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하의 우수한 역량에도 불구하고…” 오늘도 도착한 지긋지긋한 문자 한 통! 선배들의 조언, 취업 특강 꿀팁, 어디선가 주워들은 면접 필승법까지…

하라는 대로 다 따라 했는데 왜 계속 떨어지는 걸까? 시키는 대로 했는데도 면탈의 고배를 마셨던 사례들을 모아 기업 인사담당자, 면접관들에게 코칭을 부탁했다. 알고 보니, 우리 이래서 떨어졌던 거래!


 

 

 

이번 면접, 준비 정말 많이 했습니다. 선배들이 말하길 면접 기회가 자주 오지 않으니 끝나고 후회하지 말고 기회가 왔을 때 모든 걸 보여주라고 했거든요. 안타깝게도 면접 당일 생각보다 질문을 많이 받지 못했어요. 면접이 끝날 때까지 별 다른 매력을 보여주지 못한 것 같아서 초조했는데, 다행히 마지막쯤에 직무 관련 경험에 대해 물으시더군요.

 

여기서 제 장점을 최대한 많이 보여드려야겠다고 판단해 이제껏 했던 모든 경험을 말씀드렸습니다. 직무와 직접적으로 관련이 없는 경험도 있었지만 그래도 경험이 부족한 것보다는 나을 것 같아서 빼놓지 않고 말했어요.그렇게 준비한 모든 걸 보여주고 후련한 마음으로 면접장을 나섰는데… 결과는 탈락이었어요. 무엇이 문제였을까요?

-후회 없는 면접 뒤 탈락의 쓴맛을 본 C

 

회사는 기본적으로 성장 가능성에 주목합니다. 하지만 면접자들은 과거 이력만 얘기하는 경향이 있어요. 대학교 때 뭘 했다거나, 수상 경력이 있다거나. 하지만 면접관 입장에서 대학 생활의 경험은 ‘이 친구가 입사 후 비슷한 일을 잘 할 수 있을까?’ 짐작해볼 수 있는 요소 중 하나일 뿐입니다. 그게 채용을 결정하는 이유가 되지는 않아요. 동아리 회장 역할을 성실히 수행했다고 채용할 수는 없으니까요.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자신이 가진 모든 장점을 이야기하고 싶은 건 이해하지만, 그다지 효율적인 방법은 아니랍니다.

 

직무 관련 경험을 물으면 면접자 입장에서는 떨리고 쫄리니까 방어적으로 굴게 됩니다. 자신의 경력을 늘어놓으며 “난 이 정도야!”라고 대처하는 거죠. 하지만 솔직히 말하면 면접관들은 신입사원의 경력에 큰 의미를 두지 않습니다. 화려한 경력을 원했다면 경력직을 뽑았을 거예요. 신입 면접에서는 경력의 양이나 성과보다는 왜? 어째서? 이 일을 했는지가 중요합니다. 단순히 아르바이트를 했더라도 그것을 커리어로 어떻게 연결시켰는지가 당락을 결정하게 되죠. 즉 “어떤 일을 경험했고, 무엇을 느끼고 배웠으며, 그것을 바탕으로 지원한 직무에서 이렇게 활용해보고 싶습니다.”까지 이어져야 합니다. 그런 부연 설명 없이 결과만 늘어놓는다면, 설사 경력이 엄청 화려하더라도 TMI에 불과할 겁니다.


 

 

지난달 난생처음 다대다 면접을 봤습니다. ‘질문을 하나도 못 받아서 울었다’, ‘면접관이 다른 면접자에게만 관심이 있었다’는 후기들을 보고 걱정했는데 예상외로 괜찮았어요. 공통 질문 2~3개 후에는 거의 모든 질문을 독식(?)하기까지 했습니다. 호의적인 면접관분들 덕분에 긴장하지 않고 답변도 잘 할 수 있었습니다.

 

다른 면접자분들도 저와 비슷한 생각이셨는지, 면접 끝나고 나가는데 “00님이 붙으실 것 같다”고 하더라고요. 김칫국인 건 알지만 저도 모르게 ‘아, 합격했네!’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하지만 결과는 불합격이었어요. 기대가 컸던 만큼 실망도 커서 요즘 자소서도 안 쓰고 무력감에 빠져 있어요. 저도 모르게 큰 실수라도 한 걸까요? 짐작 가는 게 없어서 더 답답해요.

