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재밌는 일 좀 해보려고 했는데. 돈, 그놈의 돈이 사사건건 발목을 잡네? 회의 한번 하려면 커피값에 밥값에 교통비까지 들고. 인쇄비, 대관비는 또 왜 이렇게 비싸. 결곡, 이렇게 말만 하다 끝나는 건가”

 

…싶을 때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는 제도가 있다. 각종 국가 기관에서 운영하는 ‘청년 지원 제도’가 바로 그것! 약간의 귀찮음만 감수한다면, 친구들과 책을 내볼 수도, 직접 팟캐스트를 만들어 볼 수도 있다. 여러분 쥐똥만 한 아르바이트 월급에서도 세금을 떼가는데! 우리도 나랏돈 한번 알차게 이용해봅시다.

 


01. 모임비로 100만원을 지원받았어요

 

# 좋아하는 장소를 찍고 기록했어요: 곳간

 

곳간은 대학 때부터 친하게 지내던 세 명이 만든 모임이에요. ‘친구의 친구가 ‘청년참’(서울시 청년허브 지원 사업, p.35 참고)에 선정돼서 평소엔 생각만 했던 재밌는 일을 실천했다’는 이야기를 들었어요. 어차피 맨날 만나서 노는데, 우리도 해보자 싶었죠. 셋 다 동네를 좋아하고 마침 저희 중 한 명이 사진 찍는 데 취미가 있으니, 공간을 기록하는 프로젝트를 계획해 지원했고 어렵지 않게 선정됐어요.

명확한 콘셉트(‘좋아하는 공간이 타의에 의해 사라지기 전에 기록해야 한다’)가 생기니까, 귀찮아서 굳이 가보지 않았던 동네도 발품을 팔아 돌아다니게 되더라고요. 주제를 정해두니까 평소보다 더 깊은 이야기를 나누게 되었고요. 다음에 또 지원비를 받게 된다면, 홍보를 좀 열심히 해서 더 많은 사람과 우리의 결과물을 나누고 싶어요.

 


# 생활 한복을 직접 만들어 봤어요: 홍익한복

 

우연한 계기로 한복에 관심이 생겼는데, 10만원 가까이 되는 생활 한복을 사 입기에는 부담이 있었어요. 그때 사촌 언니가 ‘청년참’을 알려줬어요. 지역사회에 도움이 되는 활동을 하는 그룹에 100만원을 지원해준다고 하길래…! 얼른 친구들을 섭외했죠.

생활 한복을 보여주면서 예쁘지 않냐고, 같이 만들어서 입어보자고 했더니 흔쾌히 승낙했어요. ‘널리 이롭게 한복을 알리자’는 취지 아래 인터넷을 보면서 한복을 직접 만들고, 그 과정에서 터득한 요령을 오픈 클래스를 통해 공유했는데, 오신 분들이 다들 좋아해주셔서 무척 뿌듯했어요. 지원 사업은 끝났지만, 앞으로도 틈틈이 ‘홍익한복’이란 이름으로 활동할 계획이에요.

 


# 졸업 전 뭐라도 하자 싶어 만든 모임: 이것이프로젝트

 

이것이프로젝트는 졸업을 앞두고 시작한 프로젝트예요. 셋 다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 할지 모르겠어서 혼란스럽던 중이었어요. 저희끼리 고민할 게 아니라 뭐라도 해보자는 심정으로 다양한 삶의 모습을 인터뷰 했어요. 자본 없이 시작한 프로젝트다 보니, 커피 값부터 밥값까지 재정적으로 부담스러워서 ‘청년참 모임비 지원 사업’에 신청했고요.

선정되고 나니, 전에는 대관비가 부담되어 선뜻 기획하기 어려웠던 규모의 행사도 진행할 수 있었어요. 그렇게 진행한 질 좋은 행사를 보고, 많은 분이 참여 의사를 밝혀주어서, 여전히 재미난 활동을 계속하고 있답니다.

 


# 도서지원금을 활용해 요괴 서가를 만들었어요: 돌곶이요괴협회

 

저희는 요괴와 관련된 민담 또는 설화를 공부하는 학교 동아리였어요. 2주에 한 번씩 요괴 스터디를 진행해. 각자 재밌게 본 요괴 작품을 소개하고, 조사해온 요괴에 대해서 이야기하는 시간을 가져요. 그렇게 공부한 것들을 SNS에 올렸더니 학교 외부 분들도 관심을 보여주셔서, 다양한 구성원이 모인 지금의 요괴협회가 됐어요. 오래전부터 요괴 도서를 갖추고, 읽고 싶은 사람에게 대여해줄 수 있는 ‘요괴 서가’를 만드는 게 목표였는데, 책을 여러 권 구비하려면 비용이 꽤 들잖아요.

