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의 질은 숙소가 결정한다. 취향에 맞는 숙소만 잡아도 그 여행은 이미 반쯤 성공한 셈. 그런데 선택지가 너무 다양해서 어딜 가야 할 지 모르겠다고? 그렇다면 취향도 여행 스타일도 제각각인 에디터 4인이 직접 묵어보고 추천하는 숙소 리스트를 참고해보자.
#1. 엄마와 딸, 단둘이 여행을 떠난다면 제주영숙
“어머, 이런 화분은 어디서 팔지?” “이불 너무 예쁘다. 검색해보고 우리도 살까?” 엄마는 연신 사진을 찍었다. 모녀가 단둘이 여행 온 제주. 돈 버는 딸(=나) 찬스로 1박에 12만원 하는 조용한 시골 호텔에 묵었다. 괜히 비싼 데 예약한 거 아니냐고 나무라더니…. 잘 꾸며진 객실을 보고 변기까지 찍을 기세인 엄마. 다음 날, 조식을 먹으러 가선 더 신이 났다.
메뉴는 무려 아보카도 새우 샌드위치! “반으로 잘라 봐!” “카메라 보지 말고~” 이번엔 나를 모델로 사진을 열 장쯤 찍고는 간신히 한 입 먹는다. 귀여워진 엄마의 모습을 보고 싶다면 제주영숙으로…! 호텔 이름도 사장님 어머니 성함(영숙)을 따서 지어진 곳이라고. 11월까지 여자 둘이 여행하면 1박에 2만원을 할인해주는 건 덤이다.
Add 서귀포시 남원읍 태수로26번길 17
instagram @jejuyoungsook
#2. 혼자 작업하기 좋은 숙소를 찾는다면 레이지템플
집필 여행에 대한 다소 허황된 로망을 품고 산다. 느긋하게 일어나 커피를 내려 마시고, 커다란 테이블에 앉아 글을 쓰거나 책을 읽는다. 그러다 해 질 녘쯤 밖으로 나가 가벼운 산책을 하고 다시 들어와 밤새워 글을 쓰는 거지! 1인실 게스트 하우스 레이지템플은, 이런 상상을 완벽하게 충족시켜주는 곳이었다. 숙소 곳곳에는 작업자를 위한 배려가 묻어났다.
복층형 구조라 층고가 높아서 하루 종일 실내에 있어도 답답하지 않고, 테이블, 책상, 멀티탭, 블루투스 스피커, 커피 머신 등 작업에 필요한 모든 것이 갖춰져 있었다. 이곳에 머무는 사흘 동안 전에 없던 속도로 글을 쓰고, 책도 두 권이나 읽었다. 만세! 후기에서 ‘작업이 잘 되는 마성의 공간’이라더니 진짜였나 보다.
Add 제주시 한경면 판포리 2620
Instagram @lazytemple
#3. 적당히 혼자이고 싶어 제주에 간다면 미로객잔
평소에 잠을 설치는데 이곳에만 가면 꿀잠을 잔다. 깨끗하고 푹신한 침대에서 실컷 자고 일어난 뒤 공용 공간인 카페로 건너가 맛난 조식을 먹고, 벽면을 가득 채운 만화책을 읽는다. 오후엔 정원의 커다란 나무 아래 걸린 해먹에 누워 있다가 이 집 댕댕이 선방이, 연아와 함께 동네 산책을 나간다(선방이가 산책을 허락하면 몹시 영광!).
밤엔 낮에 읽다만 만화책을 읽으며 맥주를 마신다. 다른 이들과 말을 나눌 때도 있지만 대부분 이 숙소를 닮은 조용하고 사려 깊은 사람들이라 적당히 혼자일 수 있다. 사장님의 바람도 그런 것이었다고. 혼자 여행하는 사람이 깨끗하고 안전하고 마음 편하게 머물 수 있는 곳을 만드는 것. 바다가 보이지 않고 시골이고 조용하다. 이게 단점으로 읽히는 사람은 조용히 패스, 장점으로 읽히는 분에겐 추천 또 추천.
