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도 곧 군대 가야지.” 친한 친구들은 다들 알고 있으니까 괜찮지만, 제 사정을 모르는 친구들에게는 가끔 대답하기 곤란할 때가 있어요. 저는 크론병으로 군대를 면제받았거든요. 나빠지지 않도록 열심히 건강을 관리하고 있어서, 겉으로는 아파 보이지 않지만요.

 

3학년이라 지금 주변 동기들은 거의 입대한 상태예요. 곧 있으면 제대하는 친구들도 많고요. 그러다 보니 휴가를 나온 친구들과 자주 만나게 되고, 군대 이야기도 많이 들을 수 있죠. 저는 군대에서 사용하는 용어나 문화를 잘 이해하지는 못하지만, 최대한 진지하게 들으려고 노력해요. 친구들은 나라를 위해 고생하고 있는 거잖아요. 미안하고 고마운 마음이 들어서 더 귀 기울이게 되는 것 같아요.

 

가끔 서운할 때도 있어요. 친하지 않지만, 상황상 군 면제자라는 사실을 밝혀야 할 때도 있거든요. 아무래도 “신의 아들이네. 부럽다.”라는 이야기를 자주 듣게 돼요. 그다음에는 “너처럼 멀쩡해 보이는 애가 왜 군대를 안 가냐?”는 장난 섞인 이야기가 따라붙고는 해요. 그러면 저는 “장이 좀 안 좋아서”라고 말을 돌릴 수밖에 없죠.

 

 

그래서 새로운 단체나 동아리에 갔을 때처럼 잠깐 보고 말 사이에는 말을 아끼게 되는 것 같아요. 밝히면 다들 응원하고 배려해주지만, 친분을 다지는 자리에서는 자연스럽게 배제될 때도 있거든요. 어쩐지 다른 친구들처럼 활동하지 못하는 것 같아, 주눅이 들고 떳떳하지 못한 마음이 들기도 하고요.

 

처음 병을 발견한 건 고등학생 때였어요. 모든 과정을 이겨낸 지금은 담담하게 이야기할 수 있지만, 몇 차례 수술을 반복해야 했을 정도로 심각한 상황이었죠. 한때는 제대로 앉아 있지도 못했었거든요. 원래 활동적인 성격이었고, 운동을 좋아했던지라 견디기 버거웠어요. 먹는 것 하나도 마음대로 먹지 못했죠. 술이나 기름지고 매운 음식을 피해야 하는 건 요즘도 마찬가지지만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친구들과 같이 군대에 갈 수 있다면 가고 싶었습니다. 하지만 의료진은 입대하면 환경상 건강 상태가 필연적으로 나빠질 수밖에 없다고 진단했고, 저는 결국 5급 면제 판정을 받았어요.

 

 

면제를 받고 싶어 하는 20대들의 심정은 너무 이해가 가요. 대학에 들어와서 하고 싶은 것도 많고 가능성도 많은 시기잖아요. 인생에서 가장 예쁘고 젊은 때이기도 하고요. 짧지 않은 시간을 온전히 군대에서 보내야 한다는 사실이 안타깝고 슬프죠. 그래서 건강한데도 꼼수를 부려 면제를 받으려는 유명인들을 보면 몇 배로 화가 납니다. 국방의 의무를 성실히 다한 사람과 몸이 아파 입대하지 못한 사람 모두를 농락하는 행위라고 생각해요.

 

면제 판정을 받는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어요. 투병 생활을 하면서, 크론병 환우회에 참석했었는데요. 환자와 환자의 부모가 함께 각자의 이야기를 나누는 자리였어요. 한 어머님이 “제 아들의 소원은 짜장면을 먹는 거예요.”라고 말씀하시더라고요. 그 말씀처럼 이 병은 악화되면 일상생활이 불가능한 건 물론이고, 장을 절개해야 될 수도 있어요. 그렇게 되지 않도록 저처럼 평생 조심하며 관리해야 하는 병이기도 하고요.

 

매 순간 친구들보다 2년이라는 시간을 더 받았다는 생각에 무거운 책임감을 느껴요. 그래서 헛되이 보내지 않으려 고민하고 행동하고 있습니다. 봉사 활동도 하고, 건강을 해치지 않는 선에서 제가 할 수 있는 아르바이트와 대외활동에는 최선을 다해 도전하고 있어요.

 

취업할 때 걸림돌이 될까봐 걱정이 되기는 하지만, ‘군대를 못 갈 만큼 아팠으니 의지도 약할 것’이라는 편견에는 절대 지지 않으려고요. 제 병이 저를 막아서지 못하도록 앞으로도 노력할 거예요. 여기서 더 건강해진다면요? 우선 옛날처럼 운동하고 싶네요. 다른 대학생들처럼 취할 때까지 술도 마셔보고, 먹고 싶은 것도 마음껏 먹어보고 싶고요!


[862호 – 20’s but]

 

 

※ 병을 딛고서, 알찬 20대를 보내려 노력하는 대학생과의 인터뷰를 옮겼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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