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휘트니 whitney>
캐빈 맥도널드 감독
네이트판을 즐겨 본다. 실화면 실화, 주작이면 주작인 대로 개연성과 핍진성이 뛰어나 웬만한 드라마보다 재밌는 사연들이 많기 때문이다. 가장 자주 올라오는 고민은 한 문장으로 “가족과 연을 끊고 싶은데 이런 제가 이상한 건가요?”이다. 물론 여기엔 타고난 가족과 새로 만든 가족 모두 포함된다.
희생을 강요하는 부모, 남의 편처럼 구는 남편, 받으려고만 하는 동생, 일꾼 취급하는 시댁 등등. 그들은 묻는다. 착취만 하는 가족으로부터 도망치고 싶은데, 그래도 되는 거냐고. 그런 사람들에게 영화 <휘트니>를 보여주고 싶다. 그렇다. 그 유명한 전설의 가수, 휘트니 휴스턴이다.
그녀는 눈부신 재능과 빼어난 미모로 데뷔하자마자 ‘아메리칸 스위트 하트’(우리나라로 치면 ‘만인의 연인’이랄까)의 반열에 올랐다. 마음을 울리는 노래로 대중문화계 최초로 ‘디바’라는 칭호를 얻기도 했다. 게토에서 태어나 미국 최고의 스타가 되었으니 속된 말로 ‘뉴어크에서 난 용’인 셈이다.
휘트니의 가족들은 재빨리 용의 등허리에 올라탔다. 오빠들은 휘트니의 매니저로 취직했고, 아버지는 딸의 부와 명성을 이용해 엔터테인먼트 사업을 벌였다. 일가친척이 휘트니 주변을 맴돌며 한자리씩 차지했다. 그녀는 기꺼이 휴스턴 집안의 ATM이 되었다. 그녀에게는 ‘아메리칸 스위트 하트’나 ‘디바’만큼이나 가족들이 붙여준 애칭 ‘니피’가 소중했으니까.
그러나 가족들은 그녀를 ‘니피’가 아닌 휘트니 휴스턴으로만 대했다. 남편이란 작자는 자기보다 잘난 아내에게 열등감을 느낀다는 이유로 외도와 폭행을 일삼으며 그녀를 타블로이드지로 끌어내렸다. 한 홈 비디오 화면에서 촬영자가 “휘트니 휴스턴 씨”라고 부르자 “미세스 브라운이라고 부르라”며 윽박지르는 지질함은 정말 장관이고 절경이라서 혼자 보기 아까울 지경이다.
딸의 돈으로 제왕처럼 살았던 아버지는 더했다. 사이가 틀어지자 100만 달러의 소송을 걸어 휘트니를 궁지로 내몰았다. 그녀는 그토록 사랑하던 아버지와 의절하고 그의 장례식에도 참석하지 않았다. 그때 휘트니의 옆에 있던 건 마약뿐이었다.
가족을 지키려 애썼지만, 자신의 마음이 부서지자 그 무엇도 지킬 수 없었다. 스스로조차도. 그렇게 한 시대를 풍미한 스타의 다큐멘터리는 예상치 못한 교훈을 남기며 끝맺는다. 나에게 어떤 역할만을 강요하는 사람은, 언젠가는 나를 망치고 만다.
[862호 – culture lett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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