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가 끝나고, 어쩐지 눈가가 촉촉해져버렸다. 연예인, PD 그리고 언니(선배) 들에게 3단 콤보로 치이는 ‘인간 동네북’이자 이 구역의 ‘슈퍼 을’인 방송작가의 하루가 <인간극장> 속 사연만큼이나 구구절절했으므로. 그렇게 힘들면서 왜 계속 이 일을 하느냐고? 그의 대답은 이랬다….


 

10:00AM 출근. 가장 먼저 하는 일은 시청률 표 인쇄하기. 시청률이 어느 부분에서 오르고 내려갔는지 표를 보고 체크하며 전날 방송을 모니터링 해야 한다.

11:00AM 밤샘의 흔적으로 찌든 사무실을 치우는 것 역시 막내의 몫이다. 청소가 끝날 때쯤이면 작가 언니들과 PD님이 하나둘 출근하기 시작한다. 각종 잡무를 클리어 하고 나면 어느덧 오전이 마무리된다.

01:00PM 점심 메뉴 고르기는 감사하게도(?) PD님 담당이다. 식사 후엔 주요 일과 중 하나가 기다리고 있으니, 바로 커피 심부름. 그간 연마한 ‘뇌트워크’를 바탕으로 언니들의 취향을 저격한 커피 주문을 척척 해내야 한다. “아메리카노 투샷”, “라테 벤티 사이즈에 얼음 가득 넣고 돔 뚜껑으로” 이렇게 디테일한 주문까지 꼼꼼히 챙겨야 센스 있는 막내로 거듭날 수 있다는 사실! 퇴근 전까지는 자료 조사-회의-섭외의 굴레를 무한 반복한다.

10:00PM 드디어 집에 갈 수 있는 건가. 그러나 방심은 금물! 다음 날 녹화가 있다면 대본 인쇄, 출연자 대사에 형광펜으로 밑줄 그어주기, 소품 체크 등으로 밤을 새우고, 곧장 촬영장으로 향할 수도 있다.(헉헉)

 

 

하는 일 막내 작가는 분당 시청률 체크, 프로그램 모니터링, 촬영 협조 요청, 소품 제작 의뢰 및 관리, 출연자나 전문가 섭외 보조 등 매우 자잘하지만 누군가 꼭 해야만 하는 업무를 주로 담당함. 가끔은 작가 언니들 가방 들고 서 있기, 출연자 비위 맞추기 등 다소 불합리한 일을 해야 할 때도 있음.

초봉 막내 작가의 초봉은 월 100~120만원. 최저임금 인상 후 150~160만원 수준으로 올랐다는 얘기도 들려옴.

업무 강도 주5일 혹은 주6일 출근. 보통 오전 10시부터 오후 10시까지 업무. 녹화 전에는 아예 밤새고 촬영장으로 갈 때도 있음.

근속 연수 불규칙한 생활·강도 높은 업무·인간관계에서 오는 스트레스 등을 이유로 초기 이탈자가 매우 많은 편. 1년을 못 채우고 그만두는 경우가 허다함.

휴가 일수 프리랜서라 정기 휴가 없음. 메인 작가의 재량에 따라 돌아가며 여름휴가를 보내주기도 함.

 

 

# 채용 공고는 여기서 보세요

KBS 구성작가협의회나 방송아카데미 사이트에 채용 공고가 올라온다. 회원 가입 후 공고를 확인할 수 있다. ‘미디어잡’ 같은 채용 사이트에도 공고가 수시로 올라온다.

 

# 이런 스펙이 있으면 좋아요

방송작가에게 필요한 스펙이나 전공이 따로 있는 것은 아니지만, 외국어를 할 줄 알면 좋다. 다른 나라의 프로그램을 분석해보고 고민해볼 수 있기 때문. 해외 촬영 시에도 외국어 능력이 있다면 당연히 유리할 테고.

 

# 방송작가는 이런 사람에게 잘 맞아요

막내 작가와 서브 작가 기간은 칠흑같이 어둡고 긴 터널과도 같다. 이 터널을 무사히 벗어나 메인 작가라는 빛을 보기 위해선 일곱 번 넘어져도 여덟 번 일어나는 끈기, 무쇠솥처럼 단단한 멘탈, 튼튼한 체력이 필요하다. 다 갖춘 자에게도 쉬운 길은 아닐 테니 각오하시고!

 

 

01. 방송작가 채용은 어떤 식으로 이뤄지는 거죠?

“크게 세 가지 루트가 있다. ① KBS 구성작가협의회나 방송아카데미 사이트에서 구인 공고를 보고 지원하는 방법 ② 인맥을 통해 추천 받는 방법 ③ 방송아카데미 수료 후 아카데미의 추천을 받는 방법이다. 나는 인맥으로 방송작가가 된 케이스다. 사실 처음엔 PD가 되고 싶어서 제작부에서 일하겠다고 했는데, 작가 팀 인력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눈떠보니 막내 작가가 되어 있었다.”(먼산)

 

02. 면접 볼 때 ‘호갱 지원자’가 되지 않기 위해 꼭 확인해야 하는 것이 있다면요?

