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eToo 이후, 함께 고민해봐야 할 법과 제도에 대해 법률 전문가에게 직접 물어봤다.

 

 

INTERVIEWEE 김재희 변호사, 김재희 법률사무소 대표 변호사

한국양성평등교육진흥원 성폭력/가정폭력 예방교육 전문강사

한국여성의전화 전문위원

고양여성민우회 성폭력상담소 자문변호사

한국성폭력위기센터 법률구조수행변호사

 

 

#Metoo는 피해자의 여론몰이라는 비난

 

#MeToo의 취지나 전후 관계를 명확하게 이해하지 못한 편견입니다. #MeToo 운동에는 몇 가지 공통점이 있어요. 첫째, 가해자는 한 명이어도 피해자가 여러 명이다. 둘째, 가해자는 조직 내에서는 물론, 사회적으로도 막대한 권력과 권위를 가졌다. 셋째, 오랜 기간 상습적으로 성범죄를 저질러왔다.

넷째, 그런데도 법적으로 처벌받지 않았다. 다시 말해, 현재의 #MeToo는 권력자의 비리를 밝히는 내부 고발의 성격을 띠며, 추가 피해를 예방하려는 공적인 측면도 존재합니다. 서검사의 #MeToo가 트리거가 되었고, 사회적 분위기가 뒷받침되자 피해자들이 연쇄적으로 용기를 내고 있는 것처럼.

 

진실을 밝혀도 ‘역고소’라는 후폭풍

 

가해자가 가해 사실을 인정한다면 다행입니다. 그러나 만약 가해자가 부인한다면? 법적으로 가해 사실을 명확히 입증하지 못할 경우, ‘허위 사실 적시 명예훼손’이나, ‘무고죄’로 역고소를 당할 수 있습니다. 가해자가 부인했다가 나중에 사실로 밝혀지더라도 ‘사실 적시 명예훼손’으로 고소당할 위험이 있고요. 역고소를 당하게 되면 피해자 스스로 ‘공공의 이익을 위해 행동했다’는 점을 입증해야 합니다.

‘공공의 이익’은 어떤 형태와 목적으로 #MeToo를 했는지, 글로 썼다면 가해자를 특정한 표현까지 세세하게 따져 판단하게 됩니다. 쉽게 공공성을 인정받는 언론사의 범죄 기사와 달리, 개인의 경우는 오로지 피해자가 감수해야 할 부담이 되지요. 단, 추가 피해를 막기 위한 목적으로 단체를 형성하여 #MeToo를 한다면, 개인의 경우보다는 공공성을 입증 받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재판부의 ‘해석’에 따라 달라지는 성폭력 처벌

 

형법에 따르면, 강간이나 강제추행은 ‘폭행과 협박’을 수반해야 합니다. 성폭력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중 업무상 위력 등에 의한 추행의 경우에는 ‘업무상 위력 또는 위계 관계’가 인정되어야 하고요. 그렇다 보니 과연 저항이 불가능한 폭행이나 협박, 업무상 위력 관계가 작용했는지가 중요한 기준이 됩니다. 해석을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판결이 달라지지요.

문제는 수사부와 재판부 역시 젠더 권력을 가진 사람들이 다수를 차지한다는 데 있습니다. 반대로 피해자는 성적 자기 결정권이 취약한 사람들이죠. 천 가지 사건에는 피해자 천 명의 다른 목소리가 있습니다. 가해자와 피해자의 권력 관계에 따라, 손으로 밀고 옷을 움켜쥐는 정도가 ‘최대의 항거’인 경우도 많아요. 성폭력 사건은 수사부와 재판부가 이 점을 이해할 수 있는 감수성을 가졌느냐에 따라 결과가 전혀 달라집니다.

 

공동체가 바르게 작동한다는 믿음

 

대학과 회사마다 내규가 있을 거예요. 학생과 직원 대부분이 제대로 된 내용을 모르고 있겠지만. 법도 중요하지만, 공동체 내에서 규칙을 함께 세우고, 사건이 벌어졌을 때 좌시하지 않는 것이 더 중요합니다. 사실 일상에서 일어나는 성범죄는 법적인 ‘경계’에 있는 경우가 많아요. 이런 사건들은 증거불충분 등의 이유로 처벌 수위가 미미하거나 ‘무혐의’가 될 확률이 높습니다.

그러니 공동체에서 자체적으로 규칙을 세워 ‘가해자를 엄격한 규칙대로 처벌하고 피해자는 구제한다’는 신뢰를 쌓아야 합니다. 그러면 현행법 상 처벌은 불가능해도, 도의적으로 명확히 문제가 있는 무혐의자들을 공동체 내에서 단죄할 수 있고 더 심각한 범죄도 예방할 수 있으리라 생각해요. 이런 방법을 함께 고민해보는 것이 #MeToo 이후 우리가 내딛어야 할 첫 걸음 아닐까요.


