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LAY <킬롤로지> KILLOLOGY

일시 2018.4.26.~ 7.22 장소 아트원씨어터 2관

 

 

“우리는 쟤가 자살하지 않은 것을 다행으로 여겨야 해.” 소주를 마시다 말고, 아빠의 말에 콱 목이 메었다. 10년도 넘은 일이었다. 학구열이 여름철 모기처럼 들끓는 서울, 치맛바람이 휘모리장단으로 몰아치는 곳에서 청소년기를 보낸 탓으로 엄마와는 사이가 좋을 수 없었다.

 

기대를 충족시키길 포기한 나와 기대하기를 포기할 수 없었던 엄마의 갈등은 필연적이었다. 터져 나오는 분노를 막을 방법도 없었다. 눈이 마주치기라도 하면 물어뜯기에 바빴다. 미움으로 서로를 할퀴지 않고는 견딜 수 없었고, 아빠는 다정한 방관자였다. 이십 대가 되었다. 흉터는 남았어도 상처는 아물었다. 무책임한 말이지만, 확실히 시간이 약이긴 했다.

 

미숙함과 잦은 실수에도 불구하고, 나의 부모가 좋은 부모였던 탓이다. 나는 나 자신이 싫었고, 부모가 싫었고, 세상이 싫었지만, 적어도 한 가지는 확실히 알았다. 최후의 최후에는 내 편이 되어줄 사람들이 있다는 것. 어떤 방식으로든 끝까지 사랑받을 거라는 것. 알고 있다. 나는 그저 운이 좋았을 뿐이다.

 

 

만약 적절한 때에 아무도 이기심을 내려놓지 못했다면? 꼭 필요했던 때에 붙들 손이 없었다면? 세상엔 불행한 결말이 훨씬 많다. 그리고 연극 <킬롤로지>는 불행한 결말들에 대한 이야기다. 중요한 실마리는 네 가지.

 

살해당한 소년 데이비, 데이비의 아버지인 알란, 게임 개발자인 폴, 그리고 폴이 개발한 살인 게임 ‘킬롤로지’. “여러분은 지금 희생자를 처형 중이에요. 심장에 총을 쏩니다. 빠르고 정확하게. 그럼 일 점. 하지만 일부러 빗겨 쏴서 천천히 죽게 하면? 백 점! 머리에 비닐봉투를 씌워서 질식사시키는 동안 손가락, 발가락에 망치질을 해요. 그럼 천 점!”

 

소년 데이비는 여느 때처럼 거리로 나갔다가, ‘킬롤로지’에 심취한 사이코패스들에게 게임의 진행 방식 그대로 살해당한다. 아들이 태어난 지 18개월 만에 집을 떠났고, 9살에 처음으로 ‘아빠’ 소리를 들었으며, 16살에 장례식장에서 두 번째로 만나게 된 알란은 뒤늦게 비통함에 잠긴다. 그리고 아들과 같은 피해자를 더는 만들지 않기 위해 ‘킬롤로지’를 세상에서 없애기로 결심한다. 필요하다면 폴 역시도.

 

폴은 분노한 알란에게 되묻는다. “게임에서 돼지가 날아다닌다고 현실에서도 그렇다고 생각합니까?” <킬롤로지>의 작가 게리 오웬은 단순히 한 가족의 일처럼 보였던 문제를 순식간에 사회 전체의 문제로 끌고 온다. 그리고 고민해봐야 한다고 관객의 턱밑에 대고 흔든다.

 

 

‘어른이 책임을 다하지 않았기 때문에 아이들이 죽어가고 있는가’, 아니면 ‘사회가 아이들을 폭력과 죽음에 무감하도록 만들었는가’. 관객들이 이 어려운 질문에 대답하려 저울추를 세심하게 옮기고 있을 즈음, 폴의 과거가 밝혀진다. 백만장자인 아버지의 기대에 짓눌려, 아무리 최선을 다해도 인정받지 못한 채 살아온 아들.

 

아버지 앞에서는 먼지 같은 존재가 되고 말았던 아들은 분노한 나머지, 아버지를 ‘살해’하는 게임을 만든다. 정답을 골랐나? 그럼 다시 질문하겠다. 만약 알란이 아내와 아들을 떠나지 않았다면, 만약 알란이 데이비에게 9살 생일선물로 강아지를 주지 않았다면, 만약 데이비가 동네 불량배들에게 강아지를 잃지 않았다면, 만약 16살의 데이비가 든든한 ‘아빠’를 가진 동네 꼬마의 자전거를 훔쳐 달아나지 않았다면, 만약 사이코패스들이 도로에 나타나지 않았다면, 만약 사이코패스들이 따라할 게임이 없었다면….

 

모든 ‘만약’은 힘이 없다. 데이비의 마지막 말이 더 아픈 이유다. “미친 듯이 페달을 밟아 달렸어요. 별을 향해. 난 결코 닿을 수 없는 곳으로.” 우리는 운 좋게 살아남았지만, 세상은 정말 살아볼 만한가. 이토록 미친 세상에 희망을 가져도 될까. 여전히 답을 내리기 힘들다.


외롭고 상처받은 아이들의 이야기 +

 

NETFLIX <빌어먹을 세상 따위>

제목부터 이미 세상을 가득 원망하고 있는 넷플릭스 시리즈. 스스로를 사이코패스라 주장하는 소년과 세상을 냉소적으로 보는 소녀가 함께 가출을 하는 로드 무비다. 매회 피가 난무하는 사건들이 벌어지지만, 범죄물은 아니다. 상처를 발견하고 치유해가는 힐링물에 가깝다.

 

BOOK 『소년이 그랬다』

장난으로 던진 돌에 사람이 죽었다. 사회 바깥에서 날것으로 내버려져 있던 소년이 그랬다. 소년을 탓해야 할까, 사회를 탓해야 할까. 호주의 작가 스테포 난쑤, 톰 라이코스 원작 희곡을 우리나라의 현실에 비춰 각색한 대본집이다. 이 버전으로 국립극단에서 공연되기도 했다.

 

MOVIE <지랄발광 17세>

원제는 ‘The Edge of Seventeen’. 그러나 번역 제목처럼 17세 주인공은 모든 일에 발광 중이다. 본인 인생이 제일 중요한 엄마, 우등생 오빠, 그런 엄마 아들과 사귄다는 베프. 10대가 생각할 수 있는 선에서 상황은 계속 최악으로 꼬인다. 앞선 작품들에 비하면 희망적이지만….


[851호 – culture guid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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