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 살아도 괜찮다. 연애도 자기가 행복하려고 하는거잖아? 문제는 사연자의 자존감이다. 여자랑 있으면 스스로가 쓸모없는 사람처럼 느껴진다면 비단 연애뿐만 아니라 살면서 만날 수많은 관계에서도 비슷한 좌절을 겪지 않을까? 자존감은 고정된 수치가 아니라 늘 변하는 ‘감정’이다. 자신에게 변화의 기회를 주자. 당장 눈 앞의 연애보다 앞으로 맺을 건강한 관계들을 위해서라도.
삶의 방식에 정답은 없지만 바른 예 정도는 제시할 수 있을 것이다. 혹시 모르잖아? 우연히 엿본 타인의 삶에서 해답을 얻지도. 나는 <무한도전>을 볼 때마다 정형돈의 캐릭터가 깊게 인상에 남았다. 허세를 부리는데 밉상이 아니라 귀엽다. 그는 평범이 자신의 무기일 정도로 외모도 재능도 지극히 평균적인 사람이다. 유재석의 말마따나 혁오만큼 토크를 못 하던 개그맨이 출구 없는 매력남이 된 건 잘나서라기보다 오랜 고민의 결과다. 실제로 정형돈은 많은 인터뷰에서 ‘노력만큼은 자신 있다’고 여러 번 이야기했다. 믿자. 자신을 변화시킬 수 있는 건 나 자신 뿐이다.
1. 시건방을 떨어라
“너네 스타로 만들어 줄게. 홍대 말고 이대 가야지”- 밴드 혁오에게
“화성학의 기초가 되어 있지 않다” -윤상에게
“구질구질하게 굴지 말라” -GD에게
정형돈은 일관성 있게 건방지다. <무한도전>, <주간 아이돌>, <형돈이와 대준이의 히트제조기>, 깽스터 랩 앨범에서까지 자신이 갑 인양 행동한다. 관록 쌓인 실력파 가수를 평가하고 부인할 수 없는 패션 리더에게 지적을 하는데, 도대체 어디서 저런 자신감이 나오나 싶어 헛웃음이 나온다. 그러다가 나중에는 믿는 구석이 있겠지 싶어 정형돈을 달리 보게 된다면 당신도 이미 출구봉쇄. 그러니 우선 스스로 굉장히 괜찮은 사람이라 믿는 것이 중요하다. 한 명이라도 나를 생각해주는 사람이 있고 인간관계에 서툴어서 그렇지 다른 장점도 꽤 많다. 이렇게 괜찮은 사람을 니가 못 알아봐!?라는 마인드다. 당신의 말과 행동에 묻어나오는 ‘근자감’에 상대는 어리둥절하면서도 이 사람을 더 알고 싶다 느끼게 된다.
2. 허세와 겸손은 세트 메뉴
“수많은 모차르트들을 받쳐줄 수 있는 피아노가 되고 싶다.”
“팀을 깨지 않고 밸런스를 유지해나갈 수 있는 것이 제 캐릭터예요.”
단, 건방을 떨되 재수 없으면 안 된다. 상대방이 그렇게 느끼는 순간 모든 노력이 리셋 되는 거다. 정형돈의 허세가 웃긴 이유는 겸손과 함께이기 때문이다. 예쁜 사람이 자기 외모가 뛰어나다고 얘기하면 재수 없지만 못생긴 사람이 그러면 웃기다. 말 그대로 속 빈 ‘허세’라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정형돈은 자신이 가진 것을 부풀리지 않는다. 음악이나 패션에서는 내 능력이 최고라 우기는 똥배짱을 지니면서도, 진행이나 개그에 있어서 욕심을 부리지 않는다. 그리고 자신이 튀는 것보다 출연진의 장점이 균형 잡혀 어우러지는 것이 중요하다고 믿기에 언제나 주목을 받는 자리에서 물러나 있다. 자기 자랑을 하는데 불편하게 느껴지지 않는 이유다.
3. 나 자신은 내가 제일 잘 안다.
“저는 10년 후보다 내일이 궁금해요. 저는 이틀 정도 잘, 열심히 사는 능력은 있는 것 같아요.그 능력만큼만 하고 싶어요.“
“시간이 많은 사람이 앞서 나가는 게 아니라 주어진 시간을 잘 쓰는 게 중요한 것 같아요. ”
결국 자신의 강점과 약점을 치열하게 바라보라고 말할 수밖에 없겠다. 정형돈의 귀여운 허세를 볼 때마다 정형돈은 자신을 참 잘 파악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재능은 없지만 노력하는 데에는 자신이 있다고 말하고, ‘평범함’이 자신의 매력이란 걸 안다. 웃기는 것 빼고 다 잘하는 개그맨, 진상이라는 비호감 이미지에서 사대천왕, 미친 존재감이 되기까지 부단한 자기 파악의 과정이 있었던 것이다. 그리고 대세를 인증하고 있는 지금도 그는 여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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