댕낼대숲 일곱 번째 사연은 “나 친구 많잖아~” 한껏 인싸인 척하는 동기 때문에, 도리어 학교 가기가 싫어진다는 F가 제보해주었다. 옆에 있으려면 항마력이 필요한 자칭 인싸들 말버릇 7가지. 어깨에 인싸 뽕이 잔뜩 들어간 친구 뜯어말려본 적 있는 사람 주목! 


 

 

#1 쟤 이름이 뭐더라? 나 잘 못 외우잖아

“올해 입학한 새내기예요. 과에서 유난히 목소리 큰 친구가 있는데요. 술자리에서는 세상 ‘절친’처럼 잘 놀다가도 다음 날이 되면 안면을 바꾸고 물어요. ‘쟤 이름이 뭐더라? 내가 이름하고 얼굴을 잘 못 외우잖아~’ 문제는 뻔히 알면서 괜히 모르는 척하는 게 너무 티가 난다는 거예요. 인기 있는 친구들 말고, 조용조용하게 학교 다니는 친구들만 겨냥해서 그러거든요.”

이름하여 ‘셀럽 병’ 초기다. 사람을 너무 많이 만나서, 한 번 본 사람 얼굴은 잘 기억 못 하는 척하는 게 특징이다. 하늘에 맹세코 사람 얼굴과 이름을 잘 못 외우는 거라고 주장하려거든 인싸이긴 글렀으니 포기해라. 누구에게든 ‘호감’이 되고 싶다면 웃으며 인사하기는 기본이다.

 

#2 전화번호 있으면 친한 사이잖아

“반대로 인기 있는 친구들, 정말 인싸인 친구들한테는 그렇게 친한 척을 합니다. 처음에는 허풍인 줄 모르고 곧이곧대로 믿었죠. 얜 세상에 모르는 사람이 없네, 이런 우주대인맥이 왜 우리 학교에 왔나 싶었을 정도니까요. 나중에 보니 그냥 술 한 번 같이 마셨거나, 전화번호 정도만 교환하고 눈인사 하는 사이더라고요.”

그렇게 따지면 나는 허경영과 절친한 사이다. 허경영은 10여 년 전부터 개인 전번을 만천하에 공개해왔으니, 7천만 국민 중 상당수가 그와 친구겠다. 파워인싸병에 걸린 친구들은 주변에 셀럽, 인기 있는 사람, 유명한 사람과 어울리는 것으로 본인의 ‘가치’가 결정된다고 착각한다. 중요하지도 않은 인맥에 집착하느라, 본인의 가치는 본인이 결정하는 거라는 단순한 사실도 놓치게 되는 걸까?

 

#3 너 아직 그것도 안 해봄? 이것도 모름?

“며칠 전에, 학교 앞에 새로운 맛집이 생겼는데요. 가야지, 가야지 벼르고 있다가 애들하고 수다 떨 때 얘기를 꺼냈어요.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너 거기 아직도 안 가봤어?” 아, 예…. 모르는 사람이 보면 얼리 어답터인 줄 알겠더라고요. 본인도 겨우 그저께 다녀와서 인스타에 올렸으면서, 세련된 척은 엄청 합니다.”

누구보다 빠르게, 누구와도 다르게 해봤다는 걸 알리고 싶어 안달 난 상태. 마치 “느이 집엔 감자 없지” 자랑하던 점순이 같다. 막상 찾아보면 과장한 만큼 대단한 게 아니거나, 진짜 ‘셀럽’들이 알려준 정보를 재활용하는 경우가 많다. 좀 안쓰럽기도 하지만, 미식·패션·연애·정치 등등 종류 불문 자꾸 아는 척하고 그러면 말 자체를 안 섞고 싶겠죠?

 

#4 나한테 들키지만 않으면 바람피워도 괜찮아~

“한편으로는 그 친구 얘기 듣는 게 재밌기도 해요. 하는 말만 들으면 옛날 옛적에 유행한 ‘인소’의 한 장면 같거든요. 쿨 워터의 향기를 풍긴달까요. 어느 날 연애 얘기가 나왔는데 ‘난 남자친구가 다른 여자 만나도 돼. 나만 모르게 만나면’이라고 쿨내를 내뿜는 거죠. 막상 첫 연애를 시작한 그 친구가 남친의 인맥을 어떻게 관리했는지는 상상에 맡길게요.”

