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년 만에 열린 남북 정상회담 이후 한반도에 평화의 분위기가 조성되고 있다. 이는 평소 남북문제에 큰 관심을 보이지 않았던 20대 대학생들에게도 마찬가지다. 제6회 통일교육주간을 맞아 20대 대학생이 생각하는 평화와 통일이란 무엇인지 진솔하게 의견을 나눠보는 시간을 마련했다.
2018 남북정상회담을 어떻게 보았나?
남유진(이하, 남): JSA를 방문해 군사분계선을 본 적이 있다. 이번 남북정상회담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보여준 모습은 남과 북의 벽이 그리 높지 않다는 느낌을 주어 인상적이었다.
윤여준(이하, 윤):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쓴 방명록 ‘역사의 출발점에서’라는 문구를 보며 내가 역사의 한가운데 함께 서있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 또 이번 회담을 계기로 ‘딱딱한 이미지로 비치기 일쑤였던 북한 사람들도 우리와 다를 바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황주룡(이하, 황): 김 위원장이 기자들 앞에서 직접 선언문을 읽는 모습이 파격적이라 느꼈다.
이소정(이하, 이): 도보 다리 장면도 기억에 남는다. 회담 내내 우리 정부에서 김 위원장을 정상국가의 지도자로 인정한 면이 있는 만큼 앞으로 이전과는 다른 양상이 펼쳐지지 않을까 기대된다.
평창동계올림픽 남북 합동응원단이나 남북한 예술단 공연 등의 교류는 어땠나?
이: 남북 합동응원단이 함께 응원하는 모습에서 통일된 민족성을 느낄 수 있었다. 북한 응원단이 열렬히 응원하는 모습을 보며 남과 북이 남이 아니라는 생각을 했다. 또 남측 공연단의 평양 공연인 ‘봄이 온다’에서 김 위원장이 가수들과 기념촬영을 했는데 그 모습이 신기하게 느껴졌다.
윤: 그 공연에서 강산에 씨가 부른 ‘라구요’라는 노래도 인상적이었다. 아버님이 함경도 출신이라고 들었는데 감정이 북받쳐 올랐다. 남: 삼지연 관현악단의 서울 공연을 직접 관람했다. 북한 공연단을 실제로 본다는 게 기대됐지만 한편으로는 정치적인 생각들로 마음이 복잡했다. 공연에 나온 노래 가사 내용이 우리나라의 가요와는 달라서 신기했다. 마지막에 통일을 염원하는 노래를 부를 때는 감동적이었다.
각자가 생각하는 평화와 통일은 무엇인가?
황: 통일은 서로 맞춰가는 과정이다. 그 과정이 험악할 수도, 부드러울 수도 있으므로 통일에 앞서 양국 간에 평화적 분위기가 선행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남: 반세기 이상 분단된 상황이었던 만큼 갈등의 골이 사라질 정도로 신뢰가 회복됐을 때 통일이 될 거라고 생각한다.
이: 중요한 건 ‘통일을 어떤 방법으로 할 것이냐’다. 평화가 전제돼야만 한다. 윤: 통일은 지향점이다. 교류를 통해 지금처럼 평화적 분위기를 조성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통일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일까?
이: 사람들의 인식과 의지가 중요하다. 현재 젊은 세대들이 북한을 상상 속 공동체라고 느낀다는 조사 결과를 본 적이 있다. 우리가 왜 통일을 해야 하고 왜 평화적으로 지향해야 하는지에 대한 관심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윤: 문화적 교류를 통해 서로를 알아가는 것이 필요하다. 그 과정에서 인식도 변화하지 않을까.
남: 민간 교류가 좀더 활성화가 된다면 북한 사람들에 대한 이해도도 높아지고 통일도 가까워질 것 같다.
황: 남북이 통일에 대해 공통된 의식을 공유할 수 있어야 한다. 협약이나 조약도 중요하지만 단순히 땅만 합치고 제도만 통합한다고 해서 통일이 되는 것이 아니지 않나. 통일의 당사자인 국민의 의지가 있어야 하고 시민사회, 정부 차원에서 다각적 노력이 필요하다.
20대가 통일 문제에 관심을 갖기 위해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
남: 대학생들 누구나 눈앞에 닥친 현실적 문제가 많고 통일이 불가능할 거라 생각하다 보니 그동안 무관심했던 것 같다.
황: 관심을 가질만한 계기가 없었는데 이번 회담을 계기로 관심을 갖는 친구들도 늘었다. 20대가 통일에 관심을 갖게 하기 위해서는 통일이 된 후 무엇을 할 수 있을지에 대한 생각을 하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 사람들이 30년 철도 계획이나 부동산 대책 등 자신의 삶과 직결되는 문제는 많은 관심을 갖지 않나.
이: 통일로 인해 내 삶과 진로가 바뀔 수 있다는 걸 인지할 때 20대의 직접적인 관심과 참여 역시 늘어날 거라고 생각한다.
윤여준 연세대 불어불문학, 남유진 연세대 국제관계학, 황주룡 서강대 정치외교학, 진행자 추준호 에듀테이너, 이소정 이화여대 정치외교학
20대를 위한 통일교육은 어떻게 진행되면 좋을까?
황: 구체적으로 자신이 원하는 직업이나 학과와 연계된 형태의 통일 교육이 이루어지면 좋겠다.
이: 한국이 처한 특수성에 맞게 주체적으로 문제를 해결하려는 자세를 장려하고 실질적인 체험이 증대되는 교육이 이루어지면 좋겠다.
