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 보고 감상문 써서 월급 받고, 덕질하던 연예인 인터뷰하면서 행복한 성덕으로 살 수 있는데 연예부 기자가 뭐가 힘드냐고? 여기, 이제 더 이상 덕질하던 아이돌을 봐도 심장이 뛰지 않는 직업병을 얻게 된 연예부 기자가 할 말이 있단다. 연예부 기자가 힘든 32415가지 이유에 대하여.


# 이번 주 ‘을’을 소개합니다

2년 차 연예부 기자. 신문사 기자를 꿈꾸며 N년간 언시생으로 살다가 어느 순간 정신 차려보니 연예부 기자가 되어 있었다. 1년 차, 덕질하던 아이돌 인터뷰를 섭렵하며 연예부 기자가 천직이라 여겼다. 2년 차, 정글 같은 업계에 질려 연예부 기자가 천벌이라 여기는 중이다.


 

 

9:00AM 출근하면 재빨리 회사 공용 메일에 로그인 한다. 긴긴밤 쌓인 수많은 보도자료 중 기삿거리가 될 만한 것들을 매의 눈으로 스캔한 뒤 제목과 본문만 살짝 편집해 기사를 써낸다. 불꽃 튀는 속도전에서 승리해야 기사가 포털 사이트 메인에 오르는 영광을 얻을 수 있다.

10:00AM 갑자기 실시간 검색어에 오른 아이돌 0모 군 이름 발견! 데스크가 쪼기 전에 검색어 기사(제목과 본문에 검색어를 넣어 클릭을 유도하는 기사)를 쓴다. “뭐? 00이가 드라마에서 하차했다고?” 데스크에게 걸려온 관계자의 전화 한 통. 사태를 파악하라는 지시가 내려오면 그때부터 전화기를 붙잡고 소속사, 방송국, 아는 PD, 아는 매니저 할 것 없이 연락을 돌려 뭐라도 캐낸다. “아직 상황 파악 중이다”라는 멘트 한 줄도 소중히 받아 기사에 적는다.

12:00PM 언제 이슈가 터질지 모르기 때문에 12시조, 1시조로 나눠서 밥을 먹는다. 주 2~3회 정도는 관계자와 점심 약속을 잡아 만나기도 한다.

2:00PM 오후엔 주로 외부 일정이 있는 편. 영화 시사회, 드라마 제작 발표회, 아이돌 쇼케이스 등에 참석해 현장에서 실시간으로 기사를 쓴다. 현장에 있는 모든 기자들이 같은 내용으로 기사를 쓰기 때문에 잘못하면 포털 사이트 메인 근처에도 가지 못할 수 있으니 긴장해야 한다.

6:00PM 일정이 끝나면 회사로 복귀하거나, 근처 카페에서 일을 마무리하고 퇴근한다. 그리고 집으로 다시 출근한다! 드라마 첫방이나 막방이 방영되거나 예능 프로그램에 인기 연예인이 나오면 리뷰 기사를 쓰기 위해 TV 앞에서 대기해야 하기 때문. 야근 수당? 당연히 없다. ^^

 

 

하는 일 보도자료 중 기사화할 만한 것들을 찾아서 기사를 쓴다. 하루 동안 터진 연예계 이슈들을 정리해 기사를 쓴다. 아이템을 찾아 기획 기사를 쓴다. 방송을 보고 리뷰 기사를 쓴다. 기-승-전-기사를 쓴다(…)

 

초봉 보통 2400~2800만원 사이. 이 정도면 업계에선 ‘나쁘지 않은’ 연봉 축에 속한다. 잘나가는 10년 차 기자도 연봉이 4천만원 수준일 정도로 연봉 인상률도 짠내 난다. 점심 식대나 현장 취재 시 교통비 등을 ‘취재비’ 명목으로 주는 매체도 있다.

