 포위된 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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