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12일부터 20일까지 ‘제1회 대학내일 벚꽃문학상’이 열렸다. ‘벚꽃을 보면 생각나는 그 사람’의 이야기를 500자에 담아내는, 은근 어려운 백일장이었다. 8일간 150명이 넘는 참가자들이 자신의 사랑 이야기를 꾹꾹 눌러 써 보내주었다. 글을 읽으며 사랑이란 우리 모두에게 이리도 같고, 또 다르다는 걸 느낄 수 있었다. 먼저, 세 편의 수상작을 공개한다.


 

 


그리고, 비록 장원에 선정되진 않았지만 독자들과 함께 나누고 싶은 6편의 참가작을 소개한다.


 

벚꽃에 별 감흥이 없다. 사실 좋아하지 않는 건 아닌데 괜히 더 힘주어 말한다. 남들이 다 좋다고 난리면 그 흐름에 동참하기 싫은 중2병적 기질 탓이다. 봄보다는 여름, 가을이 좋다. 보기만 해도 싱그러운 녹음이나 풍요로움과 쓸쓸함을 동시에 안겨주는 단풍나무에 눈길을 자주 뺏긴다.

 

하지만 나는 4월 둘째 주를 그냥 지나치지 못한다. 벚꽃이 만개하는 시기. ‘H랑 벚꽃 배경으로 사진 한 장 남기면 좋을 텐데.’ 꽃의 빛깔과 향기에 민감한 H는 아무려나 예쁜 건 예쁜 거라며 아이처럼 봄날을 즐긴다. 그럴 때면 나도 덩달아 웃고 싶다. 그 순간에 정말로 중요한 건, 별것도 없는 나의 취향 따위가 아니니까. 예쁜 건 예쁜 거고, 예쁜 거 같이 보면서 좋으면 그게 정말 좋은 거니까.

 

H 덕분에 좋은 게 늘어간다. 보이지 않던 것들이 보이기 시작한다. 나를 위한 H의 선물이라면, 나 역시 선물을 준비해야지. 그냥 지나칠 수 없는 것들을 하나하나 만들어줄 것이다. 우리가 자주 함께 멈출 수 있도록 말이다.

 

-김정현


 

벚꽃에 이파리가 몇 개인지 너는 알까? 한 손이 다섯 손가락인 것처럼 벚꽃도 잎이 다섯이다. 벚 잎 하나가 떨어진다. 잡았다. 너였다면 좋을 텐데. 난 너의 손 새끼손가락이라도 잡고 싶은데, 지금 잡은 건 겨우 이파리 하나다.

 

아기 꽃인 듯 조그맣다. 새끼손가락 꼭꼭 걸고 약속하듯 나의 바람을 속삭인다. 그 조그만 잎이 날아갈까, 왼손을 살포시 움켜쥔다. 그리고 위아래로 흔들어 본다. 이파리 하나가 손바닥 여기저기를 건든다. 톡톡. 톡톡. 작은 잎이 만드는 두드림에 집중한다. 좀 더 세게 팔을 젓는다. 툭. 툭. 툭. 내 손이 너의 손을 스친, 잠깐의 그 순간순간들 같다.

 

바람이 분다. 잠시 고민한다. 어느새 주먹을 꽉 쥐었네. 보내기 싫나 보다. 하지만 결국 손을 편다. 그리고 꽃잎은 날아간다. 놓친 게 아니다. 놓은 거다. 지금 움켜쥐면 그때 잡지 못할 것을 알기 때문이다. 천 개의 꽃잎을 잡은들, 네 손 한 번 잡은 것만 같을까? 나의 벗아.

-박길도


 

나는 벚꽃이 피면 네가 생각난다. 우리는 벚꽃이 필 때 처음 만났고, 벚꽃이 질 때 연인이 되었다. 너와 나는 벚꽃을 함께 보지 못해 아쉬워하며, 내년에는 꼭 함께하자는 약속을 했다. 1년이라는 시간이 흘러 올해의 벚꽃이 만개했다. 약속했던 시간은 다가왔는데 너는 떠나고 없다.

 

너로 인해 사랑도, 상처도 많았던 작년의 봄은 가고 새로운 봄이 왔다. 다시 찾아온 봄에 설렌다. 얼마 전부터는 새로운 사랑을 시작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고, 떨어지는 벚꽃잎을 잡으면 사랑이 이루어진다는 말에 손도 뻗어보았다. 그러고 보니 벚꽃이 피면 생각나는 것은 네가 아니라 너와 함께했던 시간이었구나. 이제 너에 대한 그리움은 말끔히 잊은 것 같아 괜히 뿌듯하기까지 하다.