 

업무 강도 매체마다 다르지만, 대개 ‘당직’이 있다. 한 달에 1~2회 주말 당직, 3~4회 야간 당직을 소화해야 한다. 주말이나 야간에 쏟아져 나오는 기사는 당직 기자들이 쓴 것이라고 보면 된다. 당직 후엔 대체 휴무를 쓰거나, 지연 출근하는 것이 가능하다고.

 

 

채용 절차는 이래요 보통은 서류-면접의 단계를 거치지만, 매체에 따라 서류-필기-면접을 보는 곳도 있다. 필기시험에선 각종 연예 상식 테스트와 함께 논술 시험을 치른다고. 나중에 경력직으로 이직할 땐 친분이 중요하게 작용하니, 신입 때부터 취재 나가면 타 매체 기자들과 친하게 지내둘 것!

 

이런 사람을 선호해요 첫째도, 둘째도, 셋째도 잘 버티는 사람! 첫해를 버티지 못하고 그만 두는 신입 기자들이 많기 때문. 정보원들과의 인맥이 중요한 직업이라 사람들과 잘 어울리는 활발한 성격을 지닌 사람을 선호한다.

 

면접에선 이런 걸 어필해요 그간 쌓아둔 덕력을 마구 발산하면 된다. 연예계에 대한 관심과 탄탄한 지식을 어필할수록 합격 확률도 동반 상승한다. 해당 매체의 기사 중 기억에 남는 것을 묻기도 하니 면접 전에 최근 기사를 찾아보고 가면 좋다. 요즘엔 카드 뉴스나 그래픽 뉴스를 만들 수 있는 포토샵 능력자를 선호하는 경우도 있으니 미리 포샵력을 키워둘 것!

 

 

매일 연예인 쫓아다니면서 잠복 취재해야 하나요?

놉! 단독 포착을 노리는 몇몇 매체를 제외하고, 대다수 매체에선 ‘잠복 취재’는 없다고 봐도 무방하다. 나는 입사 후 잠복 취재 나간 적이 단 한 번도 없다. 연예 매체 기자라고 해서 무조건 대포 카메라 들고, 연예인을 쫓아다녀야 하는 건 아니란 뜻이다. 단독 포착을 노리는 일부 매체의 기자들은 열애설 소스를 알게 되면 한두 달 정도 집중적으로 연예인 스케줄을 따라다니며 잠복 취재를 한다고 들었다.

 

정치 이슈 덮으려고 스캔들 기사 터뜨린다는 음모론이 있던데 실화인가요?

믿기 어렵겠지만 완벽한 우연의 일치일 뿐이다. 사실 대한민국은 365일 정치적인 이슈가 생기는 나라 아닌가? 언제 터뜨려도 정치 이슈와 겹칠 수밖에 없다. 기사를 올리는 시기에 대한 기준엔 특별한 게 없다. 그냥 연예계 이슈가 별로 없어서 조용할 때, 사람들이 많이 볼 것 같은 시간에 기사를 올리는 거다. 열애설의 경우, 기사를 내는 시기를 소속사와 합의할 때도 있다. 때론 특종이 될 만한 단독 기사와 열애설을 맞바꾸기도 한다.

 

연예부 기자 하면 성덕 될 수 있나요?

제가 그 성덕입니다만? 덕질하는 아이돌이나 요즘 파는 배우의 인터뷰가 있을 때마다 덕밍아웃하고 그 일정에 보내 달라고 하면 선배들이 쿨하게 보내주는 편이다. 덕력으로 쌓은 궁금증을 인터뷰 때 물어 보고, 끝나면 같이 사진 찍어서 한동안 프사에 걸어 놓을 수도 있다!

그러나 덕후로 연예인을 만날 때와 기자로 연예인을 만날 땐 정말 다르다. 기자로서의 자의식(?)을 놓아 버리고 오열할 수는 없으니까. 그래서 오히려 나중엔 냉정해지고, 갈수록 연예인을 봐도 덤덤해지는 직업병을 얻는 것 같다.

 

정보원 관리를 위해 술자리가 잦다던데, 알코올 쓰레기라도 기자 할 수 있을까요?

