댕낼대숲 네 번째 사연은 좋아하는 사람을 만난 뒤로, 남녀를 가르는 고정관념을 다시 생각해보게 되었다는 D가 제보해주었다. 혈액형별 심리 테스트처럼 근거는 전혀 없는 ‘남자답게, 여자답게’ 프레임 7가지. 여자답지 않은 여자, 남자답지 않은 남자는 별로라는 사람들 주목! 


 

 

01. 여자치고 잘 하네, 남자치고 못 하네

“저랑 여친은 게임을 하다가 사귀게 됐어요. 당연히 둘이 PC방도 자주 가는데, 친구들 하고 마주치면 꼭 한 소리 들어요. ‘여자도 PC방 와?’ ‘니 여친, 여자치고 잘 하네’, ‘여친한테 지고 니가 남자냐’ 요즘에는 여성 게이머가 많아져서 나아졌을 것 같죠? 친구들 하고 경쟁이라도 붙는 날엔 수위가 더 심해져요.”

남자는 이성적이라 게임을 잘하고, 여자는 감성적이라 게임을 못 한다는 절대 법칙이 있나? 대체 왜 한 개인의 특장점을 ‘여자치고’, ‘남자치고’라며 평가절하하는지. 무엇보다 여전히 ‘여자치고 잘 하네’가 칭찬인 줄 아는 사람들이 있다. 게임, 스포츠 등 남자들의 전유물(?)이라 여겨지는 분야일수록 더 심하다. 잘하면 여자치고 잘 하는 것이고, 못 하면 여자라서 못 하는 것인 ‘그런 분야’는 세상에 없다.

 

 

02. 털털한 여자는 되고, 여린 남자는 안 되고

“여친은 털털한 성격에 운동신경도 좋아서 학창시절부터 인기가 많았대요. 반대로 저는 체구도 작고 운동하는 것도 별로 안 좋아해서 괴롭힘까지는 아니지만 ‘기지배’ 같다고 놀림을 많이 받았어요. 여자애들하고 친하게 지내는 것 자체가 놀림거리가 됐죠.”

선머슴 같이 구는 여자애는 되지만, 여자처럼 구는 남자애는 안 된다는 이중잣대는 ‘남성성’을 우월한 것으로, ‘여성성’은 부정적이고 열등한 가치로 바라보는 왜곡된 시선에서 나온다. “우선 여성성을, 그리고 나아가서 여성을 존중하는 일에서 시작해야 한다. ‘계집애 같다’라는 표현을 하는 사람들이 있으면 곧바로 지적하라. (뭔가를 던지거나 울 때) ‘여자처럼 굴지 마’라는 말을 하는 이가 있다면 펄쩍펄쩍 뛰어라.’” 『그런 이중잣대는 사양합니다』 p.90

 

 

03. 여자는 화장 필수, 남자는 단정하면 그만

“피부가 콤플렉스여서 BB크림을 바르는데요. 길거리 다니면 ‘저 남자 화장했다’는 수군거림을 자주 들어요. 여친은 피부가 좋은 편인데, 스트레스 받으면서도 꼭꼭 화장을 하더라고요. 알바하는 데서 점장이 민낯은 예의가 아니라고, 매일 지적한대요.”

미모 관리하는 남자는 오버 같고, 여자는 화장·제모·다이어트·뽕브라까지 다 신경 써야 예의라고 생각하나? 남자건 여자건 타인의 관상용이 되려고 사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청와대 방문처럼 TPO를 지켜야 할 상황이 아니라면, 하고픈 대로 하고 살면 어떤가. “하이힐을 신고 립스틱을 바르든, 찢어진 청바지를 입고 운동화를 신든 내키는 대로 입고 누가 뭐라고 하든 개의치 마라.” 『그런 이중잣대는 사양합니다』 p.68

 

 

04. 여자는 헤프다, 남자는 정력이 좋다

“여친이 호주 어학연수를 고민했을 때에요. 응원하면서도 떨어져 있을 생각에 우울해져서 단톡방에 말했더니 여친 단속하라는 거예요. 호주 갔다 온 여자들 다 헤프다면서. 한 소리 하려는데, 우리는 필리핀에 가자더군요. 싸고 좋다면서 서로 정력 왕이라고 지들끼리 ‘ㅋㅋㅋ’거리기에 톡방을 나와버렸죠.”