“‘기획 페이’라고 들어는 봤나. 프로그램 시작 전, 기획 단계일 때 지급하는 페이를 일컫는 말이다. 일부 방송국X들은 기획 페이를 주지 않는 경우도 있어 지급 여부를 반드시 물어봐야 한다.

정규 프로그램일 경우엔 본사 제작인지 외주 제작인지, 연차마다 페이 수준이 어떤지, 작가는 총 몇 명인지 확인하는 것도 필수다. 방송작가가 되고 싶다는 생각만으로 ‘아묻따’ OK 해버리면 버티기 힘들다. 되는 것보다 남는 것이 더 힘든 게 작가의 길임을 명심하자.”

 

03. 몇 년 차부터 대본을 쓸 수 있어요?

“우리끼리는 작가를 ‘잡가’라고 부른다. 그만큼 잡무가 많다. 특히, 막내 작가는 커피 심부름부터 출연자 대사에 형광펜으로 밑줄 긋는 일까지 잡무의 A to Z를 도맡는다. 대본은 서브 작가가 되면 쓸 수 있다. 개인에 따라 편차가 있지만, 예능의 경우 만 1~2년 정도 막내 작가 시절을 거친 후 서브 작가가 되는 편. 메인 작가는 거의 10년 이상 경력을 가진 이들이 대다수다.”

 

04. 메인 작가가 되면 박봉 탈출 가능한가요?

“내 첫 월급이 딱 100만원이었다. 하하. 최근에 최저임금이 오르면서 막내 작가의 페이가 150~160만원 수준이 됐다는 얘길 듣긴 했다. 3~4년 차부터 급여가 조금씩 인상되는데, 그래봐야 200만원을 못 버는 경우가 많다.

이 모든 박봉의 세월을 인내하고 메인 작가가 되면 확실히 돈을 많이 벌 수 있긴 하다.회당 페이가 100~200만원 수준으로 훌쩍 뛰고, 한 달에 400~800만원 정도 벌 수 있게 되거든. 게다가 메인 작가들은 프로그램을 2개 이상 맡을 수 있어서 맘만 먹으면 고수익을 노릴 수 있다. 그때까지 버틸 수만 있다면.”

 

사진출처 KBS2TV <프로듀사>·MBC <마이 리틀 텔레비전>

 

05. 결방하거나 파업할 땐 월급 못 받는다던데…실화인가요?

“스포츠 중계 등으로 결방되거나 지난해처럼 파업이 있을 경우 월급은 ‘0원’이다. 작가는 방송이 나가야만 페이를 받을 수 있기 때문. 대신 ‘재방료’와 ‘네트료’가 있다. 재방송이 나가거나 지역 방송사에 프로그램이 송출될 경우 받는 페이다. 다만, ‘한국방송작가협회’에 가입해야 받을 수 있는데, 낮은 연차들은 해당 사항이 없다. 예능 작가의 경우, 5년 차 이상 작가들만 협회에 가입할 수 있다.”

 

06. 연예인과 짱친이 될 수도 있나요?

“방송작가가 되면 연예인에 대한 환상이 와장창 깨진다. 그렇다. 방송작가와 연예인은 그저 철저한 비즈니스 관계이자 같은 업계 동료일 뿐이다. 회식할 때 친해지면 되지 않느냐고? 다른 테이블에 앉는다! 그저 이름이나 제대로 불러주면 고마울 따름이다. 물론 예외는 있다. 오랜 기간 같은 프로그램을 하며 호흡을 맞췄을 경우, 짱친까진 몰라도 연예인과 친해질 수 있는 기회가 생기기도 한다.”

 

07. 프로그램을 옮길 땐 PD를 따라 가는 건가요?

“이거야말로 케바케다. PD에게 다음 작품 제의를 받고 따라가는 경우도 있고, 선배 작가들의 부름을 받아 프로그램에 합류하기도 한다. 연차 높은 메인 작가들이 ‘주변에 괜찮은 애 없니?’하고 물으면 그때부터 작가들 단톡방 이곳저곳에서 ‘괜찮은 애’ 물색이 시작된다. 바닥이 워낙 좁다 보니 메인 작가들끼리 ‘얘 어떠냐’며 전화를 주고받기도 한다. 그래서 막내 작가들은 미래를 위해 작가 언니들의 눈치를 볼 수밖에 없다.”

 

08. 이렇게 힘든데 왜 계속 방송작가를 하는 거죠?

“참 고단하지만 그만큼 애틋한 직업이다. 함께 일하는 선배들이 좋으면, 그들과 같이 결과물을 만들어냈다는 생각만으로도 보람차다. 폭풍 눈물 끝에 터득한 센스를 발휘해 ‘넌 내가 만나본 막내 중에 세 손가락 안에 든다’는 평을 들었을 땐, 정말 죽어도 여한이 없을 것 같았다.(오열)

본방을 사수한 뒤 엔딩 크레디트에 오른 내 이름을 찾아보는 것도 쏠쏠한 즐거움이다. 내가 낸 의견이 방송에 반영됐는데, 그 부분에서 모두가 빵빵 터질 때! 그 쾌감은 느껴보지 않고는 논할 수 없다. 이런 마약 같은 순간들을 끊지 못해 결국 여기까지 와버렸다. 하하.”


[843호 – 을의 하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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