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래를 진지하게 고민 중인 막학기생과의 인터뷰를 옮겼습니다

 

어김없이 추석이 왔네요. 오라는 합격 연락은 안 오고, 자꾸 명절만 돌아옵니다. 막 학기, 취업을 준비하고 있는 취준생이에요. 동시에 고시생이기도 하죠. 한쪽은 제 꿈이고, 다른 한쪽은 가족의 꿈입니다. 저는 교대생이거든요. 이 말을 하면 사정을 모르는 사람들은 배부른 투정이라고 할 수도 있겠네요.

 

‘선생님’ 하면 취업 걱정이 없는 탄탄한 진로가 보장된 것처럼 보이니까요. 하지만 임용고시라는 거대한 관문은 결코 쉽지 않아요. “그냥 평소 실력으로 슥 풀면 다 붙는 거 아니야?”라고 하시는 어른들도 종종 있는데요. 교육학적 지식뿐 아니라, 초등학교에서 가르치는 열한 과목 교과서에 실려 있는 개념까지 통째로 외워야 해요.

 

 

하루하루 전력으로 부딪쳐도 공부하기가 벅찬데, 저는 오랜 꿈 때문에 머릿속이 복잡한 상태라 100% 집중하기가 더 힘들죠. 사실 저는 고등학교 때까지 단 한 번도 ‘교사’라는 직업을 원한 적도, 생각해본 적조차 없었어요. 교대를 지원하게 된 것 자체가 집안 어른들의 의견이 강력하게 반영된 결과였어요. 저 또한 불안정한 미래에 우물쭈물하다가, 집안 사정을 고려해 입학하게 되었죠.

 

하지만 마음 깊숙한 곳에서는 아주 오래전부터 작은 규모더라도 ‘나만이 할 수 있는 일’을 찾고 있었죠. 그러려면 지금부터 여러 가지 경험을 해보면서 내가 ‘무엇을 잘하는지’ 알아볼 수 있는 시간이 있어야 할 텐데…. 뒤로는 몰래몰래 스타트업 회사들에 관한 정보를 찾아보면서, 앞으로는 어른들의 눈치를 보며 고시 공부를 억지로 부여잡고 있는 형편입니다.

 

덕분에 친척 어른들을 보는 게 몇 배로 무서워요. 그분들은 이미 저를 ‘예비 선생님’, ‘일등 신붓감’으로 부르시거든요. 부담감이 뼛속까지 밀려옵니다. 전 그저 예의 바르고 싶었을 뿐인데, ‘어려서부터 어른들의 말씀 잘 듣는 착한 아이’라는 틀이 절 이렇게 옭아맬 줄은 몰랐어요.

 

 

어른들의 기대에 부응해야 한다는 부담감은 중학교에 입학한 순간부터 시작된 것 같아요. 그때부터 명절에 저를 만나면 “공부는 잘 돼가니?”로 인사를 대신하셨거든요. 요즘도 크게 다르지 않아요. 아니죠. 압박이 더 심해졌네요. “시험 준비는 잘 하고 있지? 넌 한 번에 붙을 거야. 한 번에 붙어야지.” 하시니까요. 최근에는 “넌 최고의 선택을 한 거야. 다른 길은 더 심한 전쟁터인데, 네가 하는 고생은 아무것도 아니지.”라는 말씀까지 들었답니다.(한숨)

 

이 길이 맞는지 아닌지를 확신할 수 없는 상황에서, 나름대로 열심히 하고 있었는데. 가뜩이나 없던 사기가 땅 끝까지 꺼지더라고요. 인생에서의 좋고 나쁨은 제가 결정해야 할 문제 아니었나요?

 

그나마 저는 나은 편이에요. 동갑인 사촌은 저보다 더 큰 압박을 받고 있어요. 둘이 같이 있으면, 가끔 제가 민망할 정도로 비교를 하시기도 하거든요. 예술을 전공한 친구인데, 능력을 인정받기가 힘든 분야라는 이유죠. 안 그래도 미래에 대한 불안함으로 하루하루 버거울 텐데, 어른들을 만나면 자존감이 바닥 나는 거죠. 최근에 사촌과 통화를 했는데, 이번 추석에는 그냥 서울에 머물 계획이라고 하더군요. 완벽하게 공감합니다. 저도 본가에 들러 부모님만 뵙고 돌아와서, 오랜만에 조용하게 집중하는 시간을 가져보려고요.

 

 

막 학기이다 보니 주변에 취준생, 고시생 친구들이 정말 많아요. 인터뷰하기 전 이야기를 나눴는데, 다들 비슷한 스트레스를 안고 있더라고요. 원인은 물론 친척들의 지나친 관심과 오지랖이죠. 어른들은 왜 안정적인 직장, 결혼, 육아 같은 것들을 그렇게 맹목적으로 믿고 몰아붙이실까요? 그게 모두가 행복한 길은 아니잖아요. 제 의견을 말해봤자 따박따박 말대답한다고 다시 잔소리나 들을 게 뻔하죠.

 

친구들은 이제 관록이 생겨서 ‘한 귀로 듣고 한 귀로 흘리기 전략’을 사용한다고 하더라고요. 감정 낭비, 시간 낭비 하지 않겠다는 선언인 거죠. 친척 어른들은 오랜만에 본 저희가 걱정되어서 하는 조언이라고 억울해하실지도 모르겠어요. 그러나 진짜로 저희를 위하신다면, 이제 제발 저희의 인생은 저희에게 맡겨주시면 좋겠어요. 주변 사람들의 의견으로 미래를 결정하는 것은 의무교육 12년 만으로도 이미 과하지 않나요?

 

의지가 약하고 게으르다고 모든 20대를 깎아 내리기보다, 왜 충분히 힘을 내지 못하는지를 헤아려주시면 좋겠어요. 새롭게 도전하고 싶을 때 손을 내밀어 주시진 못하더라도, 가족들과 오랜만에 모인 명절이 적어도 고통스럽지 않도록 말이에요.


[863호 – 20’s bu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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