머릿속에서 ‘특정 국가-여자-헤프다’가 자동 완성되다니. 일상생활 가능해요? ‘헤픈 남자’란 단어는 들어본 적도 없는 걸로 봐선, 사회가 여성의 순결에만 집착하는 것 같은데. 아니라고? 그럼 이 질문들에 답해보길. “왜 여성은 성관계를 하면 ‘더럽다’고 인식될까? 남근은 뭔가를 더럽히는 괴력이라도 지니고 있는 걸까? 성관계를 할 때마다 도덕성이 조금씩 훼손되는 건가?” 『그런 이중잣대는 사양합니다』 p.20

 

 

05. 여자는 노처녀, 남자는 능력남

“저랑 여친 둘 다 비혼주의자예요. 대부분 저한테는 “나중에 돈 벌어 집 사서 결혼하면 되지” 한다면, 여친은 “비쌀 때 가야 한다”는 말까지 들어서 큰 싸움이 날뻔 했어요. 결혼할 생각 없다는 말, 이해는 한 걸까요?”

똑같이 비혼인 상태로 나이가 들어도 남자는 와인같이 숙성된 능력남, 여자는 폐기처분 직전 케이크 취급을 받는다. 결혼보다 자신에게 더 중요한 가치를 선택한 건 같은데, 왜 이렇게 다를까? “성차별로 유지되는 사회에 이득이 되기 때문이다. 자녀를 두지 않는 한, 전업주부로 자녀를 돌보지 않는 한 ‘진짜’ 여자가 아니라고 하면 여성들은 전통적인 성역할에 충실해야 한다는 압박감을 느끼게 될 테니까.” 『그런 이중잣대는 사양합니다』 p.170

 

 

06. 여자의 미래는 남자, 남자의 미래는 성공

“둘 다 취준할 시기라 조언을 받으려고 선배들을 만났는데요. 그 자리에 있는 내내, 저는 ‘남자는 적어도 자기 명의로 된 집은 있어야 사람 구실하지’, 여친은 ‘여자 팔자는 남자 잘 만나서 취집하는 게 최고야’ 소리만 실컷 듣다 왔어요. 저는 문사철 전공이고, 여친은 공대생이라 취업하면 여친 연봉이 훨씬 높을 텐데….”

남자는 돈, 여자는 남자가 가진 돈? 인생의 행복이 돈으로 결정된다면 왜 반대가 되어서는 안 되는데? 21세기에 아직도 중세 시대의 마음을 가진 사람들에게 전한다. “자신을 위해서 뭔가를 하라. 다른 어느 누군가가 아니라 당신 자신을 행복하고 성공한 사람들로 만들어줄 일들을 말이다. 그리고 물론 신나게 사는 게 가장 중요하다.” 『그런 이중잣대는 사양합니다』 p.257

 

 

07. 여자는 생리하는 거고, 남자는 화가 난 거고

“저도 처음부터 이런 것들이 이상하다고 생각한 건 아니에요. 사귄 지 얼마 안 됐을 때 여친 기분이 너무 안 좋기에 조심스럽게 ‘그날이야?’ 하고 물었다가, 헤어질 뻔했거든요. 그때 고민해보게 됐어요. 남자 선배나 교수님이 기분 나빠 보이면 ‘화가 났다’고 여기면서, 왜 여친은 예민하고, 감정 기복이 심하고, 신경질적이라고 생각했을까?”

고정관념을 주입해서 가장 이득을 보는 게 누굴까? “잘 생각해보면 사회가 왜 여성의 분노를 억압하려는지 이해가 간다. 여성의 입을 틀어막는 방법보다 더 효과적으로 성차별을 덮어버리는 방법이 어디 있겠는가. 자기 삶에서 일어나는 일에 대해 분노해도 신경질적이라고 매도당할까봐 겁을 낸다면, 세상의 불의에 대해서는 어찌 항변하겠는가.” 『그런 이중잣대는 사양합니다』 p.170


[843호 – Bamboo Forest]

Editor 원더우먼 wonderwomen@univ.me *빻은 사연 제보 환영

Informer 남녀를 구분하는 이상한 고정관념에 질린 D

Reference 제시카 발렌티, 『그런 이중잣대는 사양합니다』, 두시의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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