인맥 관리가 중요한 건 맞지만, 그렇다고 ‘술자리’를 통해서만 정보원들과 친해질 수 있는 건 아니다. 기자 생활 하면서 정보원들과 술자리를 가져본 건 손에 꼽는다. 보통은 홍보팀이나 방송 관계자들과 점심을 함께하는 편이다. 물론 ‘주량이 곧 정보력’이란, 기자들끼리 하는 농담이 아주 틀린 건 아니다. 술자리에 가면 기사에 자주 등장하는 ‘복수의 관계자’, ‘최측근’들이 연예인 뒷담을 술술 털어놓기도 한다더라. 연예인님들, 최측근들한테 잘하시길!

 

 

‘기레기’라는 악플에 상처 받진 않나요?

익숙해졌다. 센스 있는 악플은 오히려 캡처해서 친구들에게 보여주는 경지에 이른 정도? 다른 분야 기자보다 연예부 기자가 악플에 많이 시달리는 것 같긴 하다. 방송 리뷰 기사를 쓰면 댓글에 “TV보고 감상문 쓰고 돈 벌기 쉽네”, “엄마 나도 기자 할래요” 같은 댓글이 달리는데, 우리도 퇴근했는데 밤에 TV 보면서 다시 기사 쓰기 싫다! 연예인 비판 기사 쓰면, 팬덤이 몰려와 사과문 요구하고 회사 전화기가 뜨거워질 때까지 전화를 걸기도 한다. 신상이 탈탈 털려 각종 커뮤니티에서 욕을 먹기도 하고. 되도록 “먹고살기 힘들다”하며 넘어가려고 한다.

 

정말 하기 싫었던 취재는 뭔가요?

장례식장 취재. 연예인들의 자살이나 사고 등을 취재해야 할 땐 마음이 너무 안 좋다. 위에서는 조문객이나 유족의 인터뷰를 따라고 하는데, 슬퍼하는 얼굴들을 보면 도저히 입이 안 떨어진다. 겨우 조문 온 연예인 한 명을 붙잡고 “심경이 어떠세요?”라는 질문을 던졌는데, 퉁퉁 부은 눈으로 “죄송한데 인터뷰는 못 할 것 같습니다.”라며 가더라. 장례식장 앞에서 노트북을 꺼내 기사를 쓸 땐 자괴감마저 들었다. 기자 입장에서도 죄송스럽고 하고 싶지 않은 취재다.

 

단독 기사에 대한 압박이 심한가요? 데스크가 엄청 닦달한다던데…?

‘단독 좀 써라’라는 말이 데스크의 유행어이긴 하다. 연예 매체 수익 구조는 90% 이상 광고가 책임진다. ‘단독’ 타이틀을 달아야 포털 사이트 메인에 걸리기 쉽고, 그래야 사이트 접속률이 높아져 광고 단가도 올라간다. 때문에 어떤 기자도 단독 기사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연예인이 연루된 사건·사고 소식이 들려오면 기획사, 방송사, 심지어는 경찰서, 소방서까지 수십 통씩 전화를 돌리며 재빨리 정보를 알아내야 하는 이유다. 취재 중에 다른 매체에서 단독 기사가 올라오면, 그날은 데스크에게 불려갈 각오를 해야 한다. 데스크 방에 갈 땐 휴지 꼭 준비해라! 귀에서 피가 날지도 모르니까.(찡긋)

 

‘연예부 기자 때려치울까?’라는 생각이 들 땐 언제죠?

어느 순간, 클릭 유도를 위해 자극적인 제목을 달고 선정적인 비키니 화보 기사를 쓰고 있는 나를 발견할 때? 나도 어쩔 수 없는 ‘기레기’인가 싶은 생각이 들어 아찔해진다. 1도 관심 없는 연예인 가십 기사를 써야 할 땐 더더욱. 성덕으로 살면서 매일 눈 호강(?)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지만, 힘든 순간이 더 많은 직업인 건 확실하다.(눈물)


[852호 – 을의 하루]

사진 출처 영화 <열정 같은 소리 하고 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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