Add 서귀포시 표선면 녹산로5번길 116-16
Book blog.naver.com/mirrro
#4. 쾌적한 도미토리를 찾고 있다면 금능 630
도미토리에 묵을 때면 많은 걸 포기하곤 했다. 좁고 가파른 사다리를 타고 이층 침대를 오르락내리락 하는 일이 버거워도, 누가 뒤척일 때마다 삐걱 거리는 쇳소리에 밤새도록 시달려도, 눅눅한 이불 때문에 찝찝해도 그러려니 했다. 이곳에 와보기 전까지는. 금능 630은 가사 노동의 고단함을 아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감동할 만한 숙소다.
부지런한 사장님이 종일 쓸고 닦은 덕분에 어디 하나 흐트러진 곳이 없다. 직접 만들었다는 이층 침대와 계단은 흔들림 없이 튼튼했고, 보송한 이불은 매일 가는 것이 분명해 보였다. 참, 비양도가 보이는 옥상 뷰도 놓치지 말자. 함께 간 친구와 옥상에서 맥주를 마셨는데 모기가 한 마리도 없기에, “어쩜 여긴 벌레도 없냐” 했는데…. 문득 마당을 내려다보니 그 밤에 모기약을 치고 계신 사장님이 있었다. 하핫.
Add 제주시 한림읍 한림로 221
Instagram @geumneung630_guest_house
#5. 여행지에서 친구를 사귀고 싶다면 렌소이스 게스트 하우스
<비포 선라이즈>처럼 여행지에서 운명의 상대를 만나는 상상을 가끔 한다. 비록 현실은 ‘안 생겨요…’이지만 그럼에도 이런 상상은 여행에 대한 꿈과 희망(?)을 한 스푼 더 얹어주기에. 렌소이스 게스트 하우스는 이런 로망을 안고 찾아가기에 알맞은 곳이다. 파티 게스트 하우스도 아니고, 소등 시간도 있지만 바로 옆에 같은 주인이 운영하는 심야식당 ‘렌소’가 있기 때문.
ㄷ자 모양의 테이블에 혼자 온 사람, 둘이 온 사람 할 것 없이 빙 둘러앉아 술 한 잔을 기울이다 보면 없던 사랑도 샘솟을 것 같은 훈훈한 분위기가 만들어진다. 뭐, 아직도 내 옆구리는 허전하지만, 그래도 그 때 만난 사람들을 생각하면 마음이 따듯해지는 기분이 든다.
Add 제주시 구좌읍 상도리 469-20
instagram @lencois_jeju
#6. 혼자 여행하는 미식가 여성이라면 이꼬이 & Stay
이꼬이&스테이는 ‘여성 여행자’를 위한 셰어하우스 형태의 숙소다. 오직 여성 여행자, 또는 여성을 동반한 가족 여행객만이 묵을 수 있다. 그만큼 안전하겠지? 지하에는 쿠킹클래스 스튜디오, 1층은 식당, 2층은 2인• 4인 가족실, 3층은 여성 전용 룸이 마련되어 있다. 범상치 않은 기운이 느껴진다면 맞게 봤다.
서울 동부이촌동의 ‘심야식당’으로 유명했던 이자카야 ‘이꼬이’의 정지원 셰프가 운영하는 곳이다. 조식 예약에 성공하기만 하면 제주의 제철 재료로 만든 요리를 한껏 음미할 수 있다. 혼자 여행하는 미식가라고 자부한다면, 놓칠 수 없는 즐거움일 것. 올해는 11월 30일까지만 운영되고 내년 3월까지 임시휴무라고 하니 예약은 서두르자!
Add 제주시 중앙로 5길 18
Book ikkoinstay@naver.com 예약은 메일로만 가능.
[864호 – st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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