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인터넷으로 만났어.”라고 말하는 건 어쩐지 부끄럽다. 급해 보이기도 하고 연결고리가 약하다 보니 믿을 수 없는 사람이란 인식이 있다. 내 경험 상 그건 복불복인 것 같다. 나의 경우엔 인터넷으로 고마운 사람들을 만났다.

 

고등학교 시절 차마 밝힐 수 없는 취미에 빠져 있을 때 싸이클럽 동호회에 가입한 적 있다. 오프라인 모임 전날, 만났는데 납치라도 당하면 어떡하나 쓸데없는 걱정을 잔뜩 했지만, 다행히 온라인과 실제 사람들은 크게 다르지 않았다. 서로 학교 축제에 놀러 가고, MT도 갔으며 밴드 공연도 보러 다녔다. 넘치는 잉여력으로 군대에 있는 동호회 사람에게 편지도 열심히 썼는데. 지금 오빠들 뭐하고 계시나요.

 

왠지 오덕들 만날 것 같은 편견은 나만 그런거야..? / 출처: tvN ‘화성인 바이러스’

친해진 언니가 너무 외로워하지 말라며 책을 선물해주던 그 온기가 아직도 따끈하게 남아있다. 학교, 친구들, 가족 어디에서도 소속감을 느끼지 못했던 때, 얼굴도 모르는 사람들에게 기대어 폭풍 같은 사춘기를 보냈다. 대학생이 되며 ‘이름을 말할 수 없는 그 취미’는 흑역사가 되면서 그 사람들도 함께 연락이 끊겼지만. 며칠 전 2년간 사귄 애인과 헤어진 친구가 나에게 털어놓을 것이 있다며 말했다. “사실 전 남친, 동아리가 아니라 버디버디에서 만난 사이야.” 역시 인생도처유상수다.

 

요즘은 SNS가 만남의 장이다. 인스타그램으로 썸도 타고 연애도 하고 결혼까지 이어지기도 한다. 경험자들이 말하는 가장 큰 장점은 집-학교/일터라는 일상에서 만날 수 없었던 새로운 관계를 만날 수 있다는 것이다. 취재하며 놀란 건 의외로 인스타그램으로 인연을 만드는 사람들이 많다는 사실이었다. 나는 대체 무얼 하고 있었던 건가. 지금부터라도 계정에 활발하게 사진을 올리자. 대신 너무 사기 치지는 말 것. 결국 서로가 만나야 하는 건 가상의 그/그녀가 아닌 실제의 당신일 테니까.

인스타그램으로 꽁냥꽁냥하는..더 이상의 설명은 생략하자

인스타그램으로 이성을 만난 5인과의 인터뷰

Q. 어떻게 만났나

Q. 왜 이 사람이 마음에 들었나?/만나기로 결심했나?

Q. 얼마나 만났나?

Q. 무엇을 체크했나?

 

*아래 인스타그램은 실제 사연을 재구성한 것입니다.

 

1. 이럴거면 사진 올리지 말지

 

어떻게? 먼저 팔로우가 왔다. 친구 계정에 댓글 단 것을 보고 내 계정에 들어왔다고 한다. 사진과 글이 마음에 들었다고.

왜 만났나? 사진을 보니까 예뻐서.

얼마나? 한 번 보고 안 만났다. 사진이 100이라면 실물은 20 이었다. 셀기꾼 나쁜 사람.

무엇을 체크? 나이와 학교. 구글과 페이스북을 이용해 다 찾아낼 수 있었다.

 

2. 마르크스도 울고 갈 썸 공유경제

 

어떻게? #시스타그램으로 검색하다가 발견.

왜? 글 잘 쓰는 사람을 좋아한다. 취향도 나랑 잘 맞았다.

얼마나? 실제로 만나지 않았다. 한 달간 ‘썸’만 탔다. 연인 사이에 주고 받을만한 달달한 대화를 나누고 다이렉트 메시지도 종종 했다.

왜 만나지 않았나? 만날 생각 없이 댓글로만 한 달째 연인놀이를 하는 게 짜증나서 차단했다. 그땐 뭐가 씌었는지 나한테만 다정하다 생각했는데 알고 보니 팔로우한 모든 여자들과 썸 타고 있더라.

 

3. 될놈될 안될안

어떻게? 지금의 남자친구가 먼저 나를 팔로우했다. 서로 사진에 댓글만 남기다가 내가 먼저 DM(다이렉트 메시지)를 보냈다. 여자친구나 좋아하는 사람이 없다면 연락 먼저 해도 되겠냐고.

왜? 우선 외모가 내 스타일이었다. 대화를 해보니 나이는 2살 어린데 생각도 어른스럽고 착해서 더 끌렸다.

얼마나? 연락처 받은 날 새벽에 전화하고, 다음 날 잠깐 얼굴 보고 이틀 뒤에 사귀었다

무엇을? 팔로우나 다이렉트 메시지를 어떠한 의도로 하는건지 체크한다. 대놓고 연락처랑 직장, 직업, 나이 다 공개하고 자기 이런 사람이니 연락해주시라는 분도 있었는데 부담스러웠다.

+팁 보이는 사진만으로는 다가 아니니 따로 연락해서 서로 이야기를 많이 하고 만난다면 좋을 것 같다! 사랑 외에도 인스타그램으로 더 큰 인간관계를 만들 수 있어 좋았다!

 

4. 지구 반대편에서 온 남편 어쩐지 안 보인다 했더니 

어떻게? 브라질 여행을 계획하고 있던 남자친구가 해시태그로 브라질을 검색하다가 나를 팔로우했다. 댓글로 친해졌고 브라질 여행을 왔을 때 실제로 만났다. 지금은 결혼해서 남편의 고향인 이탈리아 시칠리아 섬에서 살고 있다.

? 프로필 사진을 봤는데 엄청 잘 생겨서 반했다!

얼마나? 2년 간 브라질 – 이탈리아를 왔다갔다 하면서 장거리 연애를 지속했다.

무엇을? 아무래도 낯선 외국인이다보니 이상한 사람이 아닌지 올린 사진, 친구들 계정을 확인했다.

 

5. 미친놈 판별법

어떻게? 인스타그램 시작 초반부터 2년간 인스타그램 친구였다. 알고 보니 유명 레스토랑의 셰프더라. 내가 요리 사진 올리면 피드백도 해주고 자연스럽게 DM으로 대화하면서 친해졌다. 그 사람이 여러 번 만나자고 했지만 이성으로 만나고 싶지 않아서 계속 거절했다.

왜 별로였나? 허세가 심했다.  만나서 하는 이야기도 자기가 얼마나 대시를 많이 받는지, 잘난 사람인지에 대한 것 뿐이었다.

무엇을 체크했나? ‘여자’가 아니라 ‘사람’을 만나려고 하는지 아닌지. 얼굴 사진만 골라서 좋아요를 누르는 사람들도 있다. 일단 그런 사람들은 DM부터 답장을 안 한다. 내 사적인 생각과 감정을 이해해주는 사람과 실제로 만나고 싶어진다.

 

 

인스타그램으로 만나본 사람들이 알려주는 깨알 인스타그램 팁!

공통 패턴: 팔로우로 시작해 댓글을 달면서 친해지다가 DM을 보낸다.

1) 인스타 관리를 잘 하자. ‘알고 싶은 사람’이란 느낌을 주는 것이 중요하다.

2) 태그를 너무 많이 넣지 않는다.

3) DM은 최대한 정중하게 보낸다. DM이 어떤 의도인지, 내가 어떤 사람인지는 말투와 내 계정 두 가지로 판단할 수 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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