 

그런데 며칠 전에 너에게서 전화가 한 통 왔다. 잊을만하면 다시 연락이 온다던 말이 정말이었다. 나는 전화를 받지 않았다. 너는 나에게 매년 봄마다 찾아오는 벚꽃이 아니라, 이미 지나간 작년의 벚꽃일 뿐이니까. 작년의 벚꽃은 다 떨어졌으니까.

-김다정


 

“누가 먼저 벚꽃 잡나 내기하자!” 네가 훈련소로 떠나기 전날이었다. 샴푸, 감기약, 귀마개, 핸드크림과 선크림, 반창고. 논산에 가져갈 물건들을 거의 다 산 참이었다. 좋아. 너는 뚱뚱해진 가방을 메고서 손을 뻗기 시작했다. 4월치고는 바람이 거셌다. 연약한 벚나무가 속절없이 흔들렸다. “늦게 잡는 사람이 점심 사기.” 너는 잠시 나무 대신 나를 바라보다 빙긋 웃었다. 그럴까. 우리는 꽃이 날리는 방향으로 쪼르르 달려갔다. 꽃 무리를 향해 몇 번이고 손을 휘저었다.

 

얼마나 지났을까. 웅크린 오른손을 펴보니 손바닥에 조그마한 꽃잎이 붙어있었다. 고개를 드니 아직 방방거리는 네가 보였다. 40대 즈음 되어 보이는 여자 두 명이 지나갔다. 길 한복판에서 엉거주춤 벚꽃을 잡고 있는 우리가 얼마나 유치해 보일까. 내심 뿌듯했다. 서른이 될 때까지 연애 한 번 못해본 너였다. 너에겐 마냥 유치한 것들을 선물해주고 싶었다.

 

벚꽃을 잡으면 사랑이 이루어진대. 언젠가 들었던 말이 생각났다. 나는 쥐고 있던 꽃잎을 몰래 날려 보냈다. 내기는 필요 없었다. 네가 웃는 걸 또 한번 보고 싶을 뿐이었다. 내 작은 비밀을 짐작조차 못 할 네가 꽃잎을 들고 해맑게 뛰어오기를 기다리며 나는 빈손을 연신 팔랑거렸다.

-김예지


스멀스멀 봄기운이 느껴지는 어느 삼월 저녁, 삼춘이 하늘나라로 갔다는 소식을 들었다. 춘삼월에 태어나 춘삼월에 우리 곁을 떠난 삼춘은 봄의 따스함을 닮았고, 꾸밈없는 환한 미소를 가진 사람이었다.

 

어릴 적에 삼촌, 삼춘ㅡ 어떻게 불러야 할까, 자주 헷갈렸다. 그럴 때마다 엄마는 촌수를 따지는 것이므로 ‘삼촌’이라고 불러야 한다고 했다. 하지만, 나는 고집스레 알고 있는 한자를 총동원해서 석삼, 봄 춘. 세 번의 봄, 봄을 삼 세 번 해서 삼춘, 봄이 생각나는 사람이라서 봄봄봄, 이라고 말하며 혼자 삼춘이라 불렀다.

 

봄에 태어나, 봄의 따스한 햇볕을 닮은 삼춘이 봄에 떠났다. 외할머니댁 현관문을 열고 들어오는 삼춘의 모습이 봄이 되면 자꾸 눈앞에 아른거린다.

-윤소현


 

갑자기 강한 봄바람이 불어

내 손에 모아둔 꽃잎들이 다 떨어졌다

 

고개를 내려보니

모두 날아가 버려

주울 수 없었다

 

줍지 못해 담담히

내 손에 있었던 꽃잎들을 생각해보니

 

살짝 흠집이 있다고 버렸던 꽃잎도

날아가려던 걸 억지로 붙잡다 변색된 꽃잎도

그 꽃잎을 붙잡다 손등에 눌려버린 다른 꽃잎도

 

그들은 모두 내가 소중히 하던 꽃잎이었다

인제야 그리워 손에 남은 향기를 맡아본다

아직 남은 이 향기마저 사라지기 전에

-최유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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