마침 도서지원비를 받을 수 있는 지원 사업이 있다고 해서 신청하게 됐어요. 과정이 어려울 줄 알았는데, 모임 성격이 분명하다 보니 어려움 없이 선정됐어요. 지원금 덕분에 서가의 책이 풍부해지고 스터디에도 활력이 생겼어요. 그때의 동력을 바탕으로 요괴를 소개하는 독립 출판물을 만들기도 했답니다. 짜잔.

 


# 우리나라의 아름다움을 찾아다녔어요: 러빙코리아

 

‘러빙코리아’는 대한민국의 숨은 보물(장소, 이야기, 문화 등)을 찾아 전 세계 친구들에게 알리기 위해 만든 모임이에요. 우리가 외국에서 현지인이 소개해주는 숨은 장소에 매력을 느끼는 것처럼, ‘현지인으로서 유명 관광지 말고, 한국의 숨은 아름다움을 보여줘야겠다’고 생각했어요.

초반에는 스토리가 있는 투어 콘텐츠 제작을 위해 발품을 많이 팔았는데, 모든 활동에는 돈이 필요하더라고요. 이동도 해야 하고, 밥도 먹어야 하고. 그러던 와중에 지인에게 ‘청년참 모임비 지원 사업’을 소개받았어요. 금전적인 지원을 받은 덕분에, 서울 말고 다른 지역에 방문하는 프로그램을 기획할 수 있었어요.

 


#옥탑방에 친구들을 불러 놀았어요: 옥상프로젝트 

 

명확한 꿈도 없이 방황하던 차에 문득 ‘나 같은 사람도 많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어 옥탑방에 친구들을 불러 모으기 시작했어요. 모여서 같이 이야기를 하다 보니까 서로에게 힘이 되더라고요. 처음에는 제 친구들만 놀러 왔었는데, 나중에는 개인적인 친분이 없는 분들도 신청하시더라고요. 그래서 더 많은 사람들과 같이하면 좋겠다고 생각했고, 그 과정에서 경제적인 지원을 받을 수 있는 ‘청년참’에 지원하게 됐어요. 덕분에 돈 걱정을 조금이나마 덜 수 있었죠. 그 후에는 여행 영상 제작, 공연, 웹드라마 제작 등 다양한 활동을 함께하고 있어요.

 


02. 장소를 지원받았어요

 

# 땅을 지원받아 농사를 지었어요: 노들유령

 

청년허브에서 진행하는 수업을 듣고 있던 어느 날 선생님께서 노들섬에 가서 농사 한번 지어보라고 하셨어요. 갈현텃밭, 용산텃밭 등 시에서 운영하는 텃밭이 여러 곳 있는데, 지금은 사라진 ‘노들텃밭’은 신청서를 쓰고 선정된 팀에 한해 들어갈 수 있었거든요. 노들섬은 서울시에서 거의 ‘버린 땅’ 취급 받는 곳인데요, 수업을 함께 듣던 친구 중 그곳에 관심이 있는 애들이 모여 ‘노들유령’을 만들었어요.

땅을 지원받고, 모종이나 비료 같은 것만 개인 비용으로 부담했습니다. 벌레, 진드기, 잡초가 워낙 많아 사실 농사는 다 망쳤어요! 하지만 저희는 이후에도 같은 멤버로 이런저런 프로젝트를 꾸준히 진행하고 있어요. 노들유령이 아닌 ‘대봉감’이라는 이름으로 이혼 여성 기록 프로젝트를 구상해 지원받았고, 불광 지역에서 실버 댄스 하시는 분을 모셔와 춤을 배우고 ‘불광 콜라텍 파티’를 열기도 했답니다.

 


# 언니와 함께 전시를 열었어요: 매자송

 

‘매자송’은 송자매를 거꾸로 한 이름으로, 저와 친언니가 함께 꾸린 전시 활동입니다. 미술을 전공하는 언니가 졸업을 앞두고 있었고, 학생 신분으로 전시를 열기에는 쉽지 않은 환경이었지만, 서교예술실험센터에서 주관하는 전시 지원 사업인 ‘쉐어 프로젝트 : 실험실’ 덕분에 목표를 이룰 수 있었죠. 덕분에 접근성 좋은 홍대에 있는 전시 공간과, 전시에 필요한 테이블이나 조명 같은 기본적 세팅, 빔프로젝터 등을 지원받았어요. 사실 저는 미술 전공자가 아니거든요. 전문성을 요하는 다른 전시 지원 사업과 달리 학력이나 경력이 아닌 내용의 독창성을 더 중요하게 보았던 것 같아요. 저희처럼 아이디어는 있지만, 공간이 없는 분들에게 추천해요!