주워 담고 싶을 말을 매번 경솔하게 하는 것도 자칭 인싸들의 특징이다. 연애를 시작한 지금이라도 정신 차리면 다행이지만. 높은 확률로 그런 말은 꺼낸 적도 없는 사람처럼 정신승리하고 있겠지. 한 단계 진화된 ‘나는 바람피워도 너는 바람피우지 마’ 레퍼토리를 읊고 있지나 않으면 다행이다.

 

 

#5 우리 약속 오늘이었어?

“요즘 바쁘지 않은 대학생이 어디 있나요. 다들 과제다, 시험이다, 알바다 바쁘지만 친구들 만날 시간은 따로 빼두잖아요. 친구는 여럿이서 어렵게 일정을 맞춰서 잡아놓은 약속도 절대 캘린더에 안 적어놔요. 약속에 늦기에 이번에도 설마 하면서 연락하면, 역시나 ‘오늘이었어? 나 지금 일어남ㅠㅠ’ 하는 거죠.”

그 친구한테 세상 바쁜 척해야만 ‘쿨내’가 나는 거라고 가르쳐준 사람 나와.(부들부들) 정말 일정이 많아서 바쁜 것과 일부러 바쁜 척하는 것의 차이도 좀 알려줄 것이지. 뱁새가 인싸 흉내 내려다 가랑이 찢어진다. 정말 바쁜 사람도 약속 펑크 내면 봐줄까 말까인데. 하는 일도 없으면서 일부러 약속을 펑크 낸다? 인기는커녕 영원히 일정이 없어지기 십상이다.

 

 

#6 자꾸 쳐다 봐~ 나한테 관심 있나봐

“학교마다, 그리고 과마다 잘생기거나 예뻐서 유명한 사람들 한둘은 있잖아요. 어쩌다 학교 앞 카페나 술집에서 마주칠 때가 있는데 그때마다 그렇게 의식을 해요. 그 사람들은 신경도 안 쓰는데. 주위 보다가 눈 마주친 걸 가지고, 저쪽에서 자꾸 우리 테이블 쳐다본다고…. 옆 테이블에서 들을까봐 얼굴 뜨거워서 대꾸도 못 하겠어요.”

아냐, 그거 아냐. 그냥 쳐다본 거야. 애잔하게도 관심은 너님이 더 많이 기울이고 있는 듯? 인싸 병에 시달리는 친구를 아낀다면 부디 귀띔해주자. 생각보다 세상은 너한테 관심이 없고, 우주는 너를 중심으로 돌지 않는다고. 그런 말을 듣고도 정신 못 차린다면 답 없다. 가까운 친구들이 뭘 싫어하는지도 모르면서 무슨 미남미녀의 관심 타령이야.

 

#7 아싸들은 무슨 재미로 살지?

“각자 하고 싶은 대로, 각자의 재미로 사는 게 인생이잖아요. ‘인싸’냐 ‘아싸’냐가 뭐 그렇게 중요한가요? 외향적인지, 내향적인지 하는 성향의 차이일 뿐이잖아요. 사교성이나 인기로 인간성이 결정되는 것도 아니고요. 인싸가 아니어도 인생은 행복해질 수 있는데, 왜 친구만 모르는 걸까요?”

맞다. 인싸가 뭐 별건가? 타인에게 애정과 관심을 쏟는 것을, 여럿이 만나는 자리를 좋아하는 친구를 그렇게 부를 뿐이다. 본인 몸에 맞는 옷도 아닌데, 괜히 밝은 척 무리할 필요 없다. 매일 이어지는 뒤풀이든, 밥약이든 거부감이 느껴지면 하지 말자. 아싸이면 또 어떤가? 나답게 사는 인간은 적어도 ‘비호감’이 되진 않는다. 남들은 어떤지 기웃대기보다 나는 어떤지 들여다보는 시간이 더 소중하다.


[846호 – Bamboo Forest]

EDITOR 원더우먼 wonderwomen@univ.me *열 받는 사연 제보 환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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