-탈락 후유증에 시달리는 K

 

다대다 면접에서 지원자들이 흔히 착각하는 게 있습니다. 함께 면접을 본 사람들 중에서 본인이 제일 잘한 걸로 만족하는 사례인데요. 사실 경쟁은 같은 면접 조원뿐만 아니라 지원자 전체와 하는 것이라서, 특정 조에서 두각을 나타낸 것이 바로 합격으로 이어지지는 않습니다. 참고로 면접 분위기가 안 좋은 조(소수의 면접자만 답변을 잘 하고, 나머지는 답변을 못 한 경우)보다는, 면접자 다수가 높은 수준인 조에서 합격자가 여러 명 나오는 때가 평균적으로 더 많습니다.

 

다대다 면접에서 질문을 많이 받는 것이 무조건 좋은 일은 아닙니다. 경험상 제가 특정 면접자에게 질문을 계속 할 때는 주로 이런 이유가 있었습니다. 그에게 원하는 답을 얻지 못한 경우. 사례를 들어 설명해보자면, 영화에 대한 열정이 큰 A라는 지원자가 있었습니다. 자소서를 통해 그가 영화를 얼마나 좋아하는지, 관련 활동을 얼마나 열심히 했는지 알 수 있었어요. 그래서 면접을 통해 영화 이외의 관심 분야에 대해 알아보고 싶었습니다. 입사 후에는 영화뿐만 아니라 다양한 분야를 다뤄야 했거든요. 그런데 A님의 경우 본인의 강점이 영화라고 생각해서인지 모든 종류의 질문에 같은 결론을 내리시더라고요. “저는 영화를 좋아합니다.” 결국 면접 시간 안에 A님의 다른 강점을 찾아내지 못하고 다른 지원자를 선택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상심이 크시겠지만 어떤 질문에 어떻게 답했는지 찬찬히 정리해보세요. 거기에 열쇠가 있을 거예요.


 

 

서류의 문턱을 넘지 못해서 그렇지 솔직히 면접은 자신이 있었어요. 평소에 말도 잘하는 편이고, 긴장도 안 하거든요. 취업 준비 1년 차쯤 되니 슬슬 서류 전형에도 익숙해져서 몇몇 곳에서 서류 합격 통보를 받았고, 남은 건 면접뿐이었어요. 그런데 이게 무슨 일이죠? 줄줄이 떨어지더니 완패했습니다. 사실 면접이 특별히 어렵지도 않았거든요? 무난한 질문을 받아서 준비한 대로 대답했어요. 예상하지 못한 질문도 몇 가지 있있지만 버벅거리거나 대답을 못 한 질문은 하나도 없었습니다. 뭐가 문제였을까요? 다음 주에 다른 회사의 면접을 봐야 하는데, 또 이런 식으로 떨어질까 봐 걱정입니다.

– 면접에는 자신 있었던 G

 

신입사원 면접에 들어가면 동문서답을 하는 친구가 꽤 많아요. 예를 들어 “10년 후 꿈꾸는 미래”에 대해 물었는데 “본가에서 독립해 내 취향대로 꾸민 집에 살고 싶다”라고 답한 면접자도 있었어요. 물론 틀린 이야기는 아니고, 퍽 유창하게 답했지만 면접관이 그 지원자를 뽑도록 하는 덴 전혀 도움이 되지 않았습니다. 의외로 면접장에서 조금 긴장하거나 버벅거리는 건 감점 요소가 아닙니다. 떨면서 말하더라도 질문자의 의도에 맞는 답변을 정확하게 하는 게 중요해요.

 

예상 질문을 뽑아가며 면접 준비를 굉장히 열심히 한 지원자들이 흔히 하는 실수인데요. 예상 질문과 준비된 답변을 너무 의식하다 보면, 면접 때 질문의 의도나 맥락을 파악하지 못하고 본인이 준비한 말만 쏟아낼 수 있어요. 본인은 묻는 질문에 당황하지 않고 다 대답했기 때문에, ‘아 이번 면접 잘 봤는데?’싶겠지만… 질문에 답을 하는 건, 공기가 있어야 숨을 쉬는 것처럼 당연한 겁니다. 중요한건 그 대답이 면접관(회사)의 방향과 얼마나 일치하느냐입니다.

 

간혹 똑똑해 보이기 위해서 평소 안 쓰는 한자나 사자성어, 영어 표현을 넣은 답변을 준비해오는 면접자들이 있는데요. 얼핏 유창해 보일 수는 있지만, 사실 면접관 입장에서 그런 답변은 마음에 와 닿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말에 꾸밈이 과하면 그 안에 담긴 진심이 잘 안 보이거든요. 본인이 준비한 답변이 자기 생각을 잘 대변하고 있는지 다시 점검해보기를 추천합니다.