남: 공감한다. 실질적으로 접하는 것이 중요하다. 대학 내에서 통일에 대한 공론의 장이 만들어지는 것도 좋을 것 같다. 다양한 스펙트럼의 이야기들이 나오다 보면 각자 통일에 대해 좀 더 진지하게 생각할 수 있지 않을까.
윤: 통일에 관련된 지식을 제공해 북한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는 것도 중요하다.
통일 후 우리 삶은 어떻게 달라질까?
윤: 현재 남과 북의 경제 격차가 크기 때문에 통일이 되면 한국에서 부담하는 부분이 커질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에 대한 사람들의 인식을 개선하고 부담을 줄이는 방향으로 가야 하지 않을까.
남: 한국이 북한의 개발을 도와 북한이 경제 성장을 하게 되면 새로운 시장이 생길 것이고 취업난과 같은 문제들도 개선될 수 있지 않을까. 다만 남과 북이 서로를 이해하고 공감하게 되기까지 어려움은 있을 것이다.
황: 경의선과 동해선을 연결한다는 뉴스가 있었는데 실제로 북한과 자유롭게 왕래할 수 있다면 가까워진 통일에 대해 체감할 수 있을 것이다. 다만 북한 사람들을 소외시키거나 타자화하는 것을 경계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또한 부동산 문제도 있지 않을까. 기존에 땅문서가 있는 사람과 현재 해당 지역에 살고 있는 사람 간의 갈등은 어떻게 해결할지 생각해보아야 할 것 같다.
이: 교류가 증대되고 경제협력이 진행되면 어떻게든 통일에 가까워질 것이다. 중요한 것은 안전한 공동체를 이루는 방안 마련이 아닐까.
통일이 되면 어떤 일을 하고 싶나?
황: 통일부에 들어가서 북한이탈주민 정착지원을 하고 싶다. 더불어 북한 주민을 대상으로 사회 적응 교육을 해보고 싶다.
이: 국제관계에 관심이 많다. 통일이 되면 우리나라의 국력이나 국제사회의 입지가 상당해질 것이라고 생각한다. 새롭게 형성된 입지를 어떻게 다져나가고 국력을 어떻게 신장해나갈 수 있을지에 대해 정책적으로 구현해보고 싶다. 또한 북한의 인권문제 해결을 위해서도 노력하고 싶다.
남: 지금은 북한이 정상국가로서 지위를 갖고자 노력하고 있지만 인권 등에서 해결해야 할 문제가 많다. 통일이 되는 과정에 있어서 북한 주민들에 대한 인권에 관심을 갖고 싶고, 통일이 된 이후에는 문화인류학적으로 접근해 북한에서 인류학 연구를 할 수 있으면 좋겠다. 서로 다른 문화적 차이나 정체성에 대한 연구를 해보고 싶다.
윤: 50년을 소통하지 못하고 살아왔기 때문에 북한 말과 우리말의 차이가 존재하는 것 같다. 이와 관련해 연구해볼 기회가 생기면 좋겠다.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
이: 통일에 대한 국민적 관심이 높은 때인 만큼 이번 통일교육주간이 굉장히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많은 관심과 참여가 필요하다.
남: 북한이탈주민에 대해 관심을 갖는다면 궁극적으로 통일에 관심을 갖게 되는 것이 아닐까 싶다. 사회적 시선으로 어려움을 느끼는 북한이탈주민들이 많은데 우리가 인식을 바꾸는 것부터 시작하면 좋겠다.
윤: 북한과 관련된 더 많은 영화, 소설, 드라마 등의 문화 콘텐츠가 있다면 좋겠다.
황: 맞다. 문화 콘텐츠 속 북한 사람은 항상 공작원이거나 센 역할만 하는 것 같다. 나와 같이 평범한 북한이탈주민이 문화 콘텐츠 속에 등장하는 모습도 보고 싶다.
제6회 통일교육주간
통일부는 통일에 대한 국민적 관심과 의지를 높이고자 매년 5월 넷째 주를 ‘통일교육주간’으로 지정해 교육부와 공동으로 운영하고 있다. 올해로 6회째를 맞이하는 ‘통일교육주간’은 5월 21일(월) ‘제6회 통일교육주간 기념식’을 시작으로 27일(일)까지 1주일간 진행된다.
전국 초 중 고교에서는 통일을 주제로 한 계기수업을 실시하고 대학생 통일 모의 국무회의, 통일 공감 마로니에 축제, 일일 통일교사 활동 등이 진행될 예정이다. 서울, 부산, 대구, 대전 등 지역통일교육센터에서는 통일교육주간을 기념하는 행사가 열리며, 통일관 특별 체험 프로그램과 통일교육 선도대학이 주관하는 통일체험행사가 운영된다.
제6회 통일교육주간에 대한 자세한 사항은 공식 홈페이지(www.uniedu.go.kr)에서 확인할 수 있다
[852호 – out campus]
Editor 김민정 dodohanlife@univ.me
학생이라 가능한 교육 할인가와 혜택 놓치지 말자(~3/13)
나태해진 정신과 육체를 바로잡는 필라테스
2025년에는 ‘일 잘하는 선배’가 되는 게 목표예요.
스마트폰에 매몰된 여행을 하고 싶지 않았다.
광화문 갈 계획 세우는 사람 주목!
유행은 돌고 돈다더니, 흑역사(?)까지 반복하는 1020 세대의 심리는?
"대학생이 꼭 해야 하는 서포터즈 활동으로 추천해요"
어디서도 보지 못한 친절하고 정직한 뷰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