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굣길이 아닌 출근길에 도전한 후 겪은 100% 솔직한 경험담을 들고 왔다. 학교에서는 모든 걸 다 아는 선배였지만, 회사에서는 아무것도 모르는 새내기를 위한 리빙 포인트. 이미 한 차례의 인턴을 겪으며 몸소 배운 자가 쓴 슬픔 어린 얘기다.

학교에선 나보다 학번 높으면 모두 ‘선배’라 불렀지만, 회사에선 어떻게 불러야 할지 모르겠다거나… 친구와 통화는 많이 했지만, 회사에서 전화 받는 건 당황스러울 대학생들! 떨리고 막막한 첫 출근에 도움 될 스푼 팁 다섯 숟갈을 준비했다. 이것만 알아두면 나처럼 혼나는 일은 없을 거다….^^


 

# SPOON TIP

 

① 인턴, 어디서 신청하지?

학교 취업 홈페이지의 인턴 공고란과 ‘스펙업’, ‘아웃캠퍼스’ , ‘사람인’이나 ‘잡코리아’에도 채용 정보가 뜨니 어디서 신청하는지 몰라 포기하는 일은 없길. 가끔 ‘알바몬’이나 ‘알바천국’에도 올라오는데, 말만 인턴이고 아르바이트로 채용하는 경우도 있으니 꼼꼼하게 확인하자. 추가로 공공기관에서 일하고 싶다면 ‘잡알리오’로, 고용노동부가 선정한 강소기업에서 인턴 경험을 쌓고 싶다면 ‘워크넷’으로 가면 된다.

 

② 마구잡이 인턴은 마구간 신세

취준생의 약 80%가 인턴십 지원을 희망한다고 한다. 그만큼 ‘인턴’이란 글자만 붙어 있으면 이곳저곳 지원해보는 게 현실. 하지만 지원 기업에 대한 조사도 제대로 하지 않고 도전했다간 흙턴(허드렛일과 단순노동만 반복하고 처우도 좋지 않은 인턴)이 되고 만다. 설사 대기업에 합격했더라도 직무가 맞지 않으면 엄청난 스트레스로 3개월도 버티기 힘들고!

인턴 지원 전에 그곳이 어떤 회사며 인턴은 주로 어떤 일을 맡는지, 처우나 근무 환경은 어떤지 다방면으로 알아보자. ‘잡플래닛’과 ‘크레딧잡’ 리뷰를 살피면 좋다. 폭풍 검색을 통해 먼저 거쳐 간 인턴들이 개인 SNS에 남겨놓은 후기를 찾아볼 수도 있다.

 

 

➊ 호칭 편 : 과장님께 대리님이라 불렀지만 부장님이었다

출근날, 인턴이 처음 맞게 되는 건 바로 명함들이다. 그것도 수많은! 다양한 직급의 명함이 당신을 환영할 텐데, 대체로 명함을 받는다면 업무 중 한 번은 마주칠 확률이 높다. 이름만 부른다면 편하겠지만 그 뒤의 직급까지 외워야 하는 게 현실.

정말 못 외우겠다면 명함에 얼굴을 그리자. 파마머리, 안경 같은 특징을…. (최대한 들키지 말고) 추가로 사원에게는 ‘사원님’이 아닌, 그냥 ‘OO님’이라고 부르는 게 낫다. 간혹 ‘OO씨’라고 부르는 경우가 있는데(!!!), 존칭은 맞지만 회사에선 대체로 동료나 아랫사람에게 쓰는 말이니 주의.

 

 

➋ 메일 편 : 안녕하세요 서류 좀 보내주세요 감사합니다

학점 정정 메일은 숱하게 보내봤지만, 상사에게 메일 보내는 건 처음일 인턴들. ‘안 그래도 바쁘실 텐데 짧게 보내야지’라며 정말 용건만 간단히 보내는 과한 배려(?)는 넣어두자. 업무 메일에는 나름의 공식이 있다. 제목은 인사가 아닌, 용건이 담긴 짧은 문장으로 쓸 것. (Ex. 하반기 매출 통계 조사보고) 다음으로 메일의 서두에 드러나야 하는 건 내가 누군지다.

첫날이라면 ‘오늘 OO팀의 인턴으로 근무를 시작한 OOO입니다.’로 소속을 밝히자. ‘다름이 아니라~’로 시작해 용건을 명료하게 정리한다면 금상첨화. ‘감사합니다. OOO 드림.’으로 마무리하면 메일 때문에 실수할 일은 없다.

 

 

➌ 전화 편 : 여보세요? 어…. 저 아닌데요….

자리에 앉자마자 울리는 책상 위 전화를 맛본다면, 갓-챠. 등 뒤로 식은땀이 줄줄 흐르는 경험의 시작이다. 상사에게 구원의 눈빛을 보여도 경험상 (네가) 받으라고 할 확률이 높다. 무의식적으로 “여보세요”라 하지 말자. 메일에서도 말했듯, “네. OO팀 인턴 OOO입니다. 어떤 일로 전화 주셨나요?”처럼 내 소속을 먼저 밝힌 후 용건을 물어야 한다.

인턴 첫날이라면 다른 분을 찾는 전화일 확률이 높은데, 절대 수신자의 이름만 외우고 끊어선 안 된다. 상사가 “누구한테서 전화 왔는데요?”라 묻는다면 식은 땀 두 배로 흘리게 될 테니.

 

 

➍ 카톡 편 : 과장님~ 주무세요?

인턴 초반엔, 하루가 어떻게 지나갔는지 모를 정도로 정신없다. 외워야 할 것도, 익혀야 할 것도 많기 때문. 미숙한 업무 탓에 칼퇴를 못할 수도 있는데… 그렇다고 늦게 끝난 업무를 보고하겠다며 상사의 개인 카톡으로 연락하는 건 금물.

“아니 누가 그래?”라고 생각하겠지만 막상 그 상황에 처하면 1) 메일로 보내면 확인 못 하실까봐 2) 전화는 부담스러울까봐 3) 열정을 보여주기 위해! 보낼 수도 있다. 카톡은 보통 문자보다 사적인 영역으로 생각하기 때문에 주의할 것. 일을 끝냈다면 메일로, 뭔가를 잊었다면 내일 다시 여쭤보자. 궁금한 걸 ‘퇴근 후 카톡’으로 물어보는 열정 인턴은 no no.

 

➎ 동기 편 : 글쎄, 나도 잘 모르겠는데?

인턴은 크게 정규직 전환형과 계약직으로 나뉘는데, 아무래도 정규직 전환형 인턴은 소수의 합격자를 위해 동기끼리 피 터지게 싸운다. 하지만 휴학 후 경험을 쌓기 위해 도전한 계약직 인턴이라면 동기를 믿자. 같은 편이다. 회사에서 얻게 된 정보를 서로 공유하며 인연을 이어가면 좋다.

동기가 구원 요청을 하는데도 괜한 경쟁심에 “나도 잘 모르겠는데?”라고 답한다면, 같은 상황에 처했을 때 내게도 같은 답이 돌아온다. 그러니 인턴 동기가 도움을 청할 때 재빠르게 도와주길. 우린 모두 회사 생활이 처음인 새내기 인턴이니까.


[860호 – living point]

Intern editor 현요아 yoa@univ.me

illustrator 남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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