 

 

불합격 문자를 받고 며칠째 끙끙 앓고 있는 중입니다. 왜 떨어졌는지 도무지 이해가 되질 않아서요. 이번에는 정말 예감이 좋았거든요. 면접 분위기도 역대급으로 화기애애했어요. 제가 아이스 브레이킹 겸 던진 멘트에 모든 면접관분들이 다 빵빵 터지셨는가 하면, 눈 마주칠 때마다 미소도 지어 주셨거든요. 그 리액션에 힘을 얻어서 나름대로 순발력 있게 농담도 던지며 분위기를 띄웠어요. 얘기 하다 보니 긴장이 완전히 풀려서 나중엔 거의 면접관님들과 짱친이 되어 나왔는데… . 저 진짜 입사 첫날 입고 갈 옷 쇼핑까지 할 뻔했거든요! 저한테 웃어주고, 기대하게 해놓고 떨어뜨린 면접관님들 미워요!

-면접 분위기 메이커였던 B

 

재치 있는 답변은 좋지만 무리한 개그 욕심은 금물입니다! 지나치게 긴장하지 않고 여유로운 태도는 오히려 면접 탈락의 사유가 될 수 있어요. 면접관 입장에서 ‘이 지원자는 면접 자리가 전혀 어렵지 않구나’ ‘별로 잘 보이고 싶은 마음이 없나 보네?’라고 느낄 수 있기 때문이죠. 너무 긴장한 탓에 땀을 비 오듯 흘리고 염소 목소리로 말을 더듬는 것도 좋지 않지만, 약간은 긴장한 태도로 면접을 보는 것이 좋아요. 그래야 입사에 대한 간절함과 진지함이 전해지는 법이거든요.

 

여러분, 그거 아세요? 면접관의 표정은 합격 여부와는 아무런 관련이 없다는 걸! 내 답변을 듣고 면접관이 여러 번 웃었다고 해서 합격행 열차를 탔다고 생각하지 마세요. 면접관이 웃는 이유는 그때그때 달라요. 최악의 경우, 탈락할 게 뻔해서 마지막 예의로 최소한의 미소라도 지어주는 것일 수도 있답니다. 아! 재치 넘치는 답변은 좋지만, 농담 따 먹기나 무리수 개그는 자칫 부담스러울 수 있으니 자제하는 것이 좋답니다.

 

좋은 분위기에 취해 하지 않아도 될 말을 꺼내는 지원자들이 종종 있어요. 한번은 화기애애한 분위기 중에 지원자의 자소서에서 오타를 발견한 거예요. 가볍게 “오타가 있네요?”라고 하니까 갑자기 묻지도 않은 TMI를 늘어놓더라고요. 사실은 자소서를 복붙해서 제출하는 바람에 오타 확인을 못 했다고. 그 전까진 면접장에 웃음소리가 끊이지 않았는데 말 그대로 ‘갑분싸’가 됐죠. 면접 중반부까진 분명 그 지원자에게 관심이 갔는데, 그 답변 이후로 흥미가 뚝 떨어졌어요. 여러분, 면접관들이 편안한 분위기에서 잘 해준다고 해도 예의를 잃지는 마세요!


 

 

인적성 시험에 합격했다는 문자를 받자마자 면접 준비를 엄청 열심히 했습니다. 모의 면접 스터디에 참여해서 예상 질문을 쭉 뽑아보고, 모범 답안까지 줄줄 외웠어요. 버튼만 누르면 거의 반자동적으로 입에서 답변이 흘러나올 정도로요. 주변에서 되도록이면 답변은 직무와 연관성 있게 하라고 하길래 그렇게 준비도 했고요.

 

만반의 무장을 하고 드디어 대망의 면접날! 다른 지원자들은 긴장했는지 답변할 때 좀 뜸을 들이더라고요. 하지만 저는 준비를 열심히 한 덕분인지 면접관께서 묻는 질문이 끝나기도 전에 답변이 술술 나왔어요. 누가 봐도 그 구역의 면접 킹은 저였는데, 다음 날 불합격 문자를 받았습니다. 아니, 저 대체 왜 떨어진 걸까요?