 


# 우리만의 아지트를 꾸몄어요: 상모

 

‘상모’는 ‘상상하는 모든 것이 이루어지는 공간’의 줄임말입니다. 예전에는 파티룸이라는 개념이 흔하지 않아서 친구들을 만나면 음식점, 카페, 술집에 가는 것이 전부였죠. 소중한 사람들과 시간을 보낼 수 있는 공간을 만들고 싶어서 ‘상모’를 시작했습니다. 시간 단위 대여도 하고 있고, 소규모 모임이나 파티도 자체적으로 진행하고 있어요.

공간 대여를 통한 수익이 조금 있었지만, ‘뒷북신년회’처럼 여럿이 함께하는 파티나 모임을 열 때는 필요한 재료나 음식값이 만만치 않았어요. 그래서 지원사업 ‘청년참’에 도전했고, 다행히 선정되었어요. 덕분에 저희만의 공간에서 부족함 없는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답니다.

 


03. 콘텐츠 제작비를 지원받았어요

 

# 패션쇼를 진행했어요: 창신패션위크

 

창신동은 동대문에서 나온 원단으로 옷을 만드는 봉제 마을이에요. 어떻게 보면 진정한 패션 피플은 창신동의 봉제인들인데, 아무도 모르잖아요? 그래서 DDP의 서울패션위크를 대신할 창신패션위크를 기획했어요. 창신동의 봉제 장인에게 봉제를 배워 직접 옷을 만들고, 창신동을 배경으로 화보 촬영도 하고, 패션쇼도 진행했어요. 아무래도 행사를 진행할 때 돈이 필요하다 보니 ‘청년활활’이라는 지원 사업의 도움을 받았고요.

물론 지원금을 사용하는 게 처음이라 시행착오도 있었죠. 행사를 마친 후 세무서에 정산 서류를 보내 확인하니까 지출이 반려된 항목이 꽤 있더라고요. 규정에 맞지 않는 지출이 있었던 거예요. 적은 금액이긴 하지만 결국 사용한 예산 일부를 돌려줬어요. 그래도 지원 사업 덕분에 창신패션위크를 성공적으로 진행할 수 있었으니 좋은 경험이었어요.

 


# 팟캐스트를 만들었어요: 대학썰전

 

대학생의 입장에서 대학의 문제에 대해서 이야기하는 팟캐스트를 만들었어요. 사실 다들 비슷한 문제를 겪고 있잖아요. 학과 통폐합, 수강신청, 등록금. 대학 문제만 다루는 미디어를 만들면 다들 공감할 수 있겠다 싶어서 프로그램을 기획했죠. 그런데 꽤 많은 돈이 필요하더라고요.

녹음하는 장비도 필요하고, 교육도 받아야 하고, 홍보도 해야 하고…. 그래서 마을 미디어 활성화 사업에 신청해 지원금을 받았어요. 경쟁률이 꽤 높다고 알고 있는데, 저는 팟캐스트 교육기관인 ‘노원유쓰캐스트’에 소속되어 있었고, 그 단체가 꾸준히 활동하고 있다 보니 선정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 친구들과 책을 냈어요: lost and found

 

저희는 대학을 졸업하기 전에 재미있는 걸 하고 싶어서 독립출판 프로젝트를 시작하게 되었어요. 2주에 한 번씩 합평회를 하면서 글에 대해 서로 피드백 해주고, 인디자인이라는 프로그램으로 내지와 표지를 편집하는 것까지는 순조로웠는데, 인쇄비가 문제였어요.

사비를 들여서 각자 나눠 낸다고 해도 적어도 20만원, 많으면 40만원까지 써야 했는데, 대학생에겐 큰돈이니까. 고민하던 차에 학교(연세대)에서 창업동아리를 모집한다는 것을 알았고, 운 좋게도 선정돼서 인쇄비를 지원받을 수 있었죠.


[843호 – special]

Intern 최은유 metaphor@univ.me  

학생 에디터 문소정 moonsojeong@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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