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의 사연>

저는 마지막 학기를 남겨둔 휴학생입니다. 이번 휴학이 생애 첫 휴학인데요. 요즘 생각이 너무 많아요. 원래 저는 물욕도 경쟁심도 딱히 없는 편이었습니다. 근데 휴학 후에 부쩍 남과 비교하는 일이 잦아졌어요. 친구들이 이뤄놓은 성과를 보면 스스로가 패배자같이 느껴지기도 하고. 나도 뭔가를 달성해야 할 것 같은 기분에 늘 쫓겨요. 졸업 후에 뭘 해야 할지도 막막하고요. 문과라서 전공을 살리기도 어려울 텐데…. 편하게 쉬려고 휴학했지만 오히려 학교 다닐 때보다 더 마음이 복잡하네요. 

 

– H양, 24세


 

 

인생에서 일, 이 년 쉬거나 논다고 큰일이 일어나진 않습니다. 진짜예요. 안 일어나더라고요. 남들이 중요한 시기라고 하는 것에 너무 흔들리지 말고 지금이 아니면 못 하는 것을 한번 생각해보세요. 대학 때는 뭐니뭐니 해도 휴학입니다. 휴학은 정말, 대학 다닐 때밖에는 못 하거든요!

 

제가 지금 삼십대인데 주변에서 대학 시절 휴학 안 해본 걸 후회하는 사람은 봤어도, 휴학한 걸 후회하는 사람은 못 봤습니다. 전자의 후회는 이런 것이죠. 아, 그 일 년이 뭐라고 내가 안 쉬었을까. 고민자님은 다행히 휴학을 한 용자인데, 걱정으로 하루를 지새우고 있다뇨. 나중에 이런 후회를 하게 될까 제가 더 걱정이네요. ‘그때 왜 그렇게 조급해했을까. 그럴 필요 없었는데, 눈 딱 감고 진짜 나를 위한 일 년을 보낼 수도 있었을 텐데.’

 

알다시피 놀면서 불안해하면, 노는 것도 안 노는 것도 아닌 채로 시간만 버리게 됩니다…! 원래 우리가 미루는 건 잘 하잖아요? 미래에 대한 걱정은 일년 뒤의 나한테 좀 미뤄두고, 학기 중에 못했던 좋아하는 일들도 하고, 새로운 데도 가고, 맛난 것도 먹고 푹 쉬세요. 휴학은 ‘잘’ 쉬려고 하는 거니까요.

 

 

저도 질문자님의 나이쯤 언니들한테 비슷한 말을 하고 다닌 적이 있었어요. 원래 저도 경쟁하는 거 핵 싫어하거든요? 관심도 없고요. 그런데도 남들보다 졸업이 늦어지고, 취업이 늦어지니까(게다가 국문과!) 조급해졌어요. 그런데 휴학은 해버렸고, 남들보다 늦게 졸업하는 건 이미 기정사실이 되어버렸으니까 혼란스러웠죠.

 

운 좋게도 그 시기에 한 대외활동이 사람들을 만나 인터뷰하는 일이었어요. 대외활동을 통해 여러 사람들을 알게 됐는데, 생각보다 돈 버는 방법이 다양하더라고요. 그때까지만 해도 제 주변에는 고시 준비를 하거나 기업에 취직하는 사람밖에 없었거든요.

 

근데 다들 나름의 살길(?)을 찾는 걸 보고 마음을 가라앉힐 수 있었어요. 취업이 안 된다고 죽는 건 아니구나! 당장 본격적인 취업 준비를 할 마음의 준비가 안 됐다면 쉬엄쉬엄 시야를 넓혀보면 어떨까요. 질문자님의 세계 밖에도 다양한 삶의 형태가 있다는 걸 알면 위로가 좀 될 거예요.

 

 

일단 남의 이야기여서 쉽게 말할 수 있다는 전제를 깔고 시작할게. 사실 조급증에는 조언도 본인의 결심도 소용이 없거든. 원래 걱정이라는 게 시간이 있을 때 하는 거라서, 휴학을 했으니 걱정이 늘어나는 건 자연스러운 일이야.

 

그래도 한마디 보태자면, 일단 본인이 어떤 사람인지에 대해 다시 생각해 보는 게 좋을 듯해. 나는 줄줄이 거부당하는 것에 스트레스 받지 않고 느긋하게 취업 활동을 할 수 있는 사람인가? 아니면 그런 스트레스를 견딜 자신이 없으니 어찌 됐든 후다닥 끝내야 할 사람인가? 전자라면 원래 하고 싶었던 대로 마지막 휴식을 즐기면 되는데, 이런 사연을 보낸 것으로 보아 질문자는 후자 같아.

 

그렇다면 어차피 심란해서 쉬지도 못하는데 그냥 취업 준비 시작하길 권해. 정 쉬고 싶다면 기간을 정해 놓고 한두 달만 쌈빡하게 놀고, 나머지는 취업 준비에 전력투구하길. 그리고 솔직히 급한 게 맞긴 해. 복학하면 4학년 2학기잖아.

 

 

제가 대학 생활에서 가장 후회하는 부분이 ‘왜 열심히 안 놀았을까’입니다. 저는 휴학하고 편입 준비를 했고, 편입 후에도 쉬지 않고 달려 졸업과 동시에 취직을 했는데요. 그때 놀지 못한 게 한이 돼서 한 달에 한 번씩 여행을 다녀요. 일정상 무리가 돼도, 금전적으로도 부담이 돼도 무조건 가요.

 

생애 첫 휴학이라고 하셨죠? 나중에 졸업하면 뭘 후회할지 곰곰이 생각해보세요. 지금이 일상을 내가 원하는 대로 꾸릴 마지막 기회니까요. 회사에 들어가고 나면 제아무리 대단한 사람일지라도 쳇바퀴처럼 돌아가는 매일을 보내게 됩니다. 그때 가서 땅을 치고 후회해도 지금의 자유는 돌아오지 않을 거예요.

 

 

우리는 스스로를 너무 쉽게 단정합니다. 저도 예전에는 제가 물욕도 경쟁심도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아니더군요. 제 욕구를 가만히 들여다보니 건물주가 되고 싶은 건 아니지만, 맛있는 건 마음껏 먹을 수 있을 정도로는 벌고 싶고. 1등이 하고 싶은 건 아니지만, 그래도 상위권에는 들고 싶더라고요.

 

욕심이 없다고 착각했던 건, 욕심을 따라줄 열정 혹은 의욕이 없기 때문이었어요. 그래서 하는 일 없이 스트레스만 받았던 거죠. ‘해야 되는 데, 해야 되는 데.’ 말만 하면서. 저도 질문자님과 같이 걱정만 하다가 쉬지도 못하고 휴학 기간을 다 보냈습니다. 그리고 취업 준비하면서 후회 많이 했어요. 그때 뭐라도 할걸. 아님 차라리 놀기라도 할걸.

 

운이 좋게 취업에 성공해 회사에 다니고 있지만 요즘도 일요일 밤마다 스트레스를 받습니다. 주말에 생산적인 일 뭐라도 할 걸. 아니면 차라리 편하게 쉬기라도 할 걸. 제 이야기를 듣고 ‘아, 쟤처럼은 살지 말아야겠다.’고 생각하시길 바라며 부끄럽지만 솔직하게 적습니다.


[861호 – GO_M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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