-면접 준비 킹 A

 

마치 ‘면접봇’처럼 말을 정말 잘하는 지원자들이 있어요. 면접관으로서 가장 평가하기 어려운 대상이죠. 면접은 잘 봤지만 그렇다고 합격시키긴 애매하거든요. 스킬은 아주 훌륭한데, 답변이 진솔하게 들리지 않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에요. ‘기-승-전-준비된 답변’ 식으로 꾸며낸 티가 역력한 답변은 면접관 눈에 훤히 보입니다. 잘 보이기 위해 스스로를 과대 포장하지 마세요. 평소 본인의 경험을 디테일하게 잘 정리해뒀다가 면접장에서 풀어놓는다면 진솔하게 보일 수 있겠죠. 회사는 같이 일할 사람을 뽑지, 로봇을 뽑지 않는다는 걸 명심하세요!

 

외운 듯이 대답하면 답변에 대한 신뢰도가 떨어진다고 봐요. 모범 답안을 달달 외워온 지원자들의 이야기를 듣다 보면 ‘얘가 거짓말을 하고 있나?’ ‘거짓말까진 아니어도 자기 이야긴 아닌가보다’라고 생각하게 되죠. 준비한 대답을 나열하듯 늘어놓는 걸 듣다 보면 면접관 입장에서 집중도 잘 안 돼요. 긴장을 덜기 위해서 예상 답변을 준비하는 건 좋지만, 대본을 만들어 외우진 마세요. 면접은 혼자서 하는 발표가 아니라 면접관과 면접자가 함께하는 ‘대화’거든요.


 

 

제가 지원했던 회사는 모바일 서비스를 개발하는 곳이었어요. 인터넷에서 면접 후기를 검색해보니 회사 서비스에 대한 질문이 많이 나오는 것 같더라고요. 해당 서비스의 문제점을 분석해보라는 질문을 받았다는 후기가 특히 많았어요. 그래서 서비스를 꼼꼼하게 이용해보고 문제점을 잘 정리해뒀죠. 그리고 면접날, 아니나 다를까 이 질문이 나오더라고요. 답변이 준비되어 있는 질문이 나오니까 자신감이 막 솟는 거예요. 다른 질문을 받았을 때보다 훨씬 당찬 말투로 대답을 잘 했죠.

 

그런데 면접관님이 자꾸 제가 내놓은 답변에 “그런데 이 부분은 고려하지 않은 것 같은데요?”라면서 추가 질문을 던지시더라고요. 여기서 논리적으로 밀리면 안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서 저도 지지 않고 얘기를 이어나갔죠. 면접관님이 말씀하신 내용에 대해 반박도 하면서요. 몇 번의 핑퐁 끝에 면접관님이 “알겠다”고 하시면서 다른 질문으로 넘어가시더라고요. 저는 제가 준비한 내용을 충분히 전달한 것 같아 뿌듯한 마음으로 면접장을 나왔습니다. 은근 합격을 기대하고 있었는데, 결과는 제 예상을 빗나갔어요. 이유가 뭘까요?

-모든 질문에 칼답했던 L

 

회사의 제품 또는 서비스가 가진 문제점에 대해 이야기해보라는 질문은 어느 면접에 가도 나올 법한 예상 질문이죠. 이 질문에 대한 답으로 신랄한 비판을 내놓는 지원자들이 있어요. 비판이 신선하다면 좋겠지만, 결국 지원자가 내놓는 답변이 회사가 고민한 수준 그 이상이긴 어려워요. 그렇다면 결국 회사 입장에서도 다 아는 해결책을 내놓은 건데, 자칫 면접관들을 가르치는 듯한 말투로 면접을 보는 지원자들이 의외로 많아요. 마치 “이건 몰랐죠?” 하는 느낌으로. 면접관도 사람인데, 상대의 기분을 상하게 하는 태도는 위험합니다.

 

면접관을 이겨야 된다고 생각하는 지원자들이 생각보다 많아요. 물론 면접관이 갑은 아니에요. 지원자와 동등한 위치죠. 하지만 당당한 말투와 따지는 듯한 말투는 분명 차이가 있어요. 면접관의 말에 꼬투리를 잡는다거나 중간에 말을 끊는 것처럼 예의 없는 행동을 하는 것은 당연히 마이너스고요. 결국엔 같이 일할 사람을 뽑는 자리가 면접이잖아요.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본인의 면접 태도가 면접관에게 너무 공격적으로 보이진 않았는지 점검해볼 필요가 있어요.


[860호 – special]

EDITOR 김혜원 서재경 suhjk@univ.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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