 

 

피해자들이 겪는 트라우마와 2차 피해에 어떻게 대응하면 좋을지 정신과 전문의에게 자문을 구했다.

 

 

INTERVIEWEE 심민영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국립정신건강센터 불안스트레스과장

이화여자대학교 부속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전공의

서울대학교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전임의

Vanderbilt University Hospital 연수

근로복지공단 자문의사 안산정신건강트라우마센터 운영위원

 

 

 

트라우마를 극복하게 하는 ‘연대’의 힘

 

트라우마를 겪는 사람들은 자신만 이런 상황을 당했다는 고립감을 느끼는 특성이 있어요. #MeToo는 그런 점에서 피해자들을 고립감에서 벗어날 수 있게 해줍니다. 내가 못나거나 잘못해서 피해를 입은 거라는 자책에서도 벗어나게 도움을 주고요.

성폭력 피해를 입으면 타인에 대한 왜곡되고 손상된 이미지가 생겨요. 스스로를 위험에 대처할 수 없는 무력한 존재로 생각하기 때문에 세상은 자신에게 우호적이지 않고, 타인은 위험하다고 생각하게 됩니다. #MeToo가 사회적으로 지지받는 분위기를 보면, 피해자들 또한 자신도 사회에서 지지받을 수 있다고 생각하게 될 겁니다.

 

끝나지 않은 고통 ‘2차 가해’

 

피해자를 향한 악성 댓글이나 루머 같은 2차 가해도 큰 문제를 야기합니다. 피해자들은 마음이 위축된 상태라 응원 댓글이 있더라도 비난하는 쪽에 시선이 더 꽂히거든요. 가해자가 사과를 위해 만남을 청하거나, 사건 조사를 위해 가해자를 볼 수밖에 없는 상황 역시 문제가 될 수 있어요.

이럴 땐 가족, 친구, 지인 등 믿을 수 있는 조력자와 동행하는 것이 좋습니다. 가능하다면 해바라기 센터 등 전문 기관의 봉사자나 변호인과 함께하는 것도 괜찮습니다. 만약 피해자가 가해자를 도저히 보고 싶어 하지 않는다면 그럴 수 있도록 조치해야 합니다.

 

무력감을 벗고 일상으로 복귀하기까지

               

피해자뿐 아니라 피해자 주변인들도 무력감을 많이 호소합니다. 법적으로 가해자를 처벌하지 못하거나, 사회적으로 지지를 받지 못하는 경우가 종종 발생하니까요. 오히려 무고죄로 역고소를 당하는 분들도 있고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는 결과와 상관없이, 떠올리고 싶지 않은 순간을 떠올리고 용기를 내서 대응했다는 것만으로도 자부심을 느낄 만하다고 얘기해주고 싶어요. 숨지 않고 맞서고 있다는 것 자체에서 용기를 얻었으면 해요.

 

지지하되 과잉보호는 금물

               

피해자들이 법적 절차를 밟으며 그 과정에서 피로감을 호소하는 경우도 많은데, 이럴 땐 전문적인 상담을 받으면서 조사나 재판을 진행하라고 권하고 싶어요. 실제로 재판에서 말을 못 하고 울거나 떨다가 오는 분들도 계시거든요. 전문가의 도움으로 그 과정을 이겨내셨으면 해요. 가족들이나 주변 지인들은 기본적으로 피해자를 지지해줘야 하지만, 지나치게 염려하거나 과잉보호할 필요는 없어요.

평소처럼 대하되, 도움을 요청하면 도와줄 수 있는 반경 내에 있는 것이 중요합니다. 피해자를 관심 갖고 살필 필요는 있지만, 피해자보다 더 분노하거나 염려하면 피해자의 ‘자기 조절력’을 손상시킬 수 있어요. 스스로 마음을 조절하고 해결할 수 있도록 옆에서 지지해주는 것이 가장 바람직합니다.

 

상담 기관과 병원을 선택하는 기준

               

피해자들이 용기를 내서 병원이나 상담 기관을 찾았는데 전혀 이해받지 못한다고 느끼면 마음의 문을 닫게 됩니다. 때문에 관련 증상을 전문적으로 다루는 트라우마 전문 기관과 치료자를 찾는 것이 중요합니다. 트라우마 증상은 EMDR(안구 운동을 통한 뇌 기능 활성화 및 심리치료 기법), 지속노출 치료 등 특화된 치료 기법이 있습니다.

KSTSS(한국트라우마스트레스학회), EMDR 학회 등에 속한 전문가를 찾아보는 것도 방법입니다. KSTSS는 정신과 전문의, 임상심리사, 정신보건사회복지사 등 관련 분야 전문가들이 속해 있는 학회입니다. EMDR 학회의 경우, 홈페이지에서 전문가를 검색할 수 있습니다.


[842호 – special]

EDITOR 서재경 suhjk@univ.me

INTERVIEWEE 김재희 변호사 & 심민